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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Ⅱ] 고용 창출 못하는 감세와 긴축 정책
프랑스 경제구조 개혁 어디까지 - ① 성과와 한계
[67호] 2015년 11월 01일 (일) 기욤 뒤발 economyinsight@hani.co.kr
   
 

2012년 5월 취임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금껏 펼쳐온 경제정책은 기업 경쟁력 강화를 핵심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노동법이 사용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개정되고 있으며, 이는 임금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올랑드 정부는 공공 부문의 적자 감축을 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은 국민의 주머니를 가볍게 하고 소비 여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기업 이익이 늘어나도 투자가 늘지 않는 이유다. _편집자

기업 부담 완화와 공공적자 감축에 올인…
실업 증가와 소비여력 약화로 성장률 제자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3년간 추진해온 경제정책은 기업 이익 증가와 공공적자 감축을 목표로 한다. 기업 이익증가 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는 프랑스 경제 회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 경제는 여전히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 이익 증가가 투자 증가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공공지출 감축 등으로 인한 가계 소비 여력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기욤 뒤발 Guillaume Duval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편집장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항상 타협점을 찾는 방법으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대선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자주 받는다.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다. 사실 올랑드 대통령은 2012년 취임 이후 현재까지 일관되게 ‘공공적자의 신속한 감축’이라는 우선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긴축정책으로 인한 경기 침체 때문에 적자 감축은 정부의 예상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2015년 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프랑스가 기한을 넘겨 적자를 감축하는 데 동의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루이 갈루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제출한 ‘프랑스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따라 2012년 11월 ‘경쟁력과 고용을 위한 세액공제’(CICE)를 도입한 이래 법인세 감면과 기업의 사회보장부담금 축소를 통한 프랑스 경제의 가격경쟁력 제고라는 정책 목표를 철저히 추진해왔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14년 초 기업의 부담금을 감면해주는 대신 기업에 고용 창출을 요구하는 ‘책임협약’을 도입했다. 결국 CICE와 책임협약의 실시로 2017년까지 기업의 사회보장부담금은 연평균 405억유로(약 52조원)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프랑스 국내총생산(GDP)의 2%에 이르는 규모다.

적자를 줄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조세수입도 줄인다는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언뜻 모순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공지출을 대대적으로 감축하면 두 목표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부터 2017년까지 공공지출을 GDP의 약 2.5%인 500억유로씩 줄여나가야 한다. 재정부에 따르면, 사회복지 예산을 제외한 국가 예산 지출은 2015년 1∼7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이미 2014년 공공지출이 전년 대비 0.8% 하락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전례 없는 긴축정책이 아닐 수 없다.

2015년 공공지출은 110억유로가 줄어들어 GDP 대비 공공지출 비율이 0.5% 감소했다. 2016년에는 GDP의 0.7%에 해당하는 150억유로의 공공지출 감축이 목표로 제시됐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 정책이 아직까지 프랑스 경제를 위해 어떤 가시적 결과도 내놓지 못했는데 올란드 대통령은 벌써 3년 동안이나 이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실업률은 오히려 높아졌다. 2015년 7월 고용노동부에 등록된 실업자 수는 640만명으로 2012년 5월보다 120만명이나 늘어났다. 2008년 1월 118을 기록했던 산업생산지수는 이후 17%나 하락해 98에서 몇년째 요지부동 머물러 있다. 앞으로 상승할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2012~2015년 1인당 GDP 증가율 0.3%

   
▲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가 2015년 7월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용 정책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REUTERS

2012~2015년 유로존(유로를 통화로 사용하는 국가나 지역-편집자)은 1인당 GDP가 평균 0.9%, EU는 1.8% 증가했으나 프랑스 1인당 GDP는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28개 EU 회원국 중 지난 3년간 프랑스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국가는 오스트리아·그리스·핀란드·이탈리아·키프로스에 불과하다. 배럴당 50달러까지 내려간 유가, 유로당 1.1달러까지 하락한 환율, 0%에 가까운 초저금리, 줄기차게 돈을 찍어내는 중앙은행 등 경제성장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음에도 프랑스 경제는 저성장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GDP 성장률을 구성 요소별로 살펴보면, 가계소비는 유가 하락에 힘입어 조금 늘어났고, 기업투자도 이제야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어쨌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공공투자는 긴축재정 정책의 여파로 크게 감소했다. 가계투자(부동산)는 여전히 2008년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프랑스 국민은 실업과 사회복지수당 감소를 걱정한 나머지 돈을 저축만 할 뿐 투자하지 않는다.

정부 정책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신호는 기업 이익의 증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실 기업 이익은 2015년 초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추세가 앞으로 계속된다는 가정 아래 현 정부 경제정책의 본질적 효과는 기업 이익의 증가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기업 이익은 이미 위기 이전인 2007년부터 역사적으로 손꼽힐 정도로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즉, 기업 이익이 1970년대 중반부터 하락세를 보인 이후 1980년대 초반과 유사한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당시 자크 시라크 총리와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이 하락을 방치했던 기업 이익의 회복은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몫으로 돌아갔다. 마찬가지로 올랑드 대통령이 현재 수행하는 임무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임무와 역사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통치 아래에서 다시 빗나가기 시작한 프랑스 경제를 원궤도로 돌려놓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어쨌든 정부는 2016년 기업의 사회보장부담금을 90억유로(약 11조5천억원)나 추가 감축할 예정이다. 이번 추가 감면은 저임금 고용에만 국한됐던 2015년 감면 조치와 달리 고임금 고용까지 포함하는 사회보장부담금 신규 감면의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 직종 법정최저임금(SMIC)의 최대 3.5배인 약 4천유로를 임금으로 지급하는 기업들까지 이번 감면 조치의 혜택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사회보장수당 중 기업부담금 비율이 기존의 5.25%에서 3.45%로 낮아진다.

   
▲ 2015년 9월 정부 기자회견장에 쌓여있는 프랑스의 2016년 예산안 자료. 긴축정책을 펴고 있는 프랑스는 2016년도 예산을 크게 확대하지 않았다. REUTERS

그러나 이 조치들은 2015년 4월 기업의 생산적 투자를 촉진할 목적으로 도입된 특별 감가상각 공제 정책이 기업에 예상치 못한 선물을 안겨주는 바람에 그 효과를 이어가는 차원에서 2016년 4월1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도입했던 부가세를 폐지한 뒤 법인세율도 인하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2017년 완전히 폐지될 기업의 사회연대기여금(C3S)은 당장 2016년부터 10억유로 감축된다.

이에 따라 기업 이익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다면 기업이익의 증가가 프랑스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인가? 경기 회복의 충분조건은 생산적 투자의 증가다. 그런데 문제는 이윤 증가가 투자 증가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은 단지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있다고 투자를 결정하지 않는다. 사실 기업은 지금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라면 은행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해 투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려면 무엇보다 향후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프랑스의 긴축정책은 가계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 진행 중인 노동법 개정은 결국 임금 하락을 초래할 것이다.

그렇다고 국제무역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다. 스페인 같은 국가는 경기 회복세를 보이지만 이탈리아 경제는 여전히 유럽 전체에 부담을 주며, 독일은 신흥국 성장 둔화의 직격탄을 맞을 위험이 있다. 결국 현재로서는 수출이 경기 회복을 이끌 것이라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

2016년 프랑스 예산안의 또 다른 핵심 조치는 20억유로(약 2조6천억원)에 이르는 소득세 인하다. 소득세 인하는 정부가 국민에게 ‘조세 폭탄’을 투하한다는 비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비난이다. 프랑스 조세 중에는 소득세·부유세·상속세에만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이 세금들의 세수 추이를 관찰해보면 2009년 이후 크게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부터 소득세·부유세·상속세 인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증세 조치는 이 세금을 1995년 수준으로 환원하는 것이었을 뿐 획기적인 증세 조치는 아니었다.


기업 이익은 늘지만 투자는 그대로

이처럼 3대 세금의 증세 조치는 2000년대 들어 반복적으로 추진됐다. 다만 이것은 낮은 누진세율을 더욱 낮춰 소득불평등을 심화하고 공공적자만 확대시킨 ‘상류층 조세 부담 감면 조치’라는 잘못된 정책을 수정한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최근 프랑스 통계청은 2013년 소득불평등이 다소 감소했다며, 이 증세 조치들 덕분에 불평등 심화 추세가 꺾였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감세라는 위험한 경로에 또다시 발을 디딜 이유가 없다. 만약 정부가 공공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세수 감소를 감내할 정도로 여유가 있다면 차라리 공공지출 축소를 완화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5년 10월호(제350호)
La méthode Hollande va-t-elle enfin réussir?
번역 박수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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