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 시장은 복제약 천국이다. 일명 ‘제네릭’이라고 불리는 약들이다. 신약의 물질특허가 만료된 뒤 거의 같은 효능을 내도록 만들어진 약이다.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가 대표적인 경우다. 수십종의 제네릭들이 시중에 나돈다. 2015년 9월에는 ‘시알리스’의 특허가 만료된다. 복제약은 개발비가 싼데다 마케팅만 잘하면 오리지널약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할 수 있다. 시알리스 복제약 시장 선점을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_편집자

2015년 9월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의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제약업계에 복제약(제네릭)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한미약품·삼진제약 등 4개 업체가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네릭 알약 허가를 받아냈다. 유한양행 등 대형사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2012년 비아그라 특허 만료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비아그라 제네릭 경쟁에선 가격과 용량 등에서 차별적인 마케팅을 펼친 한미약품의 ‘팔팔정’이 시장을 평정했다.

홍대선 부편집장

발기부전, 이른바 ‘고개 숙인 남자’는 한국 남성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 남성에게 발기부전이란 무엇인가? 서울 명동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의 이윤수 원장(한국성과학연구소장)은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는 데 충분한 발기가 되지 않고 발기가 되더라도 제대로 유지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한다.

의학적으로 남성의 생식기인 음경의 발기는 성적 자극을 받게 되면 인체 내 신경계·혈관계·내분비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나는 반사적 현상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신체적 요소는 물론이고 정신적 측면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최근 조사를 보면 30살 이상 남성의 절반 이상이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발기부전으로 고민하는 남성들에게 비아그라의 등장은 일대 희소식이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1998년 미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아 출시한 비아그라는 이듬해인 1999년 국내에 들어와 10여년 동안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로 군림했다. 비아그라는 출시 이후 전세계에서 20억정 넘게 팔려나간 ‘슈퍼 신약’이었다. 하지만 복제약(제네릭)들이 쏟아지면서 비아그라의 시장점유율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IMS NPA’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2014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201억원어치를 판매한 ‘시알리스’가 가장 앞서 있다. 그러나 판매량 기준으로는 지난해 604만정이 팔린 비아그라의 제네릭 ‘팔팔정’이 1위다. 오리지널약인 시알리스(309만정)와 자이데나(175만정)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고, 역시 오리지널약인 비아그라(90만정)는 6위에 머물렀다. 오리지널약에 비해 약값이 싼 제네릭이 압도적으로 많이 팔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