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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검은 금융의 통로’ 웨스턴유니온의 민낯
난민과 범죄자의 은행은 어떻게 성장했나
[69호] 2016년 01월 01일 (금) 카테리나 로벤슈타인 외 economyinsight@hani.co.kr

높은 송금·환전 수수료로 ‘악명’…
독일에서 요르단으로 150유로 보낼 때 15% 떼어

웨스턴유니온은 개인 간 문서 배달이 주 업무인 회사로 출발했다. 웨스턴유니온의 무기는 아프리카 오지에도 뻗어 있는 촘촘한 지점망이다. 이를 활용해 송금 서비스에 주력했고 오늘날 이 부문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그런데 웨스턴유니온의 주요 고객은 주로 난민이나 이민자다. 여권 하나만 제시하면 세계 어디로든 돈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난민과 이민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창구’지만 높은 수수료를 감수해야 한다. 웨스턴유니온은 그들의 절박한 사정을 이용해 수수료를 마음껏 붙인다. 신용이나 계좌 없이도 거래가 가능한 웨스턴유니온은 최근 범죄자들의 금융거래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

카테리나 로벤슈타인 Catherina Lobenstein
아르네 슈토른 Arne Storn <차이트> 경제부 기자

야신 잘림(가명)이 흠뻑 젖은 채 보트에서 내렸을 때 그의 수중에는 단돈 50달러(약 5만8천원)가 있었다. 그 돈은 허리에 두른 나일론 복대에 들어 있었다. 잘림은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함으로써 어쨌든 유럽행에 성공했다. 살아서 그리스에 도착했지만 아직 목적지까지는 먼 길이 남았다. 그는 유럽 대륙 동남부 발칸반도를 거쳐 독일에까지 갈 계획이었다. 독일에 가는 동안 배 삯을 내고, 버스표와 기차표를 사고, 택시비를 내기 위해서는 돈이 더 필요했다. 사실 그는 터키에서 자신이 가진 전부였던 1200유로(약 150만원)를 도둑맞았다. 그래서 그는 돈이 떨어진 난민들이 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바로 웨스턴유니온(Western Union) 은행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웨스턴유니온의 가맹점은 세계 구석구석 촘촘히 퍼져 있다.

웨스턴유니온은 200여 국가에 55만개 가맹점이 있다. 이는 세계 맥도널드 지점보다 15배나 많은 것이다. 검은색과 노란색으로 된 로고를 단 창구는 그리스 섬에도, 우즈베키스탄의 초원에도, 페루의 산골 마을에도, 중국의 대도시에도, 두바이 공항과 독일 함부르크 중앙역에도 있다. 이 가맹점들은 멋진 유리로 된 건물에 있지 않다. 우체국 지점이나 이동통신 매장, 인터넷 카페에 입점해 있다. 웨스턴유니온은 금융계에서는 멸시받는 천민 같은 존재이지만 수백만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 계좌 없이 현금을 세계 어디로나 보내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쉽고 안전하고 빠르게 말이다.

잘림이 레스보스섬의 웨스턴유니온 가맹점에서 돈을 찾는 데는 불과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살고 있는 의사 형이 그에게 돈을 보낸 것이다. 형은 잘림에게 10개 숫자로 된 코드를 보냈고, 잘림은 지점 창구에서 이 코드를 입력해 돈을 찾았다.

잘림은 깨끗한 셔츠를 입고 깔끔하게 면도를 한 42살의 시리아인 남성이다. 결혼을 했지만 아내는 고향에 있다. 그는 독일로 향하는 수많은 난민 중 한명으로 먹을 것과 마실 것, 잘 곳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돈도 중간중간 보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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