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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정리해고는 ‘악수’… 인재들이 떠난다
도이체방크 ‘쇼크’- ② 은행원 엑소더스
[72호] 2016년 04월 01일 (금) 아르네 슈토른 economyinsight@hani.co.kr

유능한 직원들, 회사 떠나 스타트업으로 성공…
전 CEO 비서는 미국 은행 임원으로 옮겨


도이체방크의 상여금은 갈수록 줄어들고 경제위기는 좀처럼 막을 내리지 않고 있다. 도이체방크 직원들 사이에선 패배감과 좌절감이 퍼져가고 있다. 정리해고와 매각의 기운이 수년간 영업점을 떠돌면서 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과거 도이체방크 사원증을 달면 긍지가 넘쳤지만 이제는 슬며시 상의 한쪽 주머니로 감춘다.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려는 직원이 하나둘 늘어나며 위기가 닥치고 있다. 이들 중에는 미래의 꿈을 좇아 회사 문을 나가는 직원도 많다. 거대한 ‘공룡 은행’인 도이체방크에서 그들의 창의적 사업 아이디어는 조용히 휴지통에 버려졌다. 그들은 과감히 회사를 차리고 슬림화한 몸으로 성공을 향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여전히 모른다. 인재들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으며 그것이 회사의 보이지 않는 손실로 연결된다는 것을 말이다.


아르네 슈토른 Arne Storn <차이트> 기자

두말할 나위 없이 이건 정말 어이없는 상상이다. 그래도 한번 가정해보자.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흑자 경영을 한다고 말이다. 또한 금융 사건으로 거대한 법적 분쟁을 해결할 일도 없고, 사업을 디지털화할 전략도 착착 갖춰놓고 있다고 말이다. 도이체방크가 이런 상황이라면 라르스 라이너(28)는 계속 근무했을지도 모른다. 상상이 아닌 현실 속 상황은 그다지 달콤하지 않다. 언제나 쓴맛이 도사리고 있는 금융 세계에서 라이너는 이제 도이체방크 직원이 아니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긴몬(Ginmon)이라는 신생 업체의 사장이다. 중소 규모의 이 인터넷 기업은 2015년 5월부터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에서 직접 투자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모든 투자 과정이 자동화돼 있기 때문에 영업점이나 투자상담가는 필요 없다. 주요 고객이 아직은 몇백 명에 불과하고 운영 자산 규모도 고작 몇백만유로에 불과하지만 라이너는 자신의 사업 아이템에 확신을 갖고 있다. 그는 “긴몬의 사업은 엄청나게 성장할 것이다. 지금은 기차가 소리를 내며 막 출발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자신했다. 그는 “긴몬 같은 기업은 바로 이 시대와 고객이 원하는 말초신경을 직접 건드린 셈”이라고 덧붙였다.

라이너가 언급한 이른바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이 결합한 서비스 또는 그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가리킴 -편집자)는 정말 금융가를 감전시키고 있다. 라이너는 긴몬이 제공하는 상품의 아이디어는 자신이 도이체방크에서 상담 업무를 할 때 머릿속에 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업 아이템을 몇몇 동료와 함께 토의하는 과정에서 반발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은행 내부의 온갖 문제와 씨름하기에도 바쁜 도이체방크에서는 금융 시스템의 디지털화 같은 도전을 심도 있게 다뤄볼 여유가 없다는 것이 라이너의 진단이다. 그는 결국 2014년 말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온 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아 긴몬을 설립했다.

라이너는 양복 차림으로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기쁘게 여긴다. 전 직원이 14명인 자신의 회사가 독일 최대 규모의 도이체방크보다 핀테크 분야에 훨씬 능통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우리 회사는 옛 체제를 하나도 답습하지 않는다. 대형 회사처럼 다른 업체에 먹힐지 모른다는 불안도 없다.” 핀테크를 창립한 이들 중 다수는 프랑크푸르트(유로존을 상징하는 유로화 조각상과 유로화를 발행하는 유럽중앙은행이 들어서 있는 독일의 금융 및 상업 중심 도시 -편집자)의 쌍둥이빌딩(도이체방크 본사를 가리킴 -편집자)에서 근무하다 사표를 내고 나온 사람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은행을 그만두고 개인 사업을 하는 것이 어떨까 궁리 중인 사람이 많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수축보다는 성장하는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멋진 일 아닌가.” 라이너는 “은행에서 근무할 때도 행복했다”고 말하면서도 “자기 꿈을 실현하려는 사람일 경우 요즘은 은행 바깥 세상에서 훨씬 더 좋은 대접을 받는다”고 사족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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