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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중국 ‘거부권 유지’ 고집하지 않을 것”
진리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초대 총재
[71호] 2016년 03월 01일 (화) 후수리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 주도로 추진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빠르게 모습을 갖추게 된 배경에는 진리췬 초대 총재의 역할이 컸다. 진리췬은 AIIB 설립 준비팀 대표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참가를 호소해 AIIB가 57개 회원국으로 출범하는 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2016년 2월 AIIB의 부총재로 선임돼 진리췬 총재를 보좌한다. 2016년 중국 경제는 전대미문의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의 경제와 정치는 앞날이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세계경제의 실질적인 회복을 위한 방편으로 인프라, 즉 사회기반시설을 꼽았다. 그러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추진하기 위한 매개체인 다자개발은행은 그 효용성을 의심받고 있다.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AIIB가 각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과 중국 경제, 세계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까? <차이신주간>이 진리췬 총재를 만나 AIIB의 역할과 운영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후수리 胡舒立 <차이신주간> 기자

2016년 1월16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중국 베이징에서 문을 열었다. 개소식 당일 총회를 열고 진리췬(金立群)을 초대 총재로 임명했다. 1월19일 진리췬 총재는 AIIB 수장 신분으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했다. 그 전날 AIIB 임시사무국 집무실에서 진리췬 초대 총재를 만났다.

집무실에 들어서자 창밖으로 보이는 베이징 하늘이 유난히 청명했다. 진리췬 총재의 책상에는 미국 하버드대학 명예교수 에즈라 보걸이 쓴 <덩샤오핑 시대>와 영국식 퍼즐게임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체임버스 영영사전이 놓여 있고, 뒤쪽 책장에는 중국어사전 몇 권이 보였다. 벽면 책장에는 셰익스피어 작품집인 <리버사이드 셰익스피어>(Riverside Shakespeare)가 자리잡고 있었다.

AIIB 준비 기간에 그가 개인 사무실이자 소형 회의실로 사용하던 공간이다. 책상 앞쪽에 배치된 회의용 탁자에서 소규모 회의를 진행했다. 책상 뒤쪽에는 세계지도가 걸려 있고 반대편 탁자에는 지구본이 놓여 있었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유럽, 아프리카, 남미에서 57개 창립회원국이 가입했고 수십 개국이 가입을 희망해 앞으로 AIIB 회원국이 분포한 지역은 더욱 확장될 것이다.

AIIB는 지난 2년 동안 중국이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에 참여해 거둔 최대 성과다. 하지만 기존 다자개발은행이 직면한 도전은 AIIB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련의 문제에 대해 미묘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각자의 이익을 조율해야 한다. AIIB는 어떻게 해야 할까? ‘1천 명의 관객 눈 속에 1천 명의 햄릿이 있다’(There are thousand Hamlets in a thousand people’s eyes)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중화인민공화국과 동갑이다.” 진리췬은 1968년 농촌생산대에 파견됐을 무렵 19살이었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대학 교육이 정상을 회복한 첫해 대학원에 입학했고 영어교육학자 쉬궈장 교수의 지도 아래 영미문학을 연구했다. 1980년 대학원 졸업 뒤 재정부에 들어갔고 주요 국제기구와의 관계가 강화됨에 따라 그의 경력도 다양해졌다. 2003년 재정부 부부장을 사임하고 중국 최초로 아시아개발은행 부행장에 취임했다. 2008년 임기가 끝나자 중국투자유한공사(CIC)로 자리를 옮겼고 2013년에는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CICC) 회장을 맡았다.

2013년 10월 시진핑 주석은 동남아시아를 방문했을 때 AIIB 설립을 제안했다. 진리췬은 모두가 추천하는 적임자로 지목됐다. 2014년 초 그는 AIIB 중국 쪽 준비팀장으로 임명됐고 이어서 임시사무국 국장을 맡았다. AIIB가 성공적으로 출범한 것은 천시(天時)와 지리(地利), 인화(人和)가 모두 작용해야 가능한 일이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진리췬의 역할도 주효했다.

초대 총재로서 혁신적인 국제 준칙을 적용해 중국의 역할을 발휘하고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그는 AIIB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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