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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고객이 주인 되는 이통시장 만들겠다
2015년 주목되는 기업- ② 알뜰폰 선두주자 ‘씨제이헬로비전'
[57호] 2015년 01월 01일 (목) 정남기 economyinsight@hani.co.kr
   
▲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2014년 10월 한 휴대전화 판매점을 방문해 중고 단말기로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다. 중고 단말기로 알뜰폰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통신요금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뉴시스

알뜰폰 성장세 타고 가입자 100만명 돌파 초읽기… 이통 3사 자회사들과 치열한 경쟁 예고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알뜰폰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알뜰폰 시장의 확대는 단순히 통신요금이 낮아진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SK·KT·LG 3사가 주도해온 이동통신 시장이 고객 위주로 재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선두에 선 씨제이헬로비전의 행보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정남기 편집장

이동통신 시장에서 2015년은 중요한 해다. 알뜰폰(MVNO·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사업자들이 한단계 도약해 시장의 판도를 바꾸느냐, 아니면 SK·KT·LG 등 기존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시장까지 장악해 독과점 구조를 강화하느냐를 판가름할 한 해다.

이동통신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 2014년 10월 초 단말기유통법(단통법) 시행 이후 그동안 요지부동이던 고가의 단말기 가격이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영향으로 알뜰폰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는 2014년 10월 한달 동안에만 17만7천명이 증가했다. 반면 기존 이동통신 3사 가입자는 11만2천명 감소했다. 사상 첫 가입자 감소다. 이동통신 시장의 흐름이 알뜰폰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15년 초에는 알뜰폰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어서고 연말에는 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그럴 경우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 사업자의 점유율은 12~13%에 이를 전망이다.

가장 주목되는 기업은 씨제이헬로비전이다. 2012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알뜰폰 1위 사업자로서 꾸준히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 3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지난해 10월 말 가입자가 80만명에 도달했다. 연말 추정치는 85만명이다. 2015년에도 성장세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에 무난히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고 연말에는 11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5681만명(2014년 10월 말 기준)이다. 이 가운데 이동통신 3사 가입자가 5249만명, 알뜰폰 가입자가 431만명이다. 전체 시장의 7.6%를 알뜰폰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1위 씨제이헬로비전이 80만명, 2위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가 70만명에 육박할 뿐 대부분의 회사들은 규모가 극히 작다. 2014년 9월 말 기준으로 3위 유니컴즈가 46만명, 4위 스페이스넷·프리텔레콤이 37만명, 5위 아이즈비전이 33만명에 그친다. 나머지 20여개 회사는 가입자 30만명 미만의 군소 사업자들이다. 그나마 3~5위는 모두 우체국을 통해 가입자를 모으는 사업자들이다. 제대로 자리를 잡고 있는 사업자는 씨제이헬로비전이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많은 군소 사업자들이 경쟁하다보니 알뜰폰 사업자들은 확실한 요금 경쟁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형편이다. 고객 유치가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결과다. 실제로 알뜰폰 1위 사업자인 씨제이헬로비전도 전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1.45%에 불과하다. 출범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이제야 비로소 본격적인 시장 형성 단계에 들어간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알뜰폰 1위 사업자인 씨제이헬로비전은 이동통신 시장 전체의 향배를 좌우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이동통신 3사의 시장 독과점 구조를 깨고 알뜰폰 시장의 기반을 다져야 하는 짐을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알뜰폰 사업자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동통신 3사의 공세 속에 간신히 버텨가는 형편”이라며 “그나마 씨제이헬로비전이 시장을 지키면서 알뜰폰 사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제이헬로비전은 이동통신 시장의 바로미터

씨제이헬로비전은 2015년에 가입자 110만명 확보를 내부 목표로 삼고 있다. 2014년과 비슷한 25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수단은 역시 차별화된 요금제다. 이동통신 3사처럼 광고와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을 수 없기 때문에 실속 있고 합리적인 요금제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씨제이헬로비전은 이동통신 3사와 비교할 때 50~60%의 가격으로 같은 수준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폭 또한 넓다. 요금제의 종류는 많지 않지만 소비자의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다. 월 2만~3만원의 저렴한 요금제, 기본요금 없이 통화량에 비례하는 요금제 등이 그것이다.

‘헬로LTE29 요금제’가 대표적이다. 기본 제공량이 많지는 않지만 월 2만9천원으로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통 3사들이 사실상 4만원 이하의 LTE요금제를 내놓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서비스다. 통화량이 많지 않고 주로 와이파이존에서 데이터를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충분히 사용할 만한 상품이다.

‘완전할인 요금제’도 획기적인 상품 중 하나다. 기본료를 월 5천원으로 낮추고 사용량에 비례해 요금을 부과한다. 음성통화가 월 150분 미만이면 기본료가 5천원, 150분 이상이면 0원이다. 대신 기본 제공량이 없고 요금은 통화량에 비례한다. 따라서 기본 제공량을 모두 사용하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 원하는 만큼 통화하고, 원하는 만큼 요금을 아낄 수 있다. 기존 이통 3사의 요금제가 통화량이 적은 사람에게 불리하게 설계돼 과다한 통화를 조장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사실상 박탈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철저하게 고객 위주로 설계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기존 이통 3사는 시장을 독과점한 상황이라서 값싼 요금제를 아예 내놓지 않고 있다. 3사가 보이지 않는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해 원천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제조사가 고가의 스마트폰을 내놓으면 가입자는 단말기 보조금을 받기 위해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씨제이헬로비전 등 알뜰폰 사업자들은 그동안 공급자(이통 3사)가 주도해온 이동통신 시장을 고객 중심으로 재편하는 첨병 역할을 하는 셈이다.

   
▲ 씨제이헬로비전은 알뜰폰 이외에도 방송과 게임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왼쪽). 씨제이헬로비전 직원이 고객과 상담하며 활짝 웃고 있다. 알뜰폰 1위 사업자인 씨제이헬로비전은 새해 이동통신 3사의 공세를 막아내야 할 처지다(오른쪽). 씨제이헬로비전 제공

사실 서비스의 차이는 없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 3사의 망을 그대로 빌려쓰기 때문이다. 해외 로밍 등 각종 부가서비스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를 아는 고객은 드물다. 김영란 씨제이헬로비전 홍보팀장은 “고객들 가운데 해외 로밍 서비스가 되는지 물어오는 사람이 많다”며 “알뜰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관이 많다”고 말했다.

씨제이헬로비전에 2015년은 기회이자 위기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시장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막강한 경쟁자들이 등장했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일 수밖에 없다. 일찌감치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링크에 이어 KT 계열사인 케이티스, LG유플러스 계열사인 미디어로그가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케이티스와 미디어로그는 2014년 9월부터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가입자 증가세가 무섭다. 씨제이헬로비전의 일가입자(하루 가입자) 수가 800~900명이라면 SK텔링크는 900~1천명, 미디어로그는 1천~1300명에 이른다. 막대한 자금력과 유통망을 자랑하는 이통 3사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정부는 지난해 이통 3사에 알뜰폰 사업을 허가해줄 때 기존 유통망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기존 매장에서 집중적으로 알뜰폰 마케팅을 하면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 한 알뜰폰 사업자 관계자는 “이통 3사는 막대한 자금력, 배타적인 유통망,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이동통신 시장을 사실상 컨트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 3사, 알뜰폰 시장마저 장악할까?

가격경쟁이 치열한 까닭에 28개 알뜰폰 사업자는 모두 적자 상태다. 씨제이헬로비전도 예외는 아니다. 신규 가입자 확보도 쉽지 않다. 씨제이헬로비전은 2013년 가입자가 급증했다가 2014년 들어 주춤한 모양새다. 가입자 증가 추세를 보면, 2012년 25만명, 2013년 35만명으로 가파른 확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4년에는 25만명으로 증가세가 다시 둔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씨제이헬로비전의 흑자 전환 시점도 늦어지고 있다. 씨제이헬로비전은 애초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하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통 3사의 자회사들이 가세하고 저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가입자가 150만명을 넘어서야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약정을 했던 가입자들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는 것도 우려되는 사안이다. 가입자를 한명이라도 늘려야 할 상황이지만 잘못하면 기존 가입자마저 뺏길 수 있다. 최초 가입일로부터 2년이 지난 고객을 대상으로 반값 요금을 적용하는 ‘평생반값플랜’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상품이다. 가입 기간이 2년이 넘은 LTE62 고객에게 25개월차부터 요금을 3만1천원으로 깎아주는 상품이다.

씨제이헬로비전으로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통 3사에 대적하려면 서둘러 가입자를 늘려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값싸고 다양한 요금제로 서비스를 차별화해야 한다. 그러러면 흑자 달성 목표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특히 2015년은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과 이통 3사 자회사들이 치열한 영토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측되는 한해다. 알뜰폰의 대표 주자 씨제이헬로비전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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