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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투기 막으려면 경영진 보상 바꿔야
[Scholars Column]
[5호] 2010년 09월 01일 (수) 베브처크 economyinsight@hani.co.kr

루시안 베브처크 Lucian Bebchuk 미국 하버드대학 법·경제금융학 교수
   
베브처크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은행 경영자들에 대한 보상 시스템을 감독기관이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수용했다. 다른 나라의 금융감독기관들도 이런 정책을 도입하거나 유사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감독기관은 은행이 어떤 보상 시스템을 갖추도록 장려해야 할까?
최근 들어 은행 경영진의 장기적 경영 성과에 대한 보상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힘을 얻고 있다. 단기적 성과에 대한 보상은 경영진이 과도하게 위험한 투자를 감행하도록 부추기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영진의 연봉과 장기적 경영 성과를 연계시키는 것만으로는 은행과 감독기관이 처한 어려움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는 없다. ‘과연 누구를 위한 장기적 성과인가’라는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주주가치 중심 경영이 투기 부추겨
주식 지분에 근거한 보상은 은행의 과도한 차입자본(Leveraged Capital) 구조와 맞물려 은행의 자산가치를 높이는 데 차입자본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를 기준으로 경영진의 능력을 평가하도록 한다. 하지만 경영진에 대한 보상은 일반 주주뿐 아니라 은행의 자본 형성에 기여한 다른 이해관계자와도 연계돼야 한다는 게 나와 동료 교수(Holger Spamann)의 지론이다.
일반적으로 은행 경영진은 보통주를 보유한 주주에게 돌아갈 모든 이익을 나눠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자신의 투자 결정으로 우선주 주주나 회사채 보유자, 예금주, 그리고 예금을 보장해야 하는 정부와 같은 이해당사자에게 손실을 끼치더라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 이런 면책은 경영진에게 자기자본 규모를 넘어서는 투자를 부추겨 심각한 손실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
더불어 채권자나 예금주를 보호하기에는 불충분한 자본으로 은행을 경영해 자본 확충이 어려워진다. 자본 구조가 취약한 은행일수록 이런 왜곡은 점점 더 심해진다. 또한 경영진이 주주를 제외한 이해당사자에게 미칠 손실을 책임지지 않는 데 따른 비용도 커진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행 경영진에 대한 보상 시스템을 어떻게 정비해야 할까? 경영 성과를 평가할 때 보통주뿐 아니라 더 광범위한 다른 증권들의 가치와 연계하는 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보통주는 물론 우선주와 채권의 가치 총합을 경영진 보상과 연계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투자 손실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경영진이 리스크를 무릅쓰고 무리한 투자를 하는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보상 시스템도 예금 보장자인 정부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는 못한다. 또 은행 스스로 모든 채무를 갚을 만한 자본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영진의 연봉이 채무 불이행 위험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의 가격 변화에 좌우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채권자·예금주·납세자의 이해 반영
보너스 체계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과거에는 은행 경영진의 보너스가 주로 보통주 주주들의 관심사인 ‘자기자본이익률’(Return on Equity)이나 ‘보통주당순이익’(Earnings Per Common Share) 평가에 한정됐지만, 앞으로는 ‘이자비용 차감전 순이익’처럼 그 평가 범위를 더욱 넓힐 필요가 있다.
은행이 이런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에는 금융감독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보통주 주주들은 경영진에게 우선주 주주, 채권자, 예금주 그리고 납세자와 같은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도록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금융감독기관이 주주들의 이해관계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결과는 마찬가지다. 금융감독 당국이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은행 경영진이 은행의 자본 형성에 기여한 여러 이해당사자에게 미칠 손실을 철저하게 자신의 것으로 인식하는 것은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그러나 불완전할지라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진보다. 경영진이 다른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도록 유도해야 위험한 투자 관행을 개선할 수 있다. 이것은 금융 시스템을 더 안전하게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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