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남미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한다. 2014년 월드컵 개최에 이어 2016년엔 여름올림픽을 치른다. 하지만 취약한 치안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범죄 조직과 마약 카르텔이 기승을 부려 높은 범죄율과 부패로 악명이 높다. 이에 따라 보안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국경 감시를 위한 통합시스템 개발에 5조2천억원을 투입했다. 기업들도 사이버 공격에 맞서기 위해 보안 시스템 강화에 적극 나서면서 브라질의 보안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글로벌 보안 기업은 브라질에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성훈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책임 컨설턴트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의 보안 시장은 더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주경기장 공사 현장. REUTERS

남미 지역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브라질은 국가 내 ‘새로운 인프라 개발’과 ‘국민 삶의 질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비록 최근 가뭄, 헤알화 폭락, 높은 물가상승률 탓에 소비 여력이 약해졌으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등 굵직한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브라질의 시큐리티(보안) 시장은 더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림픽 관련 정부 예산의 지출은 시큐리티 시장의 가파른 성장을 불러왔다. 이는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년 사이 브라질 정부는 공공운송 시스템과 관련된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특히 도심 철도와 공항 보안성 향상에 정부 투자가 집중됐다. 또한 효과적인 도심 개발과 거주민의 치안 수준을 높이는 데도 정부 투자가 이어졌다. 경기 침체에도 정부의 이러한 투자 기조는 앞으로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은 여전히 불평등하고 불안정한 사회다. 특히 치안 문제가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구조적 분배의 불평등’을 주 원인으로 지적한다. 2013년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를 중심으로 발생한 반정부 시위는 정부 재정 지출이 국제 스포츠 행사에 집중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 표시였다.

브라질은 아직까지 범죄 조직과 마약 카르텔이 기승을 부리며 높은 범죄율과 부패로 신음한다. 이러한 사회적 불안정 탓에 정부는 많은 보안 인프라 투자에 관심을 기울였다.

브라질은 국내적으론 범죄율이 높아 위험한 반면 대외 관계 면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국가로 평가된다. 브라질은 국제 테러 조직의 타깃이 된 적이 없다. 국가 간 분쟁 또한 드물다. 즉, 외부 국가로부터의 위협이 적은 상황에서 브라질 정부의 ‘시큐리티 전략’은 국가 내 조직범죄 해결을 통한 국제 위상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올림픽 등 대규모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개최는 앞으로 브라질 시큐리티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 11조원 투자

▲ 브라질의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는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해 정보기술(IT) 분야에 1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페트로브라스 본사. REUTERS

브라질에서 조직범죄와 마약·무기 밀매 관련 이슈가 지속되면서 정부의 도시·국경 지역에 대한 감시 노력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브라질은 2014년 국경감시통합시스템(Sisfron)을 개발했다. Sisfron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국경 감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46억달러(약 5조2천억원) 규모의 장기 프로젝트다. 이 시스템을 통해 브라질의 국경 감시 역량은 크게 강화 될 것이다.

브라질 정부의 또 다른 시큐리티 전략은 ‘도시 응급 서비스의 효율성 향상’이다. 빠르게 진행 중인 도시화와 맞물려 도심 지역 내 응급 서비스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스마트 시티(Smart City) 및 보안 솔루션 구축’은 앞으로 시큐리티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다. 도심 지역 거주자가 위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 및 시스템 구축은 시민들의 안전 수준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보안 또한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브라질 내 사이버 보안 분야의 중요성은 점점 대두된다. 날로 증가하는 사이버 공격에 맞서기 위해 브라질의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Petrobras)는 2017년까지 정보기술(IT)과 통신 분야의 보안성 향상에 100억달러(약 11조33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사이버 보안은 브라질 정부의 국방 예산에도 반영돼 사이버방위센터를 구축하는 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브라질 정부는 자국 내 인프라 개발·개선에 소홀했다. 경제적 성장에도 브라질의 기본적인 공공 인프라 시설은 취약한 수준에 머물렀다. 공항·도로·항만·에너지 등 주요 인프라 분야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지원 부족은 결국 관련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4년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의 인프라 관련 지출은 민간·공공 인프라 지출을 포함해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에 머물렀다.

브라질의 인프라 관련 투자는 최근 투자 촉진 프로그램이 가동되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정부 주도의 프로그램 실시 이후 약 1만2천개의 민간·공공 부문 프로젝트가 개시됐다. 정부는 에너지·공항·항만 등 여러 산업을 민영화해왔다. 이러한 주요 인프라 시설의 민영화 바람과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은 글로벌 시큐리티 기업에 직접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인프라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됨에 따라 보안 관련 제조사와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도심 지역에서 시큐리티 산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조직범죄를 차단하고 시민들의 치안 수준 향상을 위해 스마트 시티 기술이 접목됐다. 브라질 도시 내 일반적인 치안 관련 솔루션 이외에 도시의 거대화로 인해 정부는 상파울루, 마나우스, 리우데자네이루 등에 철도 건설을 시작했다.

상파울루, 마나우스, 리우데자네이루 등 거대 도시의 철도 프로젝트와 같은 공공운송 인프라의 확장은 필연적으로 보안 투자를 동반해 보안 업계에 큰 비즈니스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보안 기업에 이러한 기회는 단순히 솔루션을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인 서비스 관련 매출을 얻도록 해준다.

도로·철도 등 공공운송 서비스와 관련해 브라질은 최근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민간 기업의 투자를 통해 도로·철도 인프라 구축을 꾀한다. 운송 인프라의 민영화는 대규모 보안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및 보안 솔루션 도입을 촉진할 것이다. 브라질의 보안 시장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했다. 이에 따라 향후 보안 시장은 폐회로 텔레비전(CCTV) 감시 장치, 통합 승객관리 시스템 등을 통한 여행 안전 향상 분야에서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디오 감시 시스템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보안 시장 역시 확대될 것이다.

새로운 도심 철도 시스템은 현재 마나우스와 상파울루 지역에 건설되고 있다. 산토스시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글로벌 보안 기업은 더 많은 도심 운송 인프라 사업에서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외에 글로벌 보안 기업들은 도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여행 정보 시스템에도 관심을 보였다. 스페인 최대 IT 기업인 인드라(Indra)는 2천만달러(약 230억원) 규모의 지능형 운송 시스템을 쿠리티바시에 제공하고 이를 버스 네트워크와 연계했다.


도심 운송 인프라 건설도 활기

특히 스마트 보안 시스템에 대한 브라질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브라질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는 올림픽 개최를 앞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집중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대표적인 스마트시티 솔루션 제공업체인 IBM은 도심 감시 시스템을 통합하고 응급 서비스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1400만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향후 시장의 주요 기회는 이렇듯 다양한 분야의 보안 관련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시스템 통합 기업 또한 브라질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큐리티 시스템은 정부의 공개 조달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하나의 프로젝트 성공이 다음 프로젝트의 수주 여부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이 시큐리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연방 및 주 정부의 주요 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라질 내 또 다른 시큐리티 솔루션 수요는 원자력발전소 보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근접한 앙그라 원자력발전소는 CCTV, 출입 관리, 경계 관리, 침입 탐지 등에 해마다 막대한 보안 관련 비용을 지출한다. 또한 약 150억달러(약 17조원)가 투입된 벨로몬테 수력발전소 역시 시설 관리를 위한 통합된 시큐리티 솔루션이 필요하다.

최근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정부의 인프라 개발 노력은 올림픽과 같은 국제 행사 개최를 앞두고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정부의 시큐리티 관련 지출을 늘리고 중·장기 시큐리티 시장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상된 보안 솔루션에 대한 브라질의 수요와 현재 낙후된 브라질의 시큐리티 인프라는 앞으로 글로벌 시큐리티 기업에 큰 성장 기회가 될 것이다.

브라질 정부의 복잡한 조달 절차와 관료 체계로 인해 기업의 시장 진출이 수월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잠재적 성장 가능성과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브라질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며 향후 남미 시큐리티 시장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평가된다.

sunghoon.hong@frost.com

*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Sullivan)은 고객 성장의 가속화를 위해 협력하는 ‘성장 파트너’로서 팀리서치(TEAM Research), 그로스컨설팅(Growth Consulting), 그로스팀멤버십(Growth Team Membership)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효과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평가·실행할 수 있는 성장 위주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5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6대륙 40개 이상 사무소에서 1천여개 글로벌 기업,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 및 투자계와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