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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베네치아 상인’의 가면 속 두 얼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카니발 비즈니스
[72호] 2016년 04월 01일 (금) 야나 기오이아 바우르만 economyinsight@hani.co.kr

가장무도회 입장권 100만~300만원 달해…
무도회 이벤트 업체 우후죽순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전세계 관광객의 로망이다. 바다와 건축물이 어우러진 이국적 느낌, 따스한 햇살, 곤돌라의 사공과 세레나데가 베네치아를 특별하게 만든다. 매년 1월 말께 열리는 ‘베네치아 카니발’은 그 특별함의 절정이다. 겉으로 드러난 베네치아의 얼굴은 화려함으로 가득하다. 그 물밑에선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카니발 비즈니스에 뛰어든 ‘베네치아 상인’들의 전쟁이 한창이다. 관광객에게 카니발은 축제지만, 베네치아 상인들에게는 돈잔치다. 세계 최고의 가장무도회를 여는 안토니아 자우터를 통해 베네치아 판타지에 감춰진 비즈니스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야나 기오이아 바우르만 Jana Gioia Baurmann <차이트> 기자

안토니아 자우터의 사업은 화려하고 반짝이는 장식이 가득한 꿈의 세계를 만드는 일이다. 자우터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마법의 세계는 물론 상상 가능한 모든 세계를 구현한다. 자우터가 비즈니스의 일 환으로 실현한 ‘아라비안나이트’ ‘프랑스혁명’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 대해, 미국 연예월간지 <배니티 페어>(Vanity Fair)는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파티’라고 칭했다. 미국의 한 텔레비전 방송사는 자우터의 무도회를 인생에서 반드시 체험해야 할 버킷 리스트 100가지 중 하나로 꼽았다. 이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축제 기간에 열리는 가장 비싼 무도회다. 2016년 2월 첫쨋주 토요일, 자우터는 23번째 ‘총독의 무도회’(Ballo del Doge) 공연을 했다.

그런데 취재 당일 자우터는 자신의 꿈을 이야기할 기분이 아니었다.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에 자우터의 무도회에 대한 악평이 올라온 것이다. 내용인즉, 무도회가 완전히 실망스러웠고, 가격은 ‘쇼킹’하며, 음식은 아무 맛도 없다는 것이다. “악몽이다.” 이렇게 말하는 자우터는 정말 불행해 보였다. 비판은 A에서 F까지 6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었다. 요약하자면 ‘총독의 무도회 공연은 돈값을 못한다’는 소리였다.

이 겨울 아침, 베네치아의 하늘엔 안개도, 구름도 없다. 오직 태양만 빛나고 있을 뿐이다. 물결이 반짝이고, 곤돌라 사공은 노를 젓고, 관광객은 사진을 찍는다. 베네치아는 도시라기보다는 극장 무대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무대 뒤편을 들여다보는 사람이나, 시내 한 건물의 목재문 뒤로 돌아 들어가 자우터와 같은 기업가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화려한 건물과 운하, 곤돌라 사공 사이에서 돈을 내는 관광객을 잡기 위해 베네치아의 모든 사람이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카니발은 냉혹한 비즈니스다.  

자우터는 악평 때문에 간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렇게 심한 악평은 22년 만에 처음이다.” 그녀의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겼다면, 외견상 눈화장으로 이를 잘 가렸다. 자우터는 아침 일찍부터 이곳저곳에 전화하며 산마르코 광장에 있는 회사 사무실과 좁은 복도를 누비고 다녔다. 그녀는 “키스, 굿바이”와 “빨리”라고 잇따라 말했다. 자우터는 자신의 단골 고객에게 악평에 반박하는 글을 써달라 했고, 다음 공연 개최를 의뢰한 신규 기업 고객과도 통화했다. 그녀가 통화를 끝내자마자 다음 전화가 걸려왔다. 자우터의 휴대전화에서 아코디언 음악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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