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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외국기업의 ‘무덤’
[Emerging]
[5호] 2010년 09월 01일 (수) 랑셴핑 economyinsight@hani.co.kr

랑셴핑 郞咸平 홍콩 중문대학 객원교수

예전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를 미국인이나 유럽인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다면 최근에는 인도인의 불평이 많아졌다. 게다가 이들은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인도는 중국 제품을 제재하는 국가 순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눈을 돌려 인도라는 나라를 자세히 관찰하면 참으로 재미있는 나라고, 중국인이 인도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으며 많은 부분을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지난해 말부터 인도의 국영 통신회사 BSNL은 중국 화웨이(華爲)와의 계약을 세 차례나 파기했고, 총 100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철회했다. 또 지난 5월 화웨이와 중싱(中興)은 인도 북부 지역과 동부 지역의 입찰권마저 박탈당했다. 심지어 BSNL은 통신 사업자를 불러 회의를 열고 중국 기업의 전자통신 설비를 구매하지 말도록 요구했다.  

농약 대용으로 살포한 코카콜라
인도는 줄곧 중국에 적대감을 갖고 있는데 그 이유가 이상하다. 예를 들면 6월7일 지멘스의 에너지 담당 부서의 한 인도 책임자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품질이 조악해 중국의 전기설비 제조업체의 진출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중국산 제품은 저렴하면서 우수한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코카콜라의 경우는 더 가혹했다. 코카콜라가 진출하자 인도 정부는 코카콜라의 제조 비법을 공개하고 제품의 농약 잔류 성분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인도 과학환경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코카콜라에서 검출한 농약 성분의 종류와 함유량을 발표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사는 한 농민이 코카콜라를 농약 대용으로 살포했는데, 그 결과 살충 효과가 뛰어났다는 것이다. 코카콜라는 경악한 나머지 파랗게 질렸다. 이것이 인도다.

그런데도 중싱과 화웨이의 대표들은, 인도 시장은 매우 잔인하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왜 그럴까? 중싱 입장에서 봤을 때 인도는 순이익이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지만 시장 규모가 아주 크다는 것이다. 최근 인도에서 3세대 이동통신 사업권을 경매했는데 시장 잠재력이 너무 커서 포기할 수 없었다고 한다. 포기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반드시 현지 사회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때문에 화웨이의 인도 주재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름을 인도식으로 바꾸고 인도 옷을 입는 게 유행이다. 화웨이의 부총재 야오웨이민은 ‘라지브’(Rajeev)라는 인도 이름을 만들었다.

이 기업인들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이 인도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인도가 얼마나 만만치 않은 경영 환경을 지닌 나라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 인도의 인건비는 중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부패가 만연한 환경에서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전체 비용은 중국의 10~100배에 이른다. 인도 정부는 일을 잘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없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임금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폭스콘과 KFC가 임금을 올렸다. 자오어우쥔 대만 전기전자 노조 이사장은 중국 본토의 임금 비용 상승으로 3~5년 내에 대만의 전자제품 업체는 제조 공장을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지로 옮겨 ‘남진’할 거라고 단언했다. 그들은 벌써 행동을 시작해 훙하이(鴻海)와 에이서(Acer)는 인도에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인도에 진출한 뒤 다시 중국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인도 인구는 중국보다 2억 명 적지만 경작지 면적은 중국보다 40% 많다. 하지만 인도는 최대 식량수입국이다. 인도 정부는 자국 국민을 먹여살리지 못할 정도로 효율성이 매우 낮다. 투표와 민주주의에 열중하던 국민들은 지금 배를 곯고 있다. 그야말로 황금 밥그릇을 들고 구걸하는 격이다. 이것이 인도다.

경영학 교과서 안 통하는 인도
인도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미국 문화를 숭배한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이 “우리는 미국 회사다”라고 말하면 제품을 구입해도 “하이얼은 중국 회사다”라고 말하면 사지 않는다. 정말 이상할 만큼 미국 것을 숭배한다.

중싱과 화웨이 외에도 많은 기업인들이 인도 시장에 투자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국내 경영관리자 과정에서 배운 모든 상식을 버려야 한다. 모두 틀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경영학 교과서에는 부유층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를 열고, 중산층이 사는 지역에서는 대형 매장을 기획하라고 가르친다. 이것이 가장 경제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그 배경이 인도라면 완전히 틀린 이론이 된다. 인도에는 진정한 의미의 중산층이 없기 때문이다. 또 부유층 수가 너무 적어 구매력이 빈곤층에도 못 미친다. 인도에서는 부유층이 10%, 중간 계층이 30%, 빈곤층이 60%다. 뭄바이 근처의 ‘다라비’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빈민가로 1440명이 같은 화장실을 사용한다. 볼일을 볼 때도 줄을 서야 한다. 그것도 영화 <아바타>의 표를 사려는 사람들이 섰던 기다란 줄 말이다.

여기에는 놀라운 수치가 숨어 있다. 10%의 부자와 60%의 가난한 사람의 소비 비율이 같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10%의 부유층을 겨냥해도 되지만 60%의 빈곤층을 겨냥해도 시장점유율은 같아진다. 그러나 부자들은 벤츠나 BMW는 몰아도 중국 자동차 지리(Geely)는 거절할 것이다. 30%의 ‘분투족’(잘살아보려고 분투하는 사람들)은 나머지 60%보다 약간 형편이 낫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유일한 기회는 ‘분투족’과 빈곤층에 있다. 11억 인구를 가진 인도는 거대한 시장을 갖고 있지만 그들의 소비 문화는 우리와 완전히 다르다.

   
세계 인구의 날인 2009년 7월11일 인도 북부 러크나우에서 신생아들이 병원에 비좁게 누워있다(왼쪽). 같은 도시에서 기차 지붕 위에까지 사람들이 빼곡히 올라와 있다.

예를 들어보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감으려면 샴푸를 사지 않을까? 물론 산다. 그렇다면 중국에서도 샴푸를 생산하니까 가져가서 팔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팔까? 살짝 조언을 하자면 인도에서는 냉장고나 자동차가 신분의 상징이다. 따라서 자기 돈 주고 샴푸 따위를 사지 않는다. 게다가 포장마저 정교한 샴푸라면 더 안 살 것이다. 왜 그런 데 돈을 쓰겠는가? 차라리 그 돈을 모아서 냉장고를 사면 폼 날 텐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샴푸를 팔고 싶다면 노래방에 있는 마이크 크기의 작은 용기를 선택해야 한다. 인도 사람들은 파티에 초대받은 날이나 겨우 머리를 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마이크처럼 아주 작은 용기에 들어 있는 샴푸를 고를 것이다. 어차피 조금만 사용하고 가격도 저렴하니까. 그래서 인도에서는 이것을 ‘파티용 삼푸’라고 부른다.

11억 인도인들은 대용량 샴푸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것이 미국 생활용품업체 P&G가 실패한 이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진출해야 할까? 대용량 제품이 단위당 원가가 낮다는 기존의 생각을 버리고 가장 작은 포장 단위를 고안해야 한다. 또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므로 원가를 절대적으로 끌어내려야 한다. 하지만 포장 용기는 좋아야 한다. 내구성이 강하고 완전히 밀봉이 가능해서 1년 이상 버텨야 한다. 이 점이 중요하다. 용기를 열자마자 모두 공기 중으로 날아가거나 사용하기 불편하다면 곤란하다. 1년에 몇 번 열지 않을 테니까. 인도에서는 가장 가난한 계층이 70%를 소비하기 때문에 중국과 완전히 다르다. 중국은 이와 반대로 가장 부유한 계층이 70%를 소비한다. 따라서 모든 소비 전략과 마케팅 전략은 그들의 실정에 맞춰 새롭게 계획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나 유럽의 브랜드가 대부분 인도에서 실패한 이유다. 대형 할인점 월마트나 카르푸가 인도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한 까닭이기도 하다. 인도는 중국보다 먼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지만 국제적 소매업계의 거두들이 성공적으로 진출하지 못했고, 지금도 인도에는 1980년대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잡화점이나 구멍가게가 유행하고 있다. 구멍가게는 더 작은 크기의 샴푸를 팔고 있다. 인도에서 샴푸를 팔아 성공한 기업은 인도 자국 기업인 힌두스탄 유니레버밖에 없다. 유니레버는 진출하지 못하고 힌두스탄 유니레버가 성공한 이유는 뭘까? 작은 용기의 샴푸를 팔았기 때문이다.

많은 의류업체도 인도에 매장을 열면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하지 말라고 만류한다.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미국이나 유럽 스타일, 일본식이나 한류 스타일 등 최신 유행을 인도 사람들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인도 사람들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식 교육을 받고 자란 젊은 세대는 변할 수 있을지 몰라도 기성세대는 여전히 ‘사리’ 같은 전통의상을 고집할 것이다.      

중국과 인도가 서로 왕래하기 시작한 것은 무역 상인들에 의해서지, 불경을 전수하는 승려가 아니었다. 역설적인 것은 무역으로 왕래를 시작했지만 그 때문에 난처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현재 인도는 무역 때문에 중국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2009년 중국과의 무역에서 인도는 189억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2003년에는 9억달러에 불과했다. 무역 적자를 줄여주기 위해 중국은 인도로부터 무엇을 수입해야 할까? 인도에는 사람과 광산 말고 아무것도 없는데 사람을 수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실 인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인구다. 현 속도대로라면 인도 인구는 2030년에 중국을 초월할 것이다. 하지만 인도 국민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들은 지금도 아이를 많이 낳고 있다.

인도의 인구가 많다면 중국의 경험을 참고해서 노동집약형 제조업을 발전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인도는 높은 학력의 인재와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산업구조가 단순하면서 경제적 파급력이 낮은 소프트웨어 산업을 택했다.
 
“개방된 사회, 닫힌 영혼”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 만약 인도가 중국처럼 전통적인 노동집약형 산업을 선택했다면 제품을 생산해서 운송하고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인도는 교통이 문제다. 물류는 결함투성이고 길은 대부분 비포장 도로인데 어떻게 운송하겠는가? 뉴델리에서 화물을 싣고 남부까지 가려면 일주일 이상 소요된다. 바비 인형 같은 물건이나 겨우 운송할 수 있다. 이렇게 완벽하게 불편한 교통과 부족한 인프라가 있는 한 제조업을 발전시킬 수 없다.

결국 방갈로르의 정보기술(IT) 산업처럼 운송할 필요가 없는 물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프로그램을 만들면 되지만 이 제품은 경제성장을 주도하지 못한다. 우리는 인도가 IT 산업이 발달한 나라라고 알고 있지만 이는 잘못됐다. 사실 인도의 IT 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다. 유럽이나 미국 IT 산업에서 떨어져나온 아웃소싱일 뿐 핵심 연구·개발(R&D)이 아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 결과, 전세계 인종 가운데 인도인이 가장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조국이 나쁘다는 비판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인도인의 이런 자부심과 거만함, 일종의 나르시시즘은 중국과 미묘하게 얽혀 있다.

중국에서는 용(龍)과 코끼리(象)를 빗대 두 나라의 화합과 협력을 뜻하는 ‘용상동몽’(龍象同夢·용과 코끼리가 같은 꿈을 꾼다) 또는‘용상공무’(龍象共舞·용과 코끼리가 함께 춤을 춘다)라는 말을 쓴다. 하지만 그 속내가 편하지만은 않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 지하철을 건설하면 인도 국민은 이렇게 말한다. “와, 이렇게 좋은 지하철이 중국에도 있나요?” 인도 사람들은 감격적인 순간 중국과 비교하는 것이다. 2000년 뭄바이 시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그는 이런 말을 했다. “걱정됩니다. 우리 인도 사람들이 분발하지 않으면 20년 후에는 중국이 인도를 추월할 거예요.” 인도인들은 아시아의 최대 강국은 일본이고 그다음이 인도라고 생각한다.

간디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인도는 개방된 사회다. 그러나 닫힌 영혼을 가졌다.”

ⓒ 21cbh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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