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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중국 부동산 거품
[Special Report]'하우스 푸어' 시대
[5호] 2010년 09월 01일 (수) 융헝덩 외 economyinsight@hani.co.kr

융헝덩 Yongheng Deng 싱가포르국립대학 부동산금융 분야 교수
조지프 주르코 Joseph Gyourko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부동산·금융·공공정책 분야 교수
징 우 Jing Wu 중국 칭화대학 부동산 분야 조교수
   
중국 베이징 시내의 아파트

현재 중국은 대단히 빠른 경제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이 워낙 빠른 탓에 많은 사람들이 거품, 더 정확히 말하면 부동산 거품이 그런 고속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두려워한다. 미국의 주택시장에 일어났던 거품이 터졌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최근에 본 기억 때문에, 지금 중국의 주택 거품 가능성이 세계경제 전체에 심각한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에 실제로 그런 거품이 존재하는가? 아니면 중국에 거품이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은 허풍일 뿐인가?
우리가 경험하는 금융 거품은 물리의 영역에서 하이젠베르크가 발견한 불확정성 원리와 아주 비슷하다. 어떤 거품 자체에 모종의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그 거품을 확정적으로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거품이라고 인식한다면 그건 거품이 아닐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거품은 이미 터졌을 것이다. 어떤 거품에 대해 확률적 식별을 할 수 있게 해줄 만한 ‘진단검사’를 생각해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경제학은 아직 그런 진단검사 방법을 알려주지 못한다.
중국 주택시장의 경우에는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1990년대 말까지 중국에 민간 토지시장이나 주택시장이 없었기 때문에 이용할 수 있는 자료에 제약이 있다. 지금의 상태를 단지 10여 년 전 이후의 자료와 비교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전문 투자자들도 중국 거품 문제에는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올 1분기 실질주택가격 41% 폭등
이용 가능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지금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매우 위험한 수준이며, 추가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사태가 얼마든지 초래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된 근거 가운데 가장 먼저 꼽아야 할 것은 중국의 주택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 특히 최근에 급등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그림1>에서 확인된다. 중국 내 35개 주요 도시의 신축 주택에 대해 칭화대학의 연구진이 개발한 실질주택가격지수와 명목주택가격지수를 계산한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실질주택가격은 두 배 이상 뛰어올랐고, 특히 가파르게 상승한 시점은 2007년 초와 2009년 초였다. 가장 최근의 통계를 보면, 2010년 1분기 중 실질주택가격 상승률이 연율로 41%라는 기록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그런데 미국 예일대학의 로버트 실러 교수가 2003~2005년에 미국 주택가격이 지탱 불가능한 수준이 됐다고 확신하게 된 이유는 단지 주택가격이 높아졌다는 것만이 아니었다.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비율(PRR·Price Rent Ratio)과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Price Income Ratio)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도 그런 확신의 이유였다.
 
   
 

항저우 집값, 임대료의 65배로 치솟아
중국의 경우 ‘주택가격/임대료 비율’(PRR)에 관한 정보가 미국만큼 널리 공유되고 있지 않다. <그림2>는 2007년 초 이후 중국 내 주요 8개 도시의 PRR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8개 도시 모두에서 PRR가 지난 3년 동안에 30% 이상 상승했다. 특히 베이징의 상승폭이 컸다. 베이징에서는 이 비율이 2007년의 26.4에서 2010년 1분기에는 45.9로 74%나 뛰어올랐다. 항저우, 상하이, 선전에서도 비율이 급등해 40을 넘어섰다.
중국 내 주요 8개 도시의 ‘주택가격/소득 비율’(PIR·1999~ 2010)의 변화 추이를 보면, 그동안 중국의 도시 지역에서 소득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음에도 PIR도 상승했다. 대부분의 대도시에서 주택가격 상승과 거의 같은 속도로 소득이 증가했다. 따라서 PIR로 보면 중국 내 모든 도시에서 주거 비용 부담이 더 커지지는 않았다.
PRR와 PIR의 대상으로 삼은 중국 내 주요 8개 도시의 위치는 <그림3>과 같다. 이 도시들은 모두 중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시장에 해당되며, 각 도시의 인구는 800만 명이 넘는다.
중국 정부의 자료를 보면, 주택가격 상승은 토지가격 급등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여전히 도시 지역 토지를 전부 소유하고 있으면서 사용자에게 장기 임대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 매매가격(토지가격과 토지 위에 세워진 구조물 가격)과는 별도로 토지가격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 우리는 2003년 1분기 이후에 베이징에서 실시된 주거용지 경매 자료를 수집하고 위치와 토지의 질적 특성을 조정한 품질불변가격을 기준으로 베이징 지역의 토지가격지수를 계산해봤다.
   
 

<그림4>는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의 실질토지가격지수가 2003년 이후 750% 이상 올랐으며,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은 최근 2년 동안에 상승한 것임을 보여준다. 상관관계 분석을 좀더 해보면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는 국유기업이 이런 토지가격 상승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점은 경매에서 국유기업이 사들인 토지의 가격이 다른 투자자가 사들인 유사한 토지의 가격보다 27% 더 높은 데서 확인된다.

베이징 땅값 7년 새 750% 올라
중국의 토지시장과 주택시장에 근본적인 가격 왜곡이 존재하는지를 이런 제한적인 자료만 갖고 검증하기란 불가능하지만, 가격이 지탱 불가능한 수준임을 의심할 만한 요소는 틀림없이 있다.
지난 2~3년 동안 베이징의 토지가격 상승폭은 우리가 아는 한 전례가 없는 것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 이런 토지가격 상승이 일어났고, 2010년 전반에 또 한 차례 토지가격이 급등했다는 사실은 최근의 토지가격 상승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 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런데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은 그 자체가 일시적인 것이다.
   
지난 7월 중국 베이징 시내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에 주택매물 전단이 나붙어 있다.

국유기업의 역할도 걱정할 만한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 국유기업은 투자자로서 우월한 지위에 있어 우리의 분석이 고려할 수 없는 방식으로 특별히 높은 품질의 토지를 구매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도덕적 해이가 작동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중국의 국유기업은 국유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데다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를 믿는 대기업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점이 토지가격 상승의 추동력이라고 한다면, 중국 정부가 ‘두 손 가운데 한 손에서 다른 손으로 토지를 넘기는 과정’에서 가격이 끌어올려진다고 볼 수도 있다.
 
‘지탱 불가능’ 경고하는 역사
더 일반화해 말한다면,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대도시의 주택가격/임대료 비율이 최근에 급등한 것은 펀더멘털의 차원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실제 기본 여건은 이런 변화를 설명해줄 만큼 불연속적으로, 그리고 큰 폭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주택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표준적인 경제학 모델에 따르면, 이런 주택가격/임대료 비율이 지탱 가능하려면 주택 소유자들이 매우 빠른 속도의 주택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
최근 중국의 주택가격 변화 추이를 고려하면 사람들이 주택가격 급등을 믿었을 것이라고 보는 게 터무니없지는 않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회고적 기대 형성은 거품 심리를 구성하는 고전적 요소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역사는, 부동산 가격이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처럼 대단히 빠른 속도는 물론이고 그보다 훨씬 낮은 속도로도 영구히 상승하는 일은 결코 없었음을 말해준다.
지금 중국의 주택가격과 주택가격/임대료 비율이 얼마나 위험한 수준에 있을까? 만약 중국 사람들이 자신이 소유한 주택의 가격 상승률이 연간 4%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추정해봤다. 이럴 경우 임대료 상승이나 그 밖의 요인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는 한 베이징의 주택가격은 40% 이상 급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 1분기 중 실질주택가격 상승률이 연율로 41%였음을 감안할 때 갑자기 상승률이 연 4%에 그칠 경우 많은 주택 소유자들이 매도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연간 4%의 주택가격 상승률이라면 베이징에서 지난 몇 분기 동안 실제로 나타난 주택가격 상승률보다 낮다. 하지만 그 전인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 동안에는 베이징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매년 4%보다 낮았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연간 4%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특별히 낮은 수준은 아니다. 주택가격이 연간 4%의 속도로 10년 동안 계속 상승한다면 10년 뒤의 주택가격은 지금보다 48%나 더 높아지고, 20년 동안 그렇게 상승한다면 주택가격이 119% 상승해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다.
금융위기에 관한 카먼 레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의 최근 연구는 금융위기가 해당 국가의 부동산 시장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음을 보여준다. 최근의 자료를 보면, 중국의 주택 부문도 그와 유사한 상황에 봉착한 게 아닌가 의심할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그런 근거가 되는 요인들이 본격적인 경제위기를 초래할 것인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다. 이 문제는 무엇보다 경제체제 전체의 부채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등에 의존한다. 중국의 주택가격이 의미 있는 급락을 할 때 그 잠재적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 될지 완전하게 이해하려면 이런 문제들에 대해 긴급한 조사·연구가 필요하다.
ⓒ Vox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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