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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담합 스캔들’로 신뢰 잃은 미 국채 시장
미국 국채 가격 담합 파문
[69호] 2016년 01월 01일 (금) 하이케 부흐터 economyinsight@hani.co.kr


시세 차익 노린 대형 은행 간 가격 담합 행위로 미 당국 수사 착수…
의혹 규명 불투명


미국 국채 시장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꼽힌다. 미국 국채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외 지급 준비 운용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금융기관이나 기관 투자자의 투자 수단 역할을 한다. 세계 금융시스템은 미국 국채 시장과 운명을 같이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데 미국 국채 시장의 담합 의혹이 제기돼 그 위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2015년 9월 미국 양대 채권국인 중국과 일본은 미국 국채 팔기에 나섰다. 수익률 상승 리스크가 높아지는 분위기가 시장에 감돌고 있다.


하이케 부흐터 Heike Buchter <차이트> 뉴욕특파원

미국 수사 당국이 대형 은행들의 금리와 환율 조작 혐의에 대해 칼을 빼든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수사 당국의 레이더망에 걸려든 대형 은행들은 이 때문에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도이체방크는 2015년 4월 벌금 25억달러(약 2조9천억원)를 내야 했다. 최근 미국 수사 당국은 또다시 금융권에 제기된 새로운 조작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에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대상은 하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 국채’ 시장이다. 의혹의 뼈대는 대형 은행들이 미국 국채 가격을 담합했다는 것이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금융권은 금융계의 가장 신성한 영역을 잘못 건드린 셈이다.

이른바 ‘트레저리스’(Treasuries)라고 하는 미국 국채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미국 국채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이룬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다면 미국 국채가 단연 으뜸이다. 미국 국채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다. 은행, 대형 투자자, 기업 재무팀은 위기 상황에 처할 경우 미국 국채에 투자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지급 능력이 가장 좋은 채권국으로 간주된다.

또한 세계 금리는 미국 국채의 수익률에 따라 결정된다. 투자자와 채권자는 미국 국채 금리에 실질적으로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본다. 투자자에겐 미국 국채가 ‘리스크 제로’의 안전 투자처로 다른 대체 투자를 할 때 기준점으로 작용한다. 투자자가 어딘가에 돈을 빌려줄 경우 미국 국채 투자보다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탓에 이에 대한 보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미국 국채 시장의 동향은 대출을 받아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독일 기업과, 기금을 투자하려는 독일 연기금, 내 집 장만을 위해 은행에서 대출받는 일반인 모두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총 13조달러(약 1경5천조원) 규모의 미국 국채 시장에서 조작 의혹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투자자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여기에 미국 기준금리 변수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저 금리를 장기간 유지해오다가 2015년 12월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2006년 6월 이후 9년6개월 만의 금리 인상 조처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금융시장의 변동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리트머스시험지와 같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하기 전에는 인상 여부에 대한 불안정성 탓에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기도 했다. 이미 지난 몇달 동안 미국 국채 가격은 상당한 낙폭을 보인 바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 국채 가격이 폭락할 때마다 금방 안정을 되찾곤 했지만 미국 국채 가격의 대폭락에 대한 불안감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언했던 몇 안 되는 이코노미스트 중 한명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학 교수는 미국 국채 시장을 ‘시한폭탄’이라고 부른다. 2015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시장은 물론 전체 금융시장에 이르기까지 잠재적인 ‘유동성 충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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