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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힘 빠진 세계화, 불붙은 미·중 패권 다툼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제무역의 둔화
[71호] 2016년 03월 01일 (화) 자크 아다 economyinsight@hani.co.kr

국제무역 둔화와 투자부진으로 세계화 동력 상실…
경기침체 타개 위한 신지역주의 등장

국제무역의 둔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제무역의 둔화와 투자 침체는 세계화의 동력이 더 이상 힘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1차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흥국 경제, 특히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된다. 이에 대응해 지역 내와 지역 사이를 막론하고 새로운 형태의 통합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등장했다. 미국이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중국이 2011년부터 준비 중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대표적이다. 이제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다툼이 지역 통합 차원에서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다.

자크 아다 Jacques Adda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약 20년 동안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던 상품과 서비스의 국제무역은 2008~2009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기나긴 침체의 터널로 들어섰다. 더구나 세계경제가 비록 위기 이전의 장기 추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쨌든 플러스 성장률을 꾸준히 기록하는데도 국제무역 관련 최신 수치는 2014년 말 이후 교역량의 정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신고전파 국제무역 이론에 따르면 시장의 확대, 즉 경제성장은 생산활동의 전문화를 부추기고 이는 다시 교역의 증가로 이어진다. 그런데 교역 증가는 경쟁을 촉진해 상품의 품질이 제고되고 기술 이전이 활성화되며 가격도 하락하게 돼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후생과 구매력을 증가시킨다.

이같은 경제성장과 국제무역 증가의 선순환 기제는 2009년 경제위기 이전까지 20여 년간 명백하게 작동했다. 당시 교역과 생산의 증대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첫째, 중국이 외국인 직접투자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촉발된 신흥국의 세계경제 편입과 옛 공산권 국가들의 시장경제 이행을 계기로 세계경제는 비로소 ‘세계’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둘째,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되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으며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했다. 그 결과 시장 자유화가 더욱 진전됐다. 특히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부문도 국제무역에 개방됐고 농업의 무역장벽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유럽에서 단일 시장의 출현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등 지역 자유무역협정(FTA)의 활성화는 유럽·북미·아시아라는 세계경제의 3대 중심지에서 무역 통합을 촉진했다. 셋째, 정보통신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등장으로 운송비용이 하락하자 생산활동의 전세계적 분화가 가속화됐고 상품과 서비스의 교역도 더욱 확대됐다. 결국 1987∼2007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평균 3% 수준에 그쳤음에도, 국제무역과 해외직접투자는 각각 7%와 10%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10년대 들어 이같은 장기 추세가 깨진 것이다. 그 이유로 우선 경기적 요소를 들 수 있다. 첫째,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로 세계경제가 침체됐다. 둘째, 유럽 경제의 불안정이 심화됐다. 셋째, 고도성장을 거듭하던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 모든 것은 국제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지역적 차원에서 투자 결정과 교역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국제 상품 및 서비스 무역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유로 지역에서 계속된 위기는 국제무역의 침체를 초래한 결정적 요인이었다. 대부분의 회원국 정부가 위기타개책으로 긴축재정 정책을 실시하면서 총수요가 감소했고 이는 다시 역내 교역에 영향을 미쳐 무역량이 감소한 것이다.

신흥국들에선 지난 10여 년간의 집중적인 자본축적 과정이 끝나고 기업들의 대대적인 부채 누적의 결과 투자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신흥국 경제의 투자 위축은 국제무역과 투자 유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설비재 부문의 경우, 무역결합도(Trade Intensity·교역 상대국에 대한 수출입 의존도를 나타내는 척도 -편집자)가 높기 때문에 투자 감소는 국제무역의 침체를 더욱 가속화했다. 마지막으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급락은 국제수지 불균형을 초래했고 남미, 러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지역을 불문하고 기초재 생산국들의 수입 여력을 약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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