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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정치 9단인가 막말꾼인가 장사치인가
미국 대선 경선의 히트상품 도널드 트럼프
[69호] 2016년 01월 01일 (금) 하이케 부흐터 economyinsight@hani.co.kr
끊임없는 ‘막말’에도 미 대선 경선 공화당 여론조사 1위…
‘트럼프’ 브랜드 홍보 효과도 노려

도널드 트럼프는 2016년 미국 대선 경선에 나선 후보 중 가장 흥미로운 인물 중 한명이다. ‘부동산 억만장자’ ‘유명 TV쇼 진행자’라는 흥행 요소를 갖춘 그는 출마 뒤 ‘막말’과 ‘기행’으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이름 자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대선 경선에서 떨어지더라도 별로 손해 볼 게 없다. ‘미국 대통령 후보’였다는 수식어는 그의 시장가치를 한층 올려놨기 때문이다.

하이케 부흐터 Heike Buchter <차이트> 뉴욕특파원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지고 지지자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2015년 11월 마지막 주 그의 신간 <불능의 미국: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방법> 출판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펄펄 날아다녔다. 대선 캠페인 구호 ‘불능의 미국’을 제목으로 한 그의 책에는 정책 분야별 입장이 정리돼 있다. 책은 트럼프의 뉴햄프셔주 대선 경선 등록 시점에 맞춰 출간됐다. <뉴욕타임스>에 자신을 광고하려면 10만달러(약 1억1천만원) 이상 들지만, 비즈니스면에 실리는 기사는 한푼도 들이지 않고 효과는 만점이라는 대목이 신간에 나온다. 책 출간 동기에 대해 트럼프는 “나는 비즈니스맨이다. 내 브랜드를 홍보하려 한다”고 답했다.

정치는 미국에서 비즈니스다. 대선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그 누구보다 이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그가 아무리 대선 경선에서 막말을 일삼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자리인 미국 대통령에 대한 억만장자 트럼프의 도전은 아주 매력적인 비즈니스다. 이쯤 되면 지지자들이 그를 지칭하는 ‘더 도널드’(The Donald·트럼프를 고유명사로 상징화한 네이밍 -편집자)는 설령 백악관에 입성하지 못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로 기록될 법하다.

트럼프를 겉만 번드르르한 허풍선이로 폄하하는 것은 ‘아메리칸드림’을 상징하는 그의 실체를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공화당의 대표적 대선 주자로 트럼프가 부상한 것은 미국 정치의 현주소,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을 받는 ‘소셜미디어 경제’의 역동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유명세와 인지도는 성공에 따른 부수적 현상이 아니라 성공의 원동력이다. 트럼프는 부유해서 유명해진 것이 아니다. 유명하기 때문에 부유해진 것이다. 뉴욕의 ‘부동산 제국’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트럼프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보다는 하이디 클룸(독일 모델 출신의 쇼호스트 -편집자) 등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스타들과 공통점이 훨씬 더 많다.

트럼프는 자신이 부유해지고 명성을 쌓은 것처럼 미국의 부와 명성을 쌓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따라서 그가 실제 얼마나 부유한지는 그의 신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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