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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슈] ‘품격 PB’로 리딩뱅크 위상 되찾는다
프라이빗뱅킹(PB) 영업 확대하는 KB국민은행
[69호] 2016년 01월 01일 (금) 김연기 economyinsight@hani.co.kr

자산관리 넘어 문화혜택까지 제공…
월급쟁이·소상공인으로 VIP 서비스 문턱 낮춰

국내 금융산업에 큰 변화의 바람이 몰려오고 있다. 카카오, KT 등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하면서 기존 금융사들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여기에 복합점포 시행으로 은행·보험·증권으로 나뉜 금융산업 내 전통적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 또한 계좌이동제와 2016년부터 도입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은행이 증권사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 경쟁의 판도가 크게 바뀌는 셈이다. 이에 발맞춰 금융산업의 중추인 은행업계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다. 과거 은행권의 PB 서비스가 고객 자산을 관리해주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부동산과 세금 상담 등을 포함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에 각종 문화행사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들은 수익 기반을 넓히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저마다 차별화된 PB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김연기 부편집장
 
최근 프라이빗뱅킹(PB·은행이 고객의 예금관리에서 재테크까지 모든 고급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편집자) 분야에서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전통적으로 소매금융 분야에서 최고 자리를 지켜왔다. 2015년 9월 말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거래 고객은 2970만명, 총자산은 320조3천억원에 달한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국민은행과 거래하는 셈이다. 이용자 수 기준으로 국내 최대 은행이다. 전국 1155곳에 영업점을 두고 있어 점포망도 은행권에서 가장 넓다. 이런 폭넓은 네트워크와 영업망을 갖췄음에도 국민은행은 최근 수년간 리딩뱅크(1등 은행)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2015년에도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964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리딩뱅크는 신한은행의 몫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행은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본시장의 발달로 체계적인 자산관리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급증하는 데 맞춰 다양한 형태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특히 PB 업무를 대폭 확대해 리딩뱅크 탈환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PB 서비스에 처음 나선 것은 2002년 무렵으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골드앤와이즈’ 브랜드를 내놓았다. 당시 PB 영업을 개시하면서 PB사업부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거액을 지급해 업계의 잘나가는 PB 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까지 전국적으로 PB센터를 30개까지 늘렸다. 하지만 그다지 좋은 실적을 내지 못했다. 자산관리 노하우나 상품 개발을 위한 전문인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덩치 키우기에만 치중한 탓이다.
 
월급쟁이·소상공인까지 PB 서비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차츰 내실 다지기에 중점을 두었다. 그 결과 현재 골드앤와이즈는 대형 PB센터 3개, 서울 13개, 수도권 4개, 부산 등 지방 4개를 포함해 전국 21개의 PB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덩치를 줄인 대신 서비스 품질 수준은 높였다. 자산관리를 넘어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른바 ‘토털 라이프 케어’(Total Life Care) 서비스다. 예를 들어 각 PB센터에 국내외 유명 작가 및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은행을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또한 미술·커피·홍차·골프·뷰티 등 문화 테마별로 다양한 고객 초청 아카데미를 운영해 고객 성향별로 차별화된 고품격 문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PB 서비스의 문턱을 대폭 낮춘 것도 국민은행 PB 서비스의 특징이다. PB는 ‘부자 고객’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과감히 깨버린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자산 5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로 한정했던 자산관리 대상 기준을 1억원 안팎으로 확대했다. 월급쟁이부터 소상공인까지 그간 은행의 자산관리 대상에서 소외됐던 고객들까지 PB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15년 들어 전국 PB센터 소속 전문인력 90명과 투자전략·세무·부동산 등 전문가 집단이 제공하는 종합 재무 컨설팅 서비스의 문호를 전국 2970만명의 고객에게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고객들은 누구나 양도·소득·증여·상속 관련 세금뿐만 아니라 금융소득 종합과세 절세와 관련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은행들은 수익 기반을 넓히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차별화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한 시중은행 PB센터에서 직원이 자산관리 상담을 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국민은행이 모든 고객을 상대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윤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엔드 유저 프렌들리’(End User Friendly)를 직원에게 강조한다. 최종 소비자(엔드 유저)가 원하는 바를 세심하게 살펴 적극적으로 서비스에 반영해 소매금융 강자의 지위를 공고히 하자는 취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거점 PB센터 소속 직원들의 업무량이 절대적으로 늘어났지만 윤 회장의 취임 이래 소매금융 강자의 위상을 다시금 세우자는 내부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은행은 PB 분야의 강화를 위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대우증권 인수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PB 사관학교’로 불리는 대우증권의 자산관리 부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인수에 나섰다”며 “대우증권을 통해 중수익·중위험 상품을 집중 개발하고 해외 금융상품을 발굴해 KB금융의 자산관리 부문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에게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무엇보다 자산관리 직원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국민은행의 PB 전문인력 교육과정은 업계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유명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PB 전문인력들은 직무와 관련해 국내외 시장 동향 및 이슈, 경제이론 등을 시의적절하게 습득하고 있다”며 “글로벌 선진금융 연수 프로그램 등 전문기관과 연계한 특화 과정을 함께 함으로써 자산관리 역량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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