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커버스토리 > 2015년
     
[Cover Story] 청년실업 대책 세우고 산아제한 풀어야
고령화 시대의 정년과 연금- ② 중국의 정년 연장 연착륙 방안은?
[62호] 2015년 06월 01일 (월) 스루이 외 economyinsight@hani.co.kr
   
▲ 중국 정부가 정년 연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정년 연장에 따른 청년 취업난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014년 12월 중국 충칭에서 열린 취업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REUTERS

청년 취업난 악화 가능성… 산아제한 완화 등 출산 장려 정책과 병행해야 고령화 차단 가능

중국 사회에서 정년 연장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큰 흐름이다. 정년을 5년 연장하면 개인양로보험은 정부 지원 없이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 문제는 얼마나 부작용 없이 정책을 도입하느냐에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청년 취업난 심화 가능성이다. 따라서 정년 연장과 산아제한 완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출생률이 높아지면 정년을 많이 늘리지 않아도 고령화 속도가 크게 늦춰지기 때문이다.

스루이 石睿 쉬허첸 徐和謙 장보링 張伯玲 <차이신주간> 기자

남녀 노동자의 정년을 모두 65살로 연장하는 것은 결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은 아니다. 자오야오훼이 중국 베이징대학 중국경제연구센터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 정년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상황도 같아서 미국은 기존 65살에서 67살로 정년을 늘렸고, 일본도 65살에서 70살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정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후지예 중국정법대학 교수는 2013년 월간지 <중국개혁>에 기고한 글에서 “정년 연장은 반드시 건강기대수명 범위 내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기대수명을 통해 국민의 종합 건강 상태를 반영하도록 권고했다. 2010년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중국인의 기대수명은 73.5살이지만 건강기대수명은 66살에 불과했다.

후지예 교수는 “다른 요인을 배제했을 때 단순히 기대수명이 1살 늘어나면 정년을 8개월 늘려야 양로보험제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정년을 늘린다면 1년 연장할 때마다 연금 수령액을 5~9% 늘려 참여를 독려하되 건강기대수명인 66살을 초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펑진 푸단대학 경제학과 교수 겸 취업사회보장연구센터 연구원은 “양로보험기금 수지 균형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중국 남성과 여성의 정년을 각각 5년씩 늘릴 경우 2030년이면 개인양로보험기금의 수지 균형을 맞출 수 있어 정부의 재정 보조가 필요 없게 된다”고 말했다.

샤오원 미국 스탠퍼드대학 교수(경제학)는 무엇보다 국민에게 준비 기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퇴직을 앞둔 노동자의 경우 규정을 바꾸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년을 앞둔 55살 노동자에게 65살에 퇴직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40살 노동자에게 정년을 60살에서 65살로 연장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다. 2050년에 퇴직 예정인 25살 전후 노동자에게 65살에 퇴직할 수 있다고 알려주면 그만큼 준비할 시간이 길어진다.” 그는 중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2025년을 전후해 정년을 연장해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그때까지 정년 연장 방안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과 관련된 정부의 표현을 살펴보면 ‘사회보장 12차 5개년 계획 요강’에서 ‘탄력적 연장’이었던 것이 18기 3중전회에서는 ‘점진적 연장’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진웨이강 인적자원사회보장부 사회보장연구소장은 ‘탄력적 연장’과 ‘점진적 연장’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탄력적’이란 것은 획일적인 개혁이나 조정이 아니라 국민의 다양한 현실을 고려해 일정한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고. ‘점진적’이란 것은 정년 연장이 장기간에 걸친 과정이라는 의미다.”

웨이샹진 아시아개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년 연장과 관련해 ‘탄력적 시스템’ 도입을 주장했다. “2015년 45∼50살 여성에게 정년을 연장하거나 현행 규정대로 퇴직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주고 정년을 연장할 경우 어느 정도 세금을 감면해주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는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세금을 감면해줄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정책으로 인한 연금 지출 절감이 정부가 포기한 세금보다 많기 때문이다. “청년층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추진하면 된다. 예를 들어 앞으로 매년 6개월씩 정년을 연장해 최종적으로 6~8년 연장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년 5년 늘리면 개인양로보험 수지 균형

많은 학자들이 정년 연장에 찬성하고 있으며 이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한다. 야오양 베이징대학 국가발전연구원 원장은 “현재 정부에서 제시한 정년 연장 실시 계획은 전반적으로 양호하지만 5년 동안 기다렸다가 시행할 필요는 없다. 2022년이면 연금 부담이 상당히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년 연장에 따른 청년 취업난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아직까지 정년 연장과 취업난의 관련성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없지만 중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실과 대학 졸업자가 해마다 늘고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신규 노동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정년 연장이 취업난을 가중할 것은 분명하다.

탕쥔 중국사회과학원 정책연구센터 사무국장은 “정년 연장 정책으로 청년 취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적극적으로 정년 연장을 추진하는 나라는 대부분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유로존 국가들인데 2014년 10월 현재 이들 국가의 실업률은 각각 11.5%·10%고, 실업자 수는 각각 2440만명·1840만명이었다. 이들 국가의 25살 이하 청년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두배 이상 높다. 중국의 노동시장은 공급 부족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정년을 연장한 뒤 노인 인구의 취업을 보장하지 못할 수 있다. 정광화이 난징대학 사회정책과 부교수는 노인 인구의 실업 문제를 우려했다. 정년퇴직 뒤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안 된 노동자가 새로운 직업을 찾지 못하고 기업도 재고용을 원하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 줘쉐진 상하이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정년 연장 뒤 노인의 지속적인 취업을 장려하고 기업도 노인 노동자를 채용하도록 독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2015년 5월17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이 학사모에 ‘나를 고용하라’라는 문구를 적어 넣었다. AP 뉴시스

정년을 연장한 노동자의 건강 상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오야오훼이 교수는 “정년 연장 정책이 성공적인 평가를 받으려면 국민의 건강 상태를 개선해 건강한 고령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력이 약하고 질병이 있는 사람들이 정년을 연장하도록 압박을 받으면 참담한 고령화 사회가 될 것이다.”

정광화이 부교수는 정년 연장 정책에 대해 충분한 여론이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자의 권익을 완벽하게 보장한 뒤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특히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정년 연장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는 “1990년대 국유기업 개혁을 추진할 때는 노동자의 조기퇴직을 종용했지만 지금은 고령화 때문에 정년을 연장하려고 한다”면서 “현재 8시간 근무제를 시행하지만 각종 추가 근무를 포함하면 대부분 근무시간이 8시간을 초과해 중국인은 이미 상당히 오랜 시간 일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고령화에 대응해 정년 연장이 유일한 선택일까.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60살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지금의 14.9%에서 19.3%로 증가하고 2050년이면 34.2%에 이른다. 고령화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찾고 있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출산율에 주목한다. 웨이상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년 연장과 산아제한 완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펑진 푸단대학 교수도 “장기적으로 보면 정년 연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전체 인구의 구조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량젠장 베이징대학 광화관리학원 교수와 황원정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생물통계학 박사는 기고문에서 “출산 장려가 정년 연장보다 더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두 사람은 중국이 단기간 내에 산아제한을 전면 폐지하지 않으면 1970∼80년대에 출생한 세대는 생리적 요인과 부모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중첩돼 출산 능력과 의지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상황에서 청년 인구를 늘리려면 인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기존 세대에 비해 출산 의지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안 되면 중국의 신생아 수는 계속해서 줄고 20년 또는 30년 뒤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고령화 상태에 빠질 것이다.

리커창, 산아제한 정책 폐기 가능성 시사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 기간이던 2015년 3월5일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정부 업무 보고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산아제한 정책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3월1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두 자녀 완전 허용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리커창 총리는 “현재 부부 중 한 사람이 독자일 경우 두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한 ‘단독 두 자녀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종합적 평가를 실시해 실질적인 효과와 문제점을 파악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중앙정부가 인구 문제에 접근하는 태도가 명확하게 바뀌었고, 산아제한을 핵심으로 하는 가족계획 정책이 조만간 역사에서 사라질 것을 의미하는 신호로 해석했다. 하지만 정책의 구체적인 조정은 일정한 저항을 받기 마련이어서 정책을 시행하기까지 긴 과도기가 필요하다. 장첸판 베이징대학 법학원 교수는 “정년 연장은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가져오는 중요한 정책이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정년 연장이 사실상 국민을 대상으로 한 ‘증세’기 때문에 전국인민대표대회나 상무위원회에서 더욱 광범위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쨌든 양로보험기금은 장기적인 수지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기금의 재정 불균형 문제는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 정년 연장 정책은 전 국민의 복지와 연계되는 민감한 사안이므로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그리고 충분한 관리·감독 아래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은 노후보장제도 개혁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다.

ⓒ 財新週刊 2015년 12호 何時退休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고경태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윤종훈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