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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Made in Ethiopia’ 아기옷의 비밀
'저임금 굴레' 에티오피아 섬유 노동자
[71호] 2016년 03월 01일 (화) 카롤린 반베크 economyinsight@hani.co.kr

에티오피아가 세계 섬유산업의 새로운 생산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1위의 섬유 생산국인 중국은 최근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이 올라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세계 의류회사들이 눈을 돌리는 곳은 바로 ‘검은 대륙’ 에티오피아다. 이들 업체는 에티오피아에 목화 경작부터 생산에 이르는 최신식 설비를 세우고 있다. 공장 시설은 깨끗하고 노동시간도 꼬박 지킨다. 밥도 공짜로 제공한다. 문제는 임금이다. 일당 1천원 조금 더 되는 돈을 받고 에티오피아 섬유공장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한다. 그런데도 에티오피아 정부는 해외투자를 적극 유치하려 한다. 이 공장마저 없으면 노동자들은 굶을 수밖에 없는 삶의 고단한 굴레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카롤린 반베크 Carolin Wahnbaec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인근에 있는 해변가. 이곳에 조용하고 깨끗한 한 신축 공장 건물이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출입문에 앉아 있는 경비원들의 얼굴에는 지루한 표정이 역력하다. 밖에서 바라본 공장은 언뜻 고요해 보이지만 공장 내부는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인도의 섬유 하청업체 ‘제이제이밀스’(Jay Jay Mills) 공장은 스웨덴 패션기업 H&M에 납품할 세계시장 수출용 아기옷 2만5천 벌을 매일 생산하고 있다.

현대적 시설을 갖춘 제이제이밀스 공장의 내부는 섬유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노동 착취의 현장과는 완전히 달라 보인다. 대다수가 젊은 여성인 노동자 수백 명이 한눈 팔 새도 없이 빠른 손놀림으로 옷감을 재단하고 꿰매고 다림질하며 완성된 옷을 포장하고 있다. 직원들에게는 하루 세 차례 휴식이 주어지며 8시간 근무제가 엄격하게 적용된다. 무료 점심과 국민연금이 지원된다. 공장 내부에는 비상출입구가 곳곳에 표시돼 있고 비상출입구의 접근성도 용이하다. 아동노동 및 강제노동, 희롱, 착취 등을 금지하고 노동시간과 법정 최저임금에 대한 권리, 집회의 자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사업장에서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섬유산업계의 윤리적 국제표준이 적힌 현수막이 벽에 걸려 있다.

에티오피아의 섬유산업은 규모는 작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에티오피아의 섬유산업이 아시아와 비교해 노동자들의 윤리적 국제표준을 성실하게 준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경제계 모임인 아프리카협회 크리스토프 카넨기서 전무이사는 설명한다. “옷이 어디에서 어떤 조건으로 생산됐는지 궁금해하는 소비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처음부터 아예 새로운 노동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제이제이밀스 아디스아바바 공장의 우다양가 프라디프 부공장장은 “우리는 1시간의 야근에 대해서도 수당을 지급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연간 야근 100시간 이상은 아예 불허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티오피아에선 제이제이밀스가 노동자의 윤리 규정을 준수하는 예외적인 공장이 아니다. 에티오피아 수도권에 있는 인도 카노리아(Kanoria) 그룹의 청바지 소재 공장 역시 동일한 노동 기준을 지키고 있다. 자체적인 물순환 시스템을 갖춘 카노리아 공장은 세계적으로 가장 친환경적인 공장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직원 7천 명이 일하는 에티오피아 최대 규모의 아이카(Ayka) 섬유공장은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 노동 표준을 준수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에티오피아 내수용 셔츠를 생산하는 루시가르멘츠(Lucy Garments) 등 비교적 소규모 공장들도 엄격하게 1일 8시간 근무제와 무료 식사 제공을 준수하며, 직원 가족들을 초청하는 ‘오픈 하우스’ 행사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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