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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유명 맛집 음식 안방서 맛보게 하겠다”
‘배달의민족’ 운영하는 김봉진 (주)우아한형제들 대표
[65호] 2015년 09월 01일 (화) 정남기 economyinsight@hani.co.kr
   
▲ 김봉진 대표는 디자이너 출신이다. 그래서 경영 방침도 기존 회사들과 다르다. 전 직원이 월요일 오전을 쉬는 주 4.5일 근무제를 하고 있다. 사무실도 발랄하고 창의적인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한겨레 박승화 기자

‘배달의민족’은 자타가 공인하는 음식 배달 앱의 최강자다. 그런 배달의민족이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장 수익 면에서는 큰 손실이다. 하지만 김봉진 대표의 꿈은 크다. 배달의민족을 음식 종합 온라인 플랫폼으로 키워 국내 음식산업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음식 배달 서비스의 확산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배달 관행에 익숙지 않은 미국에서조차 관련 서비스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값싼 음식이 아니라 질 좋고 신선한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먹게 한다’는 그의 비전이 어디까지 실현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남기 편집장  

네이버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창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창업을 한 계기는 무엇인가.

엄청난 결단을 하고 창업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에 음식 배달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그리고 ‘배달의민족’ 앱을 운영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업자등록을 하게 됐다. 6개월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2014년 매출이 290억원이다. 앞으로의 성장 전망은 어떠한가.

음식 배달을 작은 서비스라고 생각하겠지만 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산업이다.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이미 번성하고 있다. 미래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달 서비스 자체가 일반 상품에서 식품과 음식으로 가는 추세다. 음식 배달은 훨씬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비즈니스다.

주요 공략 계층은 누구인가.

직장인, 가정주부, 학생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 직장인이 가장 중요하다. 충성도와 매출기여도가 높다. 반면 학생은 객단가가 낮고 가격에 민감한 계층이어서 기여도가 낮다. 그러나 브랜드 확장에는 학생들이 큰 역할을 한다. 주택가 주문은 주말에 집중된다.

배달 음식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관이 있다.

음식점 사장님들과 함께 위생관리 등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배달원의 안전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오토바이 안전 운행 방법을 집중적으로 교육한다.

수수료를 안 받겠다고 선언했다. 그럼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나.

‘배달의민족’ 브랜드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의 성장 방안을 고민했다. 더 좋은 음식을 잘 전달해주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그런 취지에서 ‘배민프레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수수료를 둘러싼 논란 등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문제되는 부분이 있으면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들어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수수료를 최고 20%까지 받는다고 소문났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과거 수수료율도 평균 6.47% 정도였다.

홈간편식 시장 규모 몇년 뒤 10조원대

수수료를 받을 때도 광고 수입이 매출의 절반 이상이었다. 수수료 수입보다 많았다. 앞으로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려고 한다. 더 많은 서비스와 새로운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신사업으로 ‘배민라이더스’가 있다. 배달을 하지 않는 유명 맛집의 음식도 배달되는 것인가.

유명 맛집들은 대부분 ‘테이크아웃’ 방식의 판매를 한다. 그런 맛집의 음식을 대신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면 석촌호수4거리의 오모리찌개 잠실 본점을 비롯해 아웃백스테이크·불고기브라더스·본죽·봉추찜닭 등이 해당된다. 맛집들의 호응도 좋다. 자체 배달망이 없는데 우리가 대신 배달해주니까 매출이 늘게 된다. 다만 배민라이더스 서비스는 아직 송파구에서만 한정돼 있다. 9월에 강남구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차츰 강북의 맛집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혀가겠다. 자체 배달 인력을 채용해 운용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전에 먹어보지 못한 좋은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됐다. 식당은 배달로 인한 추가 매출이 생긴다. 더불어 좋은 음식이 배달됨으로써 기존 선입관이 사라지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배민프레시 서비스가 있다. 이 서비스는 음식을 직접 조리해 배달하는가.

직접 조리하는 것은 아니다. ‘셰프의 레시피’ ‘츄링’ ‘더 반찬’ 등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잘 알려진 업체를 중심으로 음식과 식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다만 일반 식당에서 조리된 음식은 아니다. 식품과 음식의 유통·물류를 담당하는 플랫폼이다. 과거 가정식 배달 서비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가정식 배달 서비스가 실패한 것은 유통·물류가 전문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일반 택배는 음식에 특화돼 있지 않다. 우리는 배달 과정에서 신선 냉장 차량만 사용한다. 또한 밤 10시~아침 7시에 음식이 도착하도록 한다.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할 때 가정에서 가장 받기 쉬운 시간대다. 음식이나 식품을 경비실이 대신 받는 관행을 없애려는 것이다. 기존 택배 시스템과 차별화해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홈간편식(HMR)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

홈간편식은 경기가 안 좋을수록 커지는 시장이다. 최근에는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더 활성화됐다. 식단과 함께 나가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두 번씩 배달받아 생활하면 편리하다. 닭볶음탕, 고등어조림, 나물류 등 반찬 종류가 다양하다. 장기적인 모델은 음식 종합 온라인 쇼핑몰이 되는 것이다. 영국에선 그로서리(grocery·식료품, 잡화, 일용품을 파는 상점) 시장의 10%가량이 이미 온라인 시장으로 전환됐다.

   
▲ ‘배달의민족’은 국내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최강자다. 김봉진 대표의 꿈은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는 유명 맛집의 음식까지 고객들이 안방에서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한겨레 박승화 기자

경쟁 업체가 많다.

당장 경쟁하는 업체는 ‘요기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카카오톡 등 모든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경쟁자다. 이들 업체는 음식 배달 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동반자기도 하다.

아직까지 시장을 키워가는 단계다. 홈간편식 시장만 해도 성장 속도가 엄청나다. 2013년엔 1조원 규모였지만 2014년 1조7천억원으로 성장했고, 2015년에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몇 년 뒤에는 10조원 규모를 넘어설 것이다.

음식 이외에 다른 생활 관련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나.

음식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음식에 특화된 배달 서비스를 정착시키는 게 과제다. 특히 음식 온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이것이 노하우이자 경쟁력이다. 우리의 비전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먹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적의 상태로 배달하는 것이 목표다. 그 외의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푸드테크’의 개념이다.

가격 할인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격 경쟁이 많이 벌어졌다. 몇몇 온라인 쇼핑몰은 한번 주문할 때마다 5천원씩 할인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가격 할인으로 인한 시장 구도의 변화는 별로 없다. 가격만으로 결정되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이 성숙하면 소비자가 가격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우리는 좋은 음식의 배달에 초점을 맞춘다.

‘좋은 음식’이란 어떤 음식을 말하는가.

첫째는 (가격과 품질 면에서) 적절한 음식이다. 배달의민족이 주로 서비스하는 치킨, 피자, 짜장면 등이 그런 음식이다. 둘째는 (그동안 밖에서 사먹어야 했던) 품질이 뛰어난 음식이다. 배민라이더스가 직접 배달하는 음식이 그렇다. 셋째는 신선한 음식이다. 배민프레시가 이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넷째는 가족이 경험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음식이다. 반조리 제품을 레시피와 함께 배달해 직접 조리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배민쿡’을 운영하고 있다.

2014년 말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원을 유치했다고 들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의 국외 투자자들이다. 그쪽이 먼저 제의해왔다. 이 시장은 계속 커져갈 것이고, 그 시장의 1위 사업자가 배달의민족이다. 그런 판단으로 투자한 것으로 안다.

상장 계획은 없나.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없다. 서비스의 라인업이 안정적으로 갖춰질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사업하면서 가장 힘든 때는 언제였나.

어려운 일이 많았다. 사업 초기 수입이 전혀 없었을 때, 기대하던 투자가 무산됐을 때, 그리고 언론이 수수료 문제로 비판할 때 힘들었다. 그래도 가장 힘든 때는 초기였다. 직원들에게는 월급을 제대로 줬지만 창업자는 기껏해야 100만원씩 가져가곤 했다. 네이버 근무 때의 수준으로 수입을 회복하는 데 2년가량 걸렸다. 그때 아내와 얘기를 많이 나눴다. 아내는 당시 이렇게 말했다. “당신 나이는 사업을 하지 않았어도 힘든 나이야. 회사에 있다 해도 승진과 퇴직 등의 문제를 놓고 그만큼 힘들었을 거야.” 그 말이 내게 많은 위로가 됐다.

우리가 발생시킨 매출로 처음 월급을 제대로 가져갔을 때 감정이 북받쳐올라서 울었다. 돈을 버는 게 진짜 힘들구나, 이걸 느꼈다. 사업하면서 돈과 삶에 대한 의미를 더 많이 배운 것 같다.

사업을 하면서 중요시하는 게 있다면.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 안에서 사람들과 나누는 경험과 추억도 소중하다. 사람들은 회사에서 힘들게 돈을 번 뒤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실제 회사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다.

‘주 4.5일 근무제’와 ‘지만가’ 서비스

1년 열심히 일해서 유럽 여행을 간다고 가정해보자. 행복한 유럽 여행 기간이 얼마나 되겠나. 회사에서도 일하면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또 그게 중요하다. 구성원들의 관계를 건강하게 해줘야 한다. 그러면 소속감이 높아지고 일도 열심히 하게 된다.

행복에 대해 많이 생각한 것 같다.

직원들에게 어떤 회사가 됐으면 좋겠냐고 많이 물어봤다. 복지 얘기를 많이 하더라. 그래서 어학사전을 찾아봤더니 복지는 ‘행복한 삶’이라고 돼 있더라. 그래서 최근 2년 동안 행복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 거기에 답이 나와 있더라.

행복을 찾으려면 무엇보다 행복한 사람들 사이에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속에서 나만의 행복을 찾으려 하지만 그것은 어렵다. 그러려면 주위 사람들이 행복해져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면 나도 행복해지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이를 구현하나.

우리 회사는 서로 웃으며 인사한다든가, 함께 봉사의 기회를 찾는다든가, 가족 생일을 챙긴다든가 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쓴다. 가족(부모와 장인, 장모까지)의 생일이 있으면 일주일 전에 본인과 해당 팀장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당일에는 오후 4시에 퇴근하게 한다. ‘지만가’(지금 만나러 갑니다) 서비스다. 이 제도의 특징은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또 우리 회사는 주 4.5일 근무제다. 월요일 오전에 2시간30분 정도 쉬는 것이다. 평소 야근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걸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사실 직원들은 쉬는 시간 이상으로 일한다. 본인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주려 한다.

개인적으로 남보다 나은 점이 있다며 무엇인가.

나는 디자이너 출신이다. 대학 때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래서 그런지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구체화하는 경우가 많다. 상상력을 가지면서도 그것에 그치지 않고 구체화하는 훈련이 돼 있다. 디자이너로서는 별다른 능력이 아니지만 경영자로서는 남다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디자인에는 정답이 없다. 문제가 하나라고 해서 하나의 답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답이 있을 수 있고, 내 생각이 언제든지 틀릴 수 있다. 지금은 맞지만 나중에는 안 그럴 수도 있다. 하나의 정답을 찾기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찾아가는 경영을 하려고 한다.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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