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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5호] 2010년 09월 01일 (수) 한광덕 economyinsight@hani.co.kr

 1990년 겨울 첫 직장에 출근했다. 회사에서 신원보증인 세 사람의 사인을 받아오라고 했다. 잠시 고민하던 중 보험회사에 돈 좀 내고 신원보증서를 받아 제출하면 된다는 주변의 조언을 듣고 그렇게 했다. 그러자 회사 인사부 직원이 버럭 화를 냈다. ‘사람’의 신용을 알아보겠다는데 왜 그걸 ‘물적’ 보험으로 대체하느냐는 것이다.

  2007년 시작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언론에서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이라고 불렀다. 좀 의아했다. 주택을 우량과 불량으로 나눌 수는 있다. 하지만 ‘주택’ 자체가 부실해서 대출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 빌린 돈을 감당하기 힘든 ‘차입자’가 연체해서 생긴 사태이므로 ‘저신용자 주택담보대출’이 더 적절한 풀이라고 생각했다.

 공동체가 잘 돌아가려면 무엇보다 믿음이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에서 믿음은 신용이다. 한국적 자본주의에서는 학연, 지연이 든든한 신용이다. 이런 신용이 없으면 비용이 든다. 금융기관은 신용을 주고 돈을 받으려 한다. 그게 가깝게는 2007년 미국의 신용파생상품이고 멀게는 1990년 한국의 신원보증서였던 모양이다.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위코노미>(WEconomy)로 세상에 나올 뻔했다. 창간을 준비하던 올봄, 월간지 제호 후보로 ‘정글 자본주의’의 출구 찾기란 콘셉트를 가진 <WEconomy>가 유력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운 사람 도와주며 돈도 번다’는 월스트리트식 자선 혹은 빌 게이츠식 기부의 뉘앙스를 풍긴다는 반론에 부딪혀 아쉽게도 중도 탈락하고 말았다.

 그랬던 <WEconomy>가 이번호 커버로 부활한다. 9월호 표지이야기는 ‘착한 사마리아 은행’이다. 금융위기 이후 대안금융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은행의 성적표가 높게 나왔다. 특히 독일 GLS방크의 대약진은 ‘착한 고객’의 가슴을 부풀게 하고 있다. 서민 소액금융은 원래 브라질과 인도에서 활발하게 생겨났다고 한다. 독일과 인도는 물론 이번에 본지가 추가로 제휴한 브라질 매체를 통해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지구촌 현장을 두루 살피고 비교할 수 있다.

 매체와 독자의 관계도 신용으로 이뤄진다. 특히 정기독자는 신뢰를 바탕으로 비용을 선지급했다. 매체가 무이자로 받은 선수금은 장부상 부채이면서 미래의 자산이다. <이코노미 인사이트>도 신용을 잘 지켜 ‘착한 독자’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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