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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중국 증시 폭락보다 더 큰 리스크는…
중국 주식시장 폭락과 경제 경착륙
[70호] 2016년 02월 01일 (월) 윤석천 economyinsight@hani.co.kr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전세계 주식시장은 검게 물들었다.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은 것이다. 새해 첫 거래일 중국의 주식시장은 7%가량 하락했다. 사실 중국 시장에서 이 정도 하락폭은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중국 경제의 건강성과 연결해 해석한다. 중국 경제의 허약성이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주식시장이 반드시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증시가 폭락한다 해서 해당 국가의 경제 건강성에 이상이 생겼다고 해석하는 건 무리가 있다. 주식시장의 폭락 역시 중국 경제의 심장부에 특별한 이상이 생겼음을 방증한다고 볼 수는 없다. 중국 경제의 건강성 여부를 결정하는 건 주식시장이 아니다. 다른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

윤석천 경제평론가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을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중국 주식시장은 정부가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폭락한다는 얘기는 중국 정부의 관리 능력에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하나의 근거가 된다. 이는 또 중국 정부가 위기 혹은 대전환을 앞둔 중국 경제를 과연 통제할 수 있느냐는 의문으로 연결된다.

   
▲ 중국 증시가 크게 하락한 2016년 1월7일, 중국 난징의 증권사 영업점에서 한 투자자가 멍하니 시세판을 보고 있다. REUTERS

중국 경제란 비행기가 이제 내릴 때가 되었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오랜 기간 고공에서 비행했으니 착륙을 하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어떻게 지상에 내릴 것이냐다. 연착륙을 한다면 짧은 시간 내에 연료를 보충한 뒤 중국 경제는 다시 한번 비상할 것이다. 하나, 경착륙을 한다면 기체가 상해 상당 기간 이륙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 여부는 온전히 중국 정부에 달려 있다. 일단 중국 경제는 다음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향후 중국 경제의 건강성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 유출 압박이다. 이는 위안화 절하와 관련이 깊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풀어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급감하고 있다. 위안화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5년 내림세에 이어 새해 첫 월요일에 다시 달러에 대해 0.42% 하락했다. 인민은행은 계속 위안화를 절하시키고 있다. 이에 위안화 가치는 2016년 1월 초 기준으로 2011년 4월 이래 약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중국의 자본 유출은 2015년 8월 위안화 절하 조치가 발표된 것을 계기로 3분기에 급증세를 보였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통화에 편입키로 한 이후에 재연되고 있다.

위안화 절하와 자금 유출 압박

문제는 점진적인 절하에 있다. 이는 시장에 위안화를 매도할 충분한 시간을 줄 수가 있다. 계속 가치가 하락하는 자산을 보유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전세계 위안화 보유자들이 일거에 팔자에 나서면 위안화 시장은 한순간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그에 따라 자본 유출도 격심해질 수 있다. 이 경우 중국 정부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 위안화를 매수하고 달러나 유로화를 매도하는 포지션을 취해야 한다. 자칫 외환보유고를 탕진할 수가 있다. 현재 중국은 약 3조4천억달러(약 4130조원)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얼핏 충분한 보유고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리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통상 3개월 분량의 수입액을 충당할 수 있는 외환이 적정 보유액이다. 중국의 경우, 이에 필요한 외환은 약 2조2천억달러로 추정된다. 결국 중국이 위안화를 방어하기 위해 보유한 실탄은 넉넉히 잡아도 1조5천억달러 정도다. 현재의 외환보유고 운용 추이로 보면 2년 정도 버틸 수 있는 금액이다. 결코 충분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2014년부터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줄어들고 있는 게 이를 증명한다.

중국 정부가 외환시장을 안정화하는 방법은 있다. 경제가 좋아지면 자연스레 외환 유출은 줄어들 것이다. 하나, 이는 중국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도 2016년에 급속히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 그렇다고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위안화를 일시에 큰 폭으로 절하시킨 뒤 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이다. 또 있다. 과감하게 자본 통제 조치를 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중국 정부가 쉽게 선택할 수 없는 대안이다.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외환시장을 개방해야 하며 외국과의 교역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위안화 대폭 절하 대신 점진적 절하를 택하고 있다. 하나, 이것이 오히려 자본 유출을 가속화하고 외환시장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20세기 후반 아시아의 금융위기는 외환시장 개방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중국 역시 이런 유의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선 자본 및 외환 시장의 개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축통화가 되려면 금융시스템의 투명성은 절대적이다. 한데 중국 금융은 정부의 절대적인 영향력하에 있다. 베일에 가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해 대대적인 혁신을 해야만 한다. 중국 경제가 다시 한번 비상하려면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그 길을 가야만 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 그 속도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신흥국의 외채 과다 기업들은 많은 부담을 안게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중국 비금융 기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160%를 넘는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당연히 ‘좀비기업’이 태반인 상황이다. 제조와 부동산 부문 기업들 다수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중국의 고도성장을 이끌어왔다는 데 있다. 한데 중국 경제는 투자에서 소비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그에 따라 이들 기업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들 기업이 파산해 대규모 실업 사태가 일반화되기 전에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재정 및 세금 관련 정책, 비수익 자산 처리, 흡수합병 등의 제도를 완비해야 한다. 자본시장 역시 이 과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 부채

   
▲ 2015년 중국의 미분양주택은 전년 대비 17.8%나 증가해 금융 안정성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짙은 안개에 뒤덮인 중국 산둥성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현장. REUTERS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경험이 일천하다. 고도성장기에 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모든 정책 역량이 집중돼 좀비기업만 양산했을 뿐 이들을 파산시키거나 구조조정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함에 따라 중국 한계기업들의 외채 부담은 점차 가중될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중국의 위안화마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이다. 자칫 기업들의 외채 상환 능력이 급속히 고갈돼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중국 경제는 2016년 이 문제를 어떻게든 슬기롭게 해결해나가야 한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한다 해도 한계기업들이 일시에 파산하게 되면 금융위기를 거쳐 자칫 외환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건강성 여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내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중국의 주택시장은 거품이 꺼져가고 있다. 중국 정부의 통계로도 2015년 미분양주택은 전년도에 비해 17.8%나 증가했다. 이는 금융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폭탄과 같다. 중국의 유령도시는 더 이상 뉴스의 소재도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2억7천 명에 달하는 농민공을 부동산 수요가 낮은 도시로 이주시키는 것뿐이다. 하나, 그 전에 일종의 호적제도인 후커우(戶口)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현재 수많은 농민공은 이 호적제도로 인해 도시에서 공공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2016년 1월부터 점차 개선돼 2020년까지 2억5천 명에 달하는 농민공을 후커우 시스템에 편입한다는 방침이지만, 그에 들어가는 재원을 고려할 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농민공의 주머니는 가볍다. 이들은 주택을 살 여력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들을 일시에 이주시켜 미분양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미분양주택이 늘어날수록 주택사업에 뛰어든 기업과 지방정부는 점차 힘들어질 것이고 그에 따라 이들에게 돈을 댄 금융기관 역시 힘든 고비를 맞게 될 것이다. 자칫 주택시장이 금융위기로 연결될 소지가 적지 않다. 중국 당국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에 따라 경제의 연착륙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2016년이 시작되자마자 불거진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이 반드시 경제 건강성과 연결된 것은 아니다. 다만 힘든 한 해가 될 것임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위안화 절하, 과도한 부채를 안고 있는 기업, 과잉공급 상태의 주택시장 등을 중국이 관리할 수 있을까. 중국은 이런 경제적 변화 혹은 전환에 대한 경험이 없다. 지난 2년 동안 중국 정부는 주식시장에 국민을 끌어들였다. 그로 인해 주식시장은 150% 정도 폭등했다. 하지만 관리에 실패했다. 중국의 주식시장 폭락에 대한 대응 방식은 아마추어적이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는 명확하다. 그보다 더 복잡 미묘한 고질병을 치료하기엔 중국의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주식시장 폭락이 상징하는 진짜 의미다.

maporiver@gmail.com
 

* 윤석천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금융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금융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썼으며, 특히 외환과 관련해 많은 강의를 해왔다. <한겨레> ‘세상읽기’를 연재했으며, 현재 팍스TV <이슈포커스>에 출연하고 있다.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를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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