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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영원한 2등 인도, 중국 추월 가능할까
중국 위상 넘보는 인도 경제
[67호] 2015년 11월 01일 (일) 얀 로스 economyinsight@hani.co.kr


글로벌 경제 침체 와중에 7%대 성장…
대외 변수 영향 적은 내수 기반 경제 시스템이 강점


중국 경제의 부진으로 세계경제가 다시 휘청이고 있다. 그러나 인도만은 연 7%대의 높은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중국을 추월할 기세다. 과연 인도가 최근 10여년 동안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중국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개혁이 근본적인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낡은 정부 시스템과 관행이 문제다. 인도가 글로벌 경제의 성장동력이 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얀 로스 Jan Ross <차이트> 기자


장기간에 걸쳐 늘 2등으로 사는 건 썩 유쾌한 일이 못 된다. 경제 기적을 일으킨 나라로서 두번째, 비약해가는 세계경제의 무대로서도 두번째, 미래의 희망을 지고 가는 나라로서도 두번째 위치를 차지하는 것 말이다. 바로 이것이 지난 몇년간 인도의 운명이었다.

중국과 인도를 마치 경제 도약 과정에서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쌍둥이 나라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정작 그것을 사실로 믿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얘기는 사실이라기보다 그저 상투적 어법에 불과했다. ‘아시아의 세기’라는 웅장한 (또는 잔뜩 겁먹은) 비전이 주제로 떠오를 때면 중국과 흡사하게 수십억 인구를 가진 아시아 대륙의 이 나라도 어떤 식으로든 함께 언급해줘야 했던 것이다.

사실 중국은 경제 기적의 단독 주자였다. 중국은 일찍이 경제개혁을 시작했고(1970년대의 일이다. 반면 인도는 1990년대 초가 되어서야 중국의 뒤를 밟았다) 해가 지남에 따라 중국의 앞섬은 그 정도가 커져갔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바야흐로 다가오는 중국의 경제위기가 과연 오랫동안 굳어진 두 라이벌 간의 판도를 바꿔주게 될까. 인도가 경제 강국으로서 등장하는 시간이 과연 도래할까.

인도 뉴델리의 정치 지도자들은 그러리라고 믿는 듯하다. 아니면 어쨌든 말만 그렇다고 하는 것이든지. 중국이 직면한 문제를 두고 인도의 금융장관은 “나는 이것이 기회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는 이제 지금까지와 다른 성장동력을 필요로 하는데, 인도가 바로 그 발전기라는 것이다. 8~9%에 이르는 성장 잠재력을 가진 나라, 세계경제가 필요로 하는 성장동력을 제공해줄 수 있는 ‘강력한 어깨’를 보유한 나라가 바로 인도다.

인도 정부의 경제 고문단 단장은 이 발전 과정을 “인도에 긍정적인 변화”라고 하면서 이것이 전세계 수출 시장에 돌파구 역할을 해주리라는 희망을 피력한다. “중국이 물러난 뒤 생긴 빈자리를 우리 인도가 차지할 수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이러한 낙관론을 확대시키고 있다. “인도는 세계경제가 희망으로 삼아야 할 나라 중 하나다. 개발도상국 중 어딘가에서 향후 경제성장이 일어난다면 그건 바로 인도다”라고 그는 말한다.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5년 4월 프랑스 툴루즈에 있는 ‘에어버스’ 본사를 방문해 인도 학생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REUTERS


수출 아닌 내수 기반의 성장 모델

중국 경제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고 현대화도 덜 되어 있지만 그래도 인도 경제는 몇가지 점에서 중국을 능가한다. 무엇보다 인도 경제는 대외 변수에 취약하지 않다. 이를테면, 인도의 주식시장은 최근 몇주 동안 중국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폭락했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그 결과가 중국보다 훨씬 덜 위협적이었다. 중국과 달리 인도에서는 노후 생계 보장책이나 재산 증식용 투자로서의 주식이 별 의미를 갖지 않는다. 많은 인도인들이 금, 장신구, 부동산을 안전 대책으로 생각한다.

설사 개인의 수입이 끊기거나 저축한 돈이 갑자기 사라져버리더라도 질기고 신축성 있는 ‘가족’이라는 네트워크에 여전히 기댈 수 있다. 마지막 발전 단계에까지 다다른 이 시대의 금융자본주의와 비교해볼 때 이런 이야기는 전부 목가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이 장치들은 위기를 이겨내는 데 큰 역할을 해낸다.

인도는 이제 더 이상 껍질 속에 갇힌 국민경제가 아니다. 경제 시스템이 사실상 사회주의 시스템이던 1980년대까지와는 완전히 다르다. 물론 다른 나라보다 글로벌 경제 시스템이 덜 통합됐고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차단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도는 브라질이나 러시아처럼 원료를 수출하는 나라가 아니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위기로 인해 야기되는 원자재 가격 붕괴에 시달리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원자재 수입국인 인도는 거기서 이익을 본다. 국민경제 성장을 위해 분투하는 신흥국들로 구성된 브릭스(BRICS)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인도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제일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최근 인도의 2015년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7%라는 발표가 있었다. 정부가 바라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이다. 그러나 현재 전세계가 처한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이것은 거의 유례가 없다고 할 만큼 높은 수준이다.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중국과 비교할 때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덜 예민하기도 하다. 중국은 ‘전세계의 공장’으로 변모했다. 수익성은 있지만 글로벌 경제의 수요에 종속된 경제가 된 것이다. 인도 경제는 내수 시장과 소비에 의존한다. 차츰 높아지는 인도 국민의 생산성과 그들의 욕구 상승에 의해 좌우된다. 고도로 국제화된 정보기술(IT) 분야와 별도로 전개되는 거대한 성공의 역사는 통상 인도 소비자들을 발견해내고 가꾸어가는 것과 연결돼 있다.

인도에는 샴푸라든가 얼굴에 바르는 크림을 소형 단위 포장으로 생산하는 제약회사와 화장품회사들이 있다. 그래서 임금이 보잘것없는 경비원과 그들의 아내도 이런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자가용을 장만할 처지는 못 되지만 그렇다고 자전거는 마음에 차지 않는 사람을 위해 소형 오토바이나 스쿠터 생산 업체가 있다. 현지의 온라인 쇼핑몰 업체 ‘플립카트’와 ‘스냅딜’은 급속도로 팽창하는 인터넷 소비재 시장을 두고 아마존과 경쟁을 벌인다. 이 모든 것은 추측이나 거품이 아니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욕구, 그리고 잠재력이 엄청나게 큰 한 거대한 국가의 발달 양상이 여기에 현실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인도의 경제 성장은 일종의 자체 원동력에 의해 추진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에너지가 (경제 도약을 하기에, 또는 심지어 세계경제의 떠오르는 별이 되기에) 과연 충분할지 한번 의심해보아야 한다. 중국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든 간에 이론의 여지 없이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중국은 경제력 증대를 위해 정치 차원에서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도는 전혀 다르다. 인도 정부는 정부가 책임져야 할 핵심 과제인 교육·건강·환경 부문에서 실패했다. 그런가 하면 경영이 부실한 은행이나 적자를 내는 항공 기업가들과 손잡고 있다.

   
▲ 2015년 9월 인도 뉴델리 외곽의 그레이터노이다 지역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전철 교량의 철골을 세우고 있다. REUTERS

2015년 봄 넉넉한 다수 의석을 보유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단호한 개혁 정치를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정부를 인수했다. 그러나 시급히 요구되는 간접세의 단순화, 사유화, 또는 산업 프로젝트용 대지 구입 규정과 같은 경제 부문의 핵심 테마에 관한 한 변화된 것은 많지 않았다. 그 대신 더 힘든 근무 규정을 받아들이도록 공무원들을 채찍질하는 정책, 잠에서 깨어나는 인도의 이미지를 외국에 알리는 캠페인만 무성했다. 그것은 계몽 군주의 절대주의이자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고 싶은 국부의 지칠 줄 모르는 근면함일 뿐 세계 최대 국가 중 하나인 나라(인도)의 체계적 개혁 정책은 아니다.

인도 정부는 자국의 저개발 생산 업체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전세계에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 시도는 성공을 거두었다. 애플과 소니 같은 IT 기업으로서 대다수 공장을 중국에 두고 운영하는 대만의 전자제품 생산업체 폭스콘은 50억달러(약 5조7천억원)를 투자해 인도에 제품 개발 및 생산 근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투자 환영의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인도에는 비즈니스를 반대하는 분위기와 당국의 발목 잡기 취미가 과거와 다름없이 저변에 흐르고 있다.


모디 정부의 개혁은 캠페인에 불과?

상대가 외국 대기업일 경우 특히 그렇다. 최근에는 식품검사소가 광역 긴급조치를 시행해 식품회사인 마기의 인스턴트 국수를 무역 품목에서 탈락시킨 일이 있었다. 이 식품이 납을 비롯한 유해 요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조처가 과연 정당한지는 의문이 들 만하다. 다른 나라에서는 마기 제품들이 성분 검사를 거쳐 무해한 것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인도의 정부 부처들에서는 다국적기업을 상대로 노골적으로 딴지를 거는 일이 확실히 인기가 있다. 이는 앞으로 경제 기적이 일어날 나라의 토양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 아직도 매우 가난한 나라에 속하는 인도는 대개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빠른 경제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국민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외국인까지 포함해서 많은 상인들이 부유해질 것이다. 그러나 인도가 ‘새로운 중국’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 Die Zeit 2015년 37호
Die ewige Nummer zwei
번역 장현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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