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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는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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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2010년 09월 01일 (수) 세일러 economyinsight@hani.co.kr

세일러 다음 아고라 논객

지난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일본을 앞질러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 이르면 2018년(<신화통신> 추산), 늦어도 2027년(골드만삭스 추산)이면 미국마저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이웃나라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 우리에게도 나쁠 것이 없으니 예상대로 된다면 축하할 일이겠지만, 현재의 중국을 보고 있으면 1990년에 거품이 붕괴되기 직전 일본의 모습이 딱 떠오른다.

일본의 거품 붕괴 직전과 비슷 
당시 미국의 침체와 대비되는 일본의 고도성장은 전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일등국가 일본>(Japan as Number One)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일본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패권국의 지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예측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에 대한 세계인의 찬탄이 절정에 달했던 바로 그 순간부터 일본은 붕괴하기 시작했다. 그 뒤로 지금까지 ‘잃어버린 20년’ 동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지금 전 세계인의 중국에 대한 찬탄이 절정에 이르고 있는데, 중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붕괴의 길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중국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정도의 온건한 성공, 기초부터 다지면서 천천히 쌓아 올라가는 성공이 좋은 것이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화려한 성공은 좋지 않은 것 같다.
<그림>을 보면 중국의 화려한 성공이 사상누각이라는 사실을 주식시장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찬탄의 대상인 중국의 주가지수가 2009년 8월 이래 다른 나라들보다 더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는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다.
서구 언론에서는 중국의 붕괴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꽤 보도되고 있으나 국내 언론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인접국인 우리는 중국과 관련한 형세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오판은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금물이다. 지금 중국은 화려한 경제성장률 수치를 자랑하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중국 경제에 대해 많이 지적되는 사항은 GDP 중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6%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이게 어떤 상황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경제학 책에 나오는 가장 기초적인 경제지식 한 가지를 잠깐 살펴보자. 한 나라의 GDP를 지출 항목별로 따져보면 다음과 같다.
 
국내총생산(GDP) = 민간소비 + 투자지출 + 정부지출 + 순수출(수출-수입)
   
 

<표1>은 국가통계포털(www.kosis.kr)이 제공하는 세계 주요국의 GDP 구성 항목을 살펴본 것인데, 이를 통해 중국 경제의 문제점을 한눈에 알 수 있다. GDP 구성 항목 중 투자지출 항목은 ‘재고 투자’와 ‘고정자산 투자’ 두 가지로 나뉜다. <표1>에서 ‘재고품 증가’ 항목이 재고 투자에 해당하고, ‘총고정자본 형성’ 항목이 고정자산 투자에 해당한다.
<표1>을 보면 중국의 민간소비 비중 약 36%는 지나치게 적고, 대신 고정자산 투자 비중 약 41%는 다른 나라보다 턱없이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수출 비중 역시 대표적인 수출의존형 국가인 독일과 우리나라를 제외하곤 가장 높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의 GDP 구성은 매우 기형적인 모습인데, 중국이 이처럼 된 것은 경제성장 모델로서 우리나라의 ‘박정희 모델’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표1>에서 중국과 경제구조가 가장 유사한 나라를 찾아보면 바로 우리나라임을 알 수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몇 배 더 극단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중국의 GDP 구성이 비정상적인 모습을 띠게 된 것은 ‘박정희 모델’의 특징인 수출의존형 성장정책과 부동산 거품 조장정책을 극단적인 지경까지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박정희 모델’을 선택한 중국 
중국의 민간소비 비중이 36%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경제활동 중에서 자국 국민의 민간소비가 가장 기본을 이루는 수요이기 때문이다. 민간소비에 비해 투자와 수출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세계 각국의 민간소비 비중을 살펴보면, 과소비로 유명한 미국은 소비대국답게 70%를 차지해 세계 최고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민간소비가 60%는 돼야 무난한 것이다.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라고 해도 최소한 55%는 넘어야 정상이다. 주요 수출국인 일본이나 독일 모두 55%는 넘고 있다. 우리나라도 55%에 육박한다.
중국의 민간소비가 처음부터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것은 아니다. 1978년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이 가동되면서 가장 구미에 맞았던 ‘박정희 모델’을 채택한 결과다.
내수(민간소비)를 육성해서 경제를 성장시켜나가려면 시간이 걸리는 데 반해, 수출의존형 성장정책은 누군가 수입을 해주는 나라가 있으면(주로 미국이었음) 편안하고 빠르게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다.
   
 

미국의 과소비가 없었다면 
중국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극단적인 수출의존 정책을 추구했다. 1994년에는 위안화의 가치를 한꺼번에 55%나 떨어뜨리는 평가절하 조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렇게 자국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면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생겨서 쉽게 수출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자국 근로자의 실질임금(소득)이 감소하기 때문에 민간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중국은 수출을 늘리기 위해 자국 근로자를 희생시키고 민간소비를 포기하는 정책을 시종일관 취해왔던 것이다.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고, 1990년대 말부터 미국의 과소비가 확대되면서 세계 수출시장은 호황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 결과 중국의 수출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1989년 톈안먼 사태 뒤 중국 공산당 정부는 인민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높은 경제성장 달성을 갈망했고, 이런 호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공격적으로 제조업 공단을 확충하고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고정자산 투자 중 설비투자와 업무용 부동산 건설투자를 대폭 늘려나간 것이다.
중국이 채택한 ‘박정희 모델’ 중 또 다른 한 축은 부동산 거품 조장정책인데, 그중에서도 아파트를 위주로 한 주택 거품 조장정책을 취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결국 중국에서도 주택, 특히 아파트 투기 바람이 불게 돼 주택 건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고정자산 투자 중 주거용 부동산 건설투자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표2>는 주요국의 연도별 고정자산 투자 비율만을 따로 정리한 것이다.
이를 보면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 비중 41%가 유례없는 수치임을 알 수 있다. <표2>가 제시하는 2007년까지의 기록은 선진국에 나타났던 부동산 거품이 채 꺼지기 전이다. 그럼에도 부동산 거품이 심했다고 하는 미국이나 영국의 고정자산 투자 비중조차 20%를 넘어서지 않고 있다.
고정자산 투자 비중이 20% 후반을 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스페인뿐이다. 스페인은 선진국 중에서 부동산 거품이 가장 심했던 나라로, 지금 거품 붕괴의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중이다. 2003년 이후 우리나라는 아파트 투기 바람이 거세게 불어서 재개발, 재건축, 신도시 조성 등 나라 전체가 아파트를 지었다. 그때조차 고정자산 투자 비중이 30%를 넘지 않고 있다.
이와 비교해보면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 비중 41%는 전시동원 경제체제에서가 아니면 찾아볼 수 없는 수치다. 그런 수치가 전시동원 경제체제가 아니라 평상시에 나타났다면 미쳤다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을 찾을 수 없다. 이 정도의 수치는 지속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속이 중단되는 순간, 그 나라의 경제는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정자산 투자와 수출은 민간 소비지출에 비해 경기를 심하게 탄다. 세계경기가 침체 상태에 빠지면 수출은 급감하고 그동안 이뤄진 중국의 과도한 고정자산 투자는 모두 과잉투자가 돼버린다. 경기침체로 주택가격의 상승이 멈추게 되면 신규 건설투자도 멈추게 된다. 그러면 앞으로 새로운 고정자산 투자가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져버린다.
중국에서 앞으로 새로운 고정자산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가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니고, 통상적 수준의 활동으로 20% 정도는 일어난다고 쳐도 중국은 1년에 -20%의 GDP 감소 충격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이 정도의 충격을 받으면 그 나라의 경제는 일순간에 궤멸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성장률 8%의 비밀

정상적인 국가의 경제 운용이라면 이런 지경에 이르기까지 상황을 방치하면 안 된다. 지금까지 중국이 경제를 운용해온 모습을 보면, 나중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지금 당장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다는 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 경제의 운용을 이런 식으로 하면 무너지기 직전까지는 모두의 찬탄을 자아낼 정도의 고도성장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너지기 직전까지는….
문제는 이제 곧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는 수출과 부동산 거품 둘 중 한 가지만 침체해도 곧바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실증적인 자료가 있다. 2008년 말에 세계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중국의 수출이 갑자기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이 시점에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도 정체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때 중국 경제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2007년 11.9%이던 경제성장률이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에 각각 6.8%, 6.2%로 떨어졌다. 이렇게 경제성장률이 침체한 정도만 가지고도 중국 경제에는 큰 문제가 생긴다. 중국 동부 연안지역의 수출제조업 공장지대에서는 서부 내륙지역에서 이주해온 근로자 1억2천만 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15% 이상, 즉 2천만 명에 가까운 실업자(모건스탠리의 집계)가 발생했다. 단기간에 수출에 의존한 압축성장을 추구해온 결과다.
중국은 이미 1989년에 톈안먼 사태를 겪었다. 1978년부터 개혁·개방 정책을 추구한 결과 고도성장을 달성했지만, 불균형 성장 정책에서 오는 빈부격차와 만연한 부패로 인해 인민의 불만은 쌓여갔고, 그 결과 정치 개혁과 민주화 요구가 터져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로도 중국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기만 했다. 현재 중국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집권층 관료들의 부패 때문에 인민의 불만이 극도로 팽배한 상황이다. 보도 통제 때문에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일 뿐, 민생 차원의 시위와 소요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티베트, 신장위구르 등 독립을 요구하는 소수민족 문제도 안고 있다.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인 중국이 개혁과 민주화의 요구를 억누르고 불만을 무마하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한 가지, 지속적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해왔다는 사실 때문이다. 중국에서 경제성장이 무너지면 공산당의 일당독재 지배체제도 무너지게 된다. 그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체제 수호 차원에서 경제성장률 사수에 매달리는 것이고, 그 결과 기형적인 경제구조가 되도록 방치해온 것이다.
중국은 수출에 의존하는 압축 고속성장을 추구해온 결과 성장률 8%가 무너지면 바로 대량실업 사태에 처하게 된다. 중국의 성장률 8%는 선진국의 성장률 0%와 같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를 밑돌았을 때 2천만 명의 실업자군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모르면, 오늘날 중국 경제와 중국 지도부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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