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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연금 고갈 막자”… 각국 정년연장 고민중
고령화 시대의 정년과 연금- ③ 선진국 사례 분석
[62호] 2015년 06월 01일 (월) 저우톈 economyinsight@hani.co.kr
   
▲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정년 연장에 대한 고민이 이뤄졌다. 미국 중장비 업체 엘리콧의 40~50대 간부들이 볼티모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일본·프랑스·독일 등 정년 62~67살… 정년 늦을수록 납부액 적고 수령액 상승

정년 연장에 대한 고민은 중국뿐만 아니라 일찌감치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에서 이뤄졌다. 이들 나라에서는 정년 연장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각 나라의 상황에 맞춰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몇년에서 몇십년의 과도기를 두고 점진적으로 정년을 늘려왔다. 일본, 프랑스, 미국의 정년 연장 사례를 살펴본다.


저우톈 周天 <차이신주간> 기자

세계 각국은 이미 정년 연장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 프랑스, 스웨덴이 전형적인 사례로 현재 새로운 정년 연장 정책을 실행 중이다. 세계 각국의 정년 제도는 천차만별이지만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개발도상국의 법정 퇴직 연령은 선진국보다 낮다. 이는 평균 기대수명과 관련이 있다. 남성과 여성의 정년퇴직 연령 격차도 개도국이 선진국보다 크다.

정년 연장의 구체적인 방법은 각국이 대동소이하다. 보통 몇년에서 몇십년 사이의 과도기를 두고 점진적으로 정년을 늘리는데 1년에 몇개월씩 늦춘다. 독일 정부는 2012년 1월1일부터 12년에 걸쳐 정년을 1년 늘리기로 했다. 1년에 1개월씩 늘리는 셈이다. 그리고 다시 6년에 걸쳐 1년을 늘리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해서 2030년이 되면 정년이 67살로 늘어난다.

일본의 정책은 정년 연장의 가장 전형적인 사례다. 2014년 고령화가 가장 심각한 일본에서 65살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25.9%에 달했다. 일본은 2007년부터 인구가 줄고 생산가능인구도 감소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60년이면 65살 이상 노인 인구가 40%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본의 노인 부양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은 1994년 정년을 55살에서 60살로, 2006년 60살에서 65살로 연장했다. 대신 ‘유예기간’을 둬 기업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줬다. 1994년 60살 정년을 법제화했지만 해당 법의 시행을 1998년까지 4년 유예했고, 그사이 일본 기업들은 임금 및 퇴직금 제도를 개편해 인건비 부담 완화를 추진했다.

일본, 65살… 노사가 연장 방안 선택 가능

일본은 3가지로 구성된 노후보장체계를 구축했다. 첫번째 부분은 국민연금으로 기초연금보험에 해당한다. 일본의 모든 20살 이상 60살 이하 국민은 직업을 불문하고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법률로 규정해 가입 대상이 광범위하다. 두번째 부분은 후생연금과 공제연금이다. 후생연금은 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공제연금은 공무원이 대상이다. 노동자와 사업자가 각각 절반씩 연금보험료를 부담한다. 세번째 부분은 기업연금으로 기업과 개인이 자발적으로 가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3개 연금이 모두 연금보험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노인들은 풍족한 연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금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그 혜택이 축소됐다. 그 때문에 일본 청년층은 연금보험제도를 신뢰하지 않는다. 일본의 한 생명보험회사가 2015년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20살 이하 응답자 가운데 17%가 ‘나이가 들면 정부가 제공하는 연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비율이 58.6%로 6년 연속 하락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한 젊은 일본인은 본인도 연금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젊은 세대는 대부분 노년에 연금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불신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노인은 매월 충분한 연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지만 앞으로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 것이다.

연금 개혁은 일본에서 중요한 정치적 의제지만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늙어서도 일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 2013년 65살 이상 노인 가운데 20% 이상이 일자리를 갖고 있다. 그해 65살 이상 노인이 전체 취업인구의 10.1%를 차지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노인이 일을 그만두지 않는 것은 최근 정부가 추진한 연금 개혁과 관련이 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2013년부터 일본 남성의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61살로 조정됐고 그 뒤 3년에 1살씩 연장돼 2025년에는 65살이 된다. 여성은 남성보다 5년 늦게 실시해 2018년부터 2030년까지 12년에 걸쳐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5살로 늦출 예정이다.

이처럼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5년 늦추는 대신 정년퇴직 연령을 연장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소득 공백기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일본은 고령자취업안정법을 제정해 2013년 4월1일부터 기업이 노동자를 65살까지 고용하도록 의무화했다.

고령자취업안정법에는 기업이 정년퇴직 연령을 높이거나, 퇴직제도를 폐지하거나, 노동자를 재고용하는 3가지 방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노동자가 65살까지 일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기업은 노사 양쪽의 동의를 전제로 퇴직 노동자를 재고용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기업 입장에서 정년 연장이 손해는 아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60살 이상인 노동자에게 기존 임금의 60~70%를 지급하되 반나절만 근무하도록 근무시간을 단축해 숙련된 노동력을 이용하면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정년 뒤 재고용 제도를 도입했다. 혼다자동차의 경우 퇴직 노동자를 재고용하되 근무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음료업체 산토리 등은 아예 정년을 65살로 늘렸다.

프랑스, 62살… 연장 안 하고 보험료 더 많이 낸다

그럼에도 연금의 재정 결손금은 계속 늘었고,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8살 또는 70살로 늦춰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됐다. 아직 강제로 시행하지는 않았지만 기업의 정년 연장을 유도하기 위해 장려제도를 도입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정년을 70살 이상으로 늘린 중소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모든 국가의 국민이 일본처럼 정년 연장을 수용한 것은 아니다. 특히 선거민주주의가 발달하고 노조문화가 성숙한 선진국에서 정년 연장은 정치인들이 논의하기 꺼리는 대표적인 의제다. 파업 전통이 강한 프랑스에서 정년퇴직 문제는 정국을 뒤흔들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1983년 사회당 집권 시절 경제 상황이 양호해지자 프랑스 집권당은 정년을 앞당겨 일자리를 더욱 많은 청년층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정년을 65살에서 60살로 앞당겼다. 하지만 퇴직자가 연금수급액 전부(퇴직 전 소득의 80%)를 받으려면 연금보험료 납부 기간이 만 40년을 채우거나 65살에 퇴직해야 했다. 또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복지 부담이 가중되면서 연금 적자가 갈수록 늘어났고 정년제도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에 따라 2010년 정부가 정년 연장에 착수하자 사회 각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강력하게 개혁을 추진했고 60살이던 정년을 해마다 4개월씩 연장해 2016년에 정년을 62살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퇴직자는 67살부터 연금수급액 전부를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 프랑스 노동자들이 2015년 4월 정부의 연금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에서 정년 연장 문제는 정국을 뒤흔들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REUTERS

이 방안이 발표되자 전국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정부의 정년 연장에 반대하기 위해 프랑스 국민은 2010년 9월 전국적으로 총파업을 추진했다. 정부 쪽 추산에 따르면 민간 기업과 공공서비스 분야 노동자 110만명이 파리와 리옹 등 대도시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반대론자들은 부유층에 대한 과세를 늘리고 투기 활동을 단속해 재정적자를 메워야지 정년을 연장해 공공재정 적자와 채무 위기를 일반 국민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2012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정년을 60살로 되돌리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결국 사르코지는 연임에 실패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2012년 취임 뒤 새로운 정년 정책을 추진했다. 이 정책은 18살부터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연금보험료 납부 기간인 만 41년5개월을 채운 노동자는 60살에 퇴직해 바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정책으로 약 11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리솔 투렌 보건복지부 장관은 “새로운 정년 정책은 2010년 개혁 당시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은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공평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62살인 법정 정년을 바꾸지는 않았다. 사르코지가 2010년 추진한 정년 개혁 방안의 핵심 요소를 그대로 유지했다.

2013년에는 새로운 정년 개혁 방안이 통과됐다. 62살인 법정 퇴직 연령을 유지하되 연금 보험료율을 조정했다. 2014년부터 재직 노동자와 사업주의 기초연금 보험료 비율을 0.15%씩 인상하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해마다 0.05%씩 올려 4년 동안 0.3%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도 2020년까지 연금보험료 납입 기간을 늘리지 않지만 2020년부터 2035년까지 납입 기간을 41년5개월에서 43년으로 연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근무 여건이 열악한 노동자와 여성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고된 직업 종사자들은 조기에 퇴직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미국, 67살… 늦게 퇴직할수록 연금 더 받는다

이 개혁 방안 역시 반대에 부딪혔다. 특히 봉급생활자들은 이번 개혁으로 인해 연금보험료 납입 금액과 세금이 늘어 부담이 커지게 됐다고 판단했다. 야당 역시 해당 개혁안으로 연금기금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고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바뀌면서 정년 정책도 수시로 바뀌었다.

미국은 최초로 사회보장법을 제정한 국가로 현행 연금체계는 3단계로 구성돼 있다. 1단계는 정부가 강제로 집행하는 국가연금이다. 전국의 직장인 대부분이 가입해 정년 뒤 가장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해주는 기반이 된다. 2단계는 정부 또는 사용주가 자금을 출자하는 복지 혜택 성격의 개인연금이다. 이는 공공부문과 민간기업 연금으로 나뉜다. 3단계는 개인이 스스로 관리하는 직장가입연금이다. 개인이 선택해서 가입하고 연방정부는 세금 혜택을 제공해 연금을 보조한다.

미국의 법정 정년은 보통 1단계 연금인 국가연금을 수령하는 나이다. 1935년 제정된 사회보장법은 국가연금 수령 나이를 65살로 규정했다. 1980년대 초부터 정년을 조정하기 시작해 1983년 미국의 사회보장법은 2017년까지 65살인 정년을 67살로 연장하도록 바꿨고, 30년 이상의 과도기를 설정했다.

정년퇴직 연령을 설정할 때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출생연도에 따라 차등을 뒀고, 국가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법정 연령만 규정했다. 그리고 규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연금 수급 대상에 따라 3가지로 나눠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또한 62살부터 앞당겨 연금을 받을 수도 있고 70살 이후로 연장할 수도 있는데 상황에 따라 연금 수급 혜택이 달라진다.

탄력적인 3가지 운영 방안을 살펴보자. 첫번째는 조기퇴직의 경우다. 조기퇴직을 선택하면 이르면 만 62살부터 퇴직할 수 있다. 그만큼 연금수급액은 줄어든다. 연금 전액의 70%를 수령할 수 있고 매월 금액이 늘어난다.

두번째는 정년퇴직이다. 만 67살을 채우면 정년퇴직을 신청할 수 있고 연금 전액을 받는다. 1937년 이전에는 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법정 연령이 65살이었지만 1945년 이후 66살로 늘었고 1960년에는 67살로 늘었다. 1938~42년 출생자들은 1년 간격으로 2개월씩 정년이 늘어나 1938년생은 66살 2월, 1939년생은 66살 4월, 1943년생은 66살에 정년이 돌아온다.

마지막 세번째는 장려 대상인 정년 연장이다. 최장 만 70살까지 일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정년에 퇴직한 사람보다 연금을 3분의 1가량 더 많이 받는다. 강제성은 없지만 조기퇴직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정년을 연장한 사람에게 혜택을 주자는 취지다. 갈수록 많은 국가에서 이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 財新週刊 2015년 12호 延遲退休的日法美選擇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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