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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슈] 중국에서 길 잃은 국내 투자금 10조원
상하이증시 폭락에 국내 투자자 손실은 얼마?
[65호] 2015년 09월 01일 (화) 임광복 economyinsight@hani.co.kr
   
▲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라 중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다 환차손까지 이중의 손해를 보게 됐다. 중국의 한 은행원이 위안화를 세고 있다. 신화 뉴시스

2014년 후강퉁 시행 이후 ‘묻지마 투자’ 급증…
주가 폭락과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중의 손실


2014년 11월 후강퉁 시행 이후 8개월 동안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직접투자 거래액은 10조원에 이른다. 대부분 중국 증시의 급등세에 현혹돼 ‘묻지마 투자’에 나선 사람들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와 주요 언론사들도 중국 투자를 부추겼다. 그러나 급등세로 만들어진 거품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5년 6월 이후 연이은 주가 폭락으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30~40%에 이르는 손실을 봤다. 종목별로는 주가가 60~70% 하락한 기업도 많다. 게다가 중국은 8월 들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주가 하락과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국내 투자자들은 이중의 손실을 보는 상황이다.


임광복 <파이낸셜뉴스> 증권부 기자

중국 증시의 개방 확대로 고수익을 좇던 한국 투자자들의 ‘대륙의 꿈’이 조각나고 있다. ‘차이나 리스크’로 상하이증시가 롤러코스트를 타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어서다.

2014년 11월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매매)으로 중국 본토 금융시장의 개방이 확대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대륙 주식을 본격 매수하기 시작했다. 후강퉁 시행 이후 8개월간 국내 투자자의 중국 주식 직접투자 거래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한달 순매수액이 최대 4220억원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015년 6월12일 고점을 찍은 이후 3주 사이 30%가량 폭락하자 국내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입었다. 국내 투자자는 이 기간에 평균 30~40% 이상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한 40대 투자자는 “중국 증시가 계속 올라 올봄에 국내 주식을 팔고 중국에 투자했는데 뒤늦게 들어가 손해가 막심하다”며 “갑자기 폭락하는 바람에 손절매를 못해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펀드 등 간접투자 시장도 얼어붙었다.

70여개의 중국 본토 주식형 펀드도 최근 2~3개월 사이 대부분 두자릿수 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후강퉁 이후 꾸준히 중국 주식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아직 현지 상장사에 대한 정보는 크게 부족하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깜짝 정책’ 등 불확실성이 커 돌발 변수에 속수무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후강퉁 시행 이후 8개월간(7월16일 기준) 직접투자 거래액 10조4744억원을 기록했다. 1일 평균 거래대금은 727억원이다. 중국 주식 순매수 보유 잔고는 1조2182억원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후강퉁 이후 초반 3개월 동안(2014년 11월17일~2015년 2월13일) 월평균 5926억원어치의 중국 주식을 거래했다. 이후 4개월째(2월16일~3월20일) 8830억원, 5개월째(3월23일~4월23일) 2조6103억원, 6개월째(4월24일~5월26일) 1조6960억원, 7개월째(5월27일~6월23일) 2조5156억원으로 거래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중국 증시가 폭락한 뒤인 8개월째(6월24일~7월16일)에는 9917억원을 거래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상하이증시는 후강퉁과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2014년 말 이후 2배 이상 급등하면서 기대에 부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승의 기쁨은 잠시였다. 상하이증시는 2015년 6월 중순~7월 초 3주 사이에 세번의 ‘검은 금요일’을 맞으며 30% 폭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6월19일 -6.42%, 6월26일에는 -7.40%, 7월3일 -5.77%를 기록했다. 3주 새 우리 돈으로 3700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이후 8월 말까지 지수가 횡보하는 형국이지만 하루하루를 살펴보면 5% 안팎의 급등락이 계속 이어졌다. 수시로 폭락세가 연출되고 있다.

그뿐 아니다. ‘검은 금요일’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중국은 8월 중순 위안화 평가절하로 글로벌 환율전쟁에 나섰다. 사흘 동안 위안화 가치가 4.66% 폭락하면서 중국 본토 투자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본토 주식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본 국내 투자자들이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중의 손실을 보게 된 셈이다.

특히 상하이증시는 2015년 6월12일 5166.35포인트(종가 기준)로 고점을 찍은 뒤 7월8일 3507.19로 한달 새 1659.16포인트(32.1%) 폭락했다. 그러나 개별 기업들은 더 심각하다. 주요 중국 기업들은 2개월 새 고점 대비 최대 60~70% 폭락했다.

손절매 시기 놓친 국내 투자자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상하이증시 고점 이후 2개월 새(8월10일 기준) 후강퉁 투자가 가능한 569개 종목 중 535개(94%)가 하락했다. 의약·전자·보험 분야의 하락폭이 컸다. 특히 삼성전기·백륭동방·환욱전자·인민망·익백제약·강미약업·인복의약·중국평안·내몽군정 등 상장사는 60~75% 폭락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은행주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시가총액 2조260억위안(약 367조9천억원)으로 선두인 페트로차이나는 같은 기간 주가가 15% 빠졌다. 공상은행·건설은행·중국은행·농업은행·중국인수·시노펙·중국평안·교통은행·초상은행 등도 10~20% 하락했다.

   
▲ 2014년 말 후강퉁이 시행된 이후 중국 증시에 대한 묻지마 투자로 국내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됐다. 국내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외환은행의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와 원-위안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이에 따라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 70여종도 같은 기간 두자릿수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1.5~2배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펀드와 지수 연동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20~30%의 손실을 보았다. 하락폭이 컸던 주요 펀드는 ‘한국투자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CSI300 ETF’ ‘미래에셋TIGER차이나A레버리지 ETF’ ‘동양차이나RQFII중소형고배당’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1.5’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 등이다.

중국은 그동안 정부의 과도한 부양책으로 거품을 키워왔다. 또 상하이증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85%로 매우 높다. 이런 개미들이 빚내어 ‘묻지마 투자’를 하는 바람에 손실이 더욱 커졌다.

개미들이 빚을 내어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는 2014년 7월1일 2100억위안(약 38조2천억원)에서 2015년 6월18일 2조2천억위안(약 407조5천억원)으로 1년 새 10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는 2배 이상 급등했다. 개미들의 빚 투자가 증시 상승을 부추긴 것이다. 하지만 ‘검은 금요일’ 등으로 상하이증시가 폭락하자 신용융자 반대매매 등으로 개미들은 대규모 손실을 입고 떨어져나갔다. 신용융자는 50일 새 9500억위안(약 173조500억원)이 빠져 1조3100억위안(약 238조6천억원)으로 줄었다. 폭락의 여파는 컸다. 큰 손실을 입은 중국의 개인투자자 30여명이 자살했다.

중국 증시는 국유기업이 시가총액의 약 67%를 차지해 정부가 감독자와 이해관계자 역할을 겸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정부 수익이 감소하는 구조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증시 부양에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거품이 커져 약발이 잘 안 받는다. 중국 정부는 ‘검은 금요일’ 이후 기업공개(IPO) 정지, 1700여 급락 종목 거래 일시 정지, 위안화 환율 인하 등 다각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처럼 중국 증시는 시장 원리보다 정부 정책 변수가 큰 영향을 미친다. 선진국 증시보다 예측하기 어렵고 변동성도 크다. 또 우리는 아직 현지 기업의 다양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게다가 중국 증시는 부실기업 퇴출, 신용등급 관리 등이 느슨해 신뢰성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상장 이후 관리가 부실해 최근 5년간 연평균 퇴출 기업 수가 10.2개(0.4%)에 불과하다. 신용평가 시스템도 미흡해 최고 신용등급인 AAA기업이 무려 37.5%에 이른다. BBB등급은 0.26%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은 AAA기업이 1.4%에 그친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중국 증시는 부실 상장사가 많고 신용등급에도 거품이 끼었다”며 “자본시장 대외 개방 확대 정책에도 외국인 자금 유입은 아직 미미하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중국 주식 보유 비중은 3% 수준에 그친다. 그만큼 개방성과 투명성이 부족한 시장이다.

이에 따라 개방성과 투명성은 낮고 불확실성은 높은 중국 증시에 대한 ‘묻지마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은 중국 증시의 문제로 야기된 것이지만 2014년 말부터 2015년까지 이어진 개인과 증권사의 묻지마 투자가 빚은 참극이기 때문이다.

증국 증시는 그동안의 잇단 주가 폭락으로 지지선이 무너져 당분간 박스권의 움직임도 예상된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상하이종합지수는 급락 뒤 지지선을 탐색하면서 3500~4500의 박스권 움직임 가능성이 크다”며 “전반적인 경제지표 부진으로 추가 부양책이 나올 수 있지만 매수세 실종으로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해 상대적으로 중국 수출주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다. 부국증권 김성환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환율 안정을 포기하면서까지 경기부양 의지를 드러낸 만큼 취약한 수출 부문의 개선 효과로 수출주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키움증권 마주옥 연구원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7%로 하락했다”며 “중국 정부가 내수 위주의 성장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환율(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수출 증가와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lkbm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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