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이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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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양적완화 덕분… 홍콩·스웨덴 급등 

2015년 들어 주요 국가들의 주택가격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펼친 저금리·양적완화 덕분이다. 국가별로 보면 홍콩, 스웨덴, 노르웨이 등이 금융위기 전보다 주택가격이 크게 올랐다.

국제결제은행(BIS)이 2015년 11월10일 발표한 국가별 주택가격 지수를 보면, 금융위기 전인 2006년 4분기 대비 2015년 2분기 주택가격 지수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홍콩으로 9년 만에 220.5% 상승했다. 이어서 스웨덴(64.2%), 노르웨이(57.1%) 순이었다. 같은 기간 한국은 25.1% 올라 조사 대상 국가 중 10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몇년 사이 부동산으로 자금이 대거 집중된 중국은 40%, 2015년 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영국은 25.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멕시코(51.8%), 오스트리아(51.7%), 인도네시아(50.8%), 마케도니아(26.1%)가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2015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겪은 그리스는 주택가격 지수가 아직 -38.4% 하락한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7.6%), 덴마크(-7.1%), 키프로스(-4.7%) 등도 금융위기 전의 주택가격을 회복하지 못했다.

세계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은 세계 각국이 저금리,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BIS는 “확장적 통화 정책이 금리에 민감한 부문(부동산 시장)에 강력한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를 촉발한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전세계적으로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 횟수만 600여건에 달한다. 2015년 들어서도 중국(4차례), 스웨덴(3차례), 오스트레일리아(2차례) 등 세계 각국이 여러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다. 한국 역시 2015년에 기준금리를 2차례 낮췄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글로벌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2000년의 주택가격을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2015년 1분기 지수는 151.3으로 금융위기 전인 2006년 4분기의 149.2를 넘어섰다. IMF가 집계한 주택가격 지수를 보면 전세계 주택가격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분기 159.8로 정점을 찍고 2012년 1분기까지 하향세를 그리다 2012년 2분기부터 완만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IMF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득 상승보다 주택가격 상승이 더 빠르다”며 “임금·물가 상승 수준을 고려하더라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연기 부편집장 yk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