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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해운산업의 전쟁터, 해로와 운하
해양경제의 모든 것- ① 바닷길
[64호] 2015년 08월 01일 (토) 제라르 뱅 economyinsight@hani.co.kr
   
 

해양은 지구 표면의 70.8%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지구상 최초로 생명이 탄생한 곳이다. 지금도 어류, 포유류, 파충류, 갑각류, 해조류 등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다. 해양은 옛날부터 인간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바닷길을 통해 교역이 발달했고 풍부한 어족자원은 인류의 식량저장고 역할을 했다. 그뿐만 아니다. 바다는 에너지 및 광물 자원의 보고기도 하다. 현대에 들어서는 산업의 입지가 내륙에서 해안으로 옮겨지면서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었다. _편집자

해운산업의 전쟁터, 해로와 운하

바다는 넓다. 하지만 해운사 선박들이 몰리는 해로는 그렇게 많지 않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항만과 운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항만과 운하에서도 대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파나마 인근 니카라과에서 중국 자본에 의해 또 다른 운하가 건설되고 있다.

   
▲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이 2014년 9월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현재 파나마 운하에서는 거대 컨테이너선들이 운하를 통과할 수 있도록 증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REUTERS

제라르 뱅 Gérard Vindt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매일 700여척의 선박이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도버해협을 오간다. 대양은 거대하다. 그리고 육로처럼 엄청난 기반시설을 구축하지 않아도 운항이 가능한 해로가 많다. 그러나 상선들은 화물을 운송할 때 화물의 종류, 수출국이나 수입국의 항구, 로테르담 또는 싱가포르 컨테이너 터미널 같은 중간 물류 기항지까지의 여정, 해협이나 운하와 같은 통과 지점에 따라 특정 해로를 선호한다.

오늘날 전세계 상품의 80%는 바다를 통해 운송된다. 특히 공산품 운송은 동아시아가 주요 해로의 출발점이다. 석유 제품의 운송은 대부분 중동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해운을 이용한 상품의 평균 이동거리는 운송 및 통신 분야의 기술 진보 덕분에 점점 단축돼 현재는 7천km 정도다. 하지만 운송 요금을 살펴보면 해로보다 최종 목적지에 이르는 마지막 육로에서의 요금이 가장 비싸다.

   
 

각국 정부와 항구, 그리고 민간 해운회사들은 상선이 자신의 항로를 이용하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인다. 예를 들어 홍콩에서 미국 뉴욕까지 상품을 운송할 경우 4개의 선택지가 존재한다. 첫째, 로스앤젤레스까지 2만750km를 이동한 뒤 미국 대륙 횡단열차를 이용해 동부 해안까지 4천km를 이동하는 것이다. 둘째, 파나마 해협을 통과해 2만9천km를 이동하는 방법이다. 셋째, 서쪽으로 기수를 돌려 수에즈 운하와 대서양을 건너 2만1400km를 이동한다. 넷째, 희망봉을 통과하는 방법으로 총 2만5500km를 이동한다. 이 네 방법 중 기항지를 고려하고 시간과 비용을 계산한 뒤 견적서를 비교해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현재 10여개 해운회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해운 시장은 점점 더 독점화되고 있다. 해운 시장의 규모는 1980년대 이후 세계화 현상의 진전에 힘입어 3배 이상 커졌다.

해마다 약 10만척의 상선이 공해를 누비며, 수천여척이 방글라데시·인도·파키스탄·중국에서 해체되고 폐기된다. 5천척의 컨테이너선은 수량 기준으로 전세계 상품 운송의 16%를 담당하지만 가격 기준으로 계산할 때는 50%의 상품을 운송한다. 적재량을 기준으로 하면 곡물·광물 등 비포장 상태의 원료를 운반하는 화물선이 전체 해상 상품 운송의 40%를 차지한다. 이어서 유조선이 30%, 그 밖에 가스선이나 화학물질 운송선 같은 특수 선박과 일반 상선이 나머지를 담당한다.

세계 최대 선단들은 그리스·일본·중국·독일 선박왕들의 소유다. 하지만 컨테이너선 용선은 해운업계 1, 2, 3위 기업들인 덴마크 머스크그룹, 스위스 MSC, 프랑스 CMA-CGM이 장악했다. 특히 CMA-CGM은 중국과 쿠웨이트 해운선사와 합작해 아시아-유럽 해운의 20%를 담당한다. 그런데 전세계 선박의 73%는 선주 국적 선박이 아니라 외국 국적 선박이다. 이 가운데 10%는 파나마 국적 선박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선박이 외국 국적으로 등록되는 이유는 승무원 고용 때 당국의 간섭을 받지 않을 수 있고 관세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중국 억만장자가 짓는 니카라과 운하 

해로의 안전 문제는 우선 유지·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선박에서 기인한다. 국제 해양법은 선박의 관련 기준 준수를 규정하고 있다. 일단 선박의 유지·보수를 포함해 모든 것이 관리와 통제의 대상이다. 그러나 해로의 안전 문제는 해적 활동과도 관련이 있다. 해적 증가는 연안국 정부의 통제력 상실과 빈곤에 기인한 바가 크다. 2011년 소말리아 해역에서 기승을 부렸던 해적들은 중국과 프랑스 전함의 효율적인 공동작전으로 소탕됐다.

운송 수단은 범선에서 증기선으로 빠르게 대체됐다. 19세기의 화물수송선인 쾌속범선은 여전히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증기선의 등장은 기존 해로 이용 체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증기기관과 프로펠러가 장착되고 선체가 금속으로 건조된 증기선은 화물 적재량도 범선보다 많다. 기관 작동에 필요한 석탄 소비량을 줄이고 항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대서양과 북태평양, 또는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최단 거리의 해로를 이용한다.

현재 파나마 운하에서는 운하의 일일 수용 능력을 확대하고 거대 컨테이너선들이 운하를 통과할 수 있도록 증설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한 억만장자가 니카라과 운하 건설에 엄청난 자금을 투자했다. 2014년 공사가 시작된 니카라과 운하는 완공 뒤 파나마 운하의 경쟁자가 될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안방까지 들어온 중국의 지정학적·경제적 공세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5년 7·8월 합본호(제348호)
Les routes maritimes
번역 박수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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