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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IT 전쟁의 승패, 센서가 결정한다
센서기술 전쟁- ① 사물인터넷 시대의 총아
[56호] 2014년 12월 01일 (월) 위다웨이 economyinsight@hani.co.kr
   
 

정보기술(IT) 공룡들의 센서기술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센서가 미래 디지털 혁명을 이끌 핵심 산업이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6는 센서가 IT 기기의 핵심이 될 것임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컴퓨터가 인간의 뇌를 대신한다면 센서는 인간의 감각을 대신한다. 그렇기에 센서의 발전 없이 모바일과 웨어러블 기기 및 사물인터넷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대부분의 IT가 센서로 통하는 세상, 지금은 센서의 시대다. _편집자

모바일·웨어러블·사물인터넷의 핵심 기술… 애플·구글·허니웰 등 경쟁 치열

정보기술(IT) 산업의 미래 판도를 좌우할 센서 기술을 둘러싸고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센서 기술은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디바이스, 산업자동화, 사물인터넷 등 차세대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기술이다. 애플·구글 등 주요 글로벌 IT 기업들은 센서산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간주하고 막대한 투자를 통해 기술 선점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위다웨이 于達維 <신세기주간> 기자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6와 스마트워치가 등장하자 애플 추종자들이 또다시 밤새워 줄을 서야 할 이유가 생겼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A8 칩은 물론 갈수록 다양해지고 정교해진 센서는 막강한 기능을 제공했다. 과거 스티브 잡스가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흔들자’ 휴대전화가 반응했을 때부터 이미 전화기의 진정한 스마트 시대가 시작됐다.

몇년이 흐른 지금 휴대전화는 단순한 통신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가 됐다. 휴대전화에 이러한 ‘마력’을 부여해준 주인공은 터치스크린과 자이로스코프(회전 인식 기능), 가속도계 등 다양한 센서다.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는 휴대전화의 위치와 운동을 감지하는 데 쓰인다. 통화를 위해 전화기를 귀 가까이에 가져가면 자동으로 화면이 어두워지고 터치스크린이 닫히는 것은 적외선근접센서 덕분이다. 광센서는 주변 조명에 따라 자동으로 화면 조도를 조절한다. 내비게이션에 쓰이는 나침반에는 자기저항센서, 카메라에는 광센서가 사용된다.

지난 9월9일 애플 신제품발표회에선 센서를 활용한 기능이 큰 주목을 받았다. 아이폰6에는 서로 다른 센서가 연동하는 동작감지센서, 해발 고도를 측정하는 기압계, 지문을 이용해 결재할 수 있는 근거리무선통신과 지문센서가 추가됐다. 아이워치(iWatch) 뒷면에 자리잡은 센서는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을 피부에 비춰 반사되는 양을 근거로 혈관 운동을 판단해 사용자의 맥박을 측정한다. 휴대전화 외에도 자동차, 가전제품,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물론 산업자동화 분야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다양한 센서가 기계의 눈과 귀가 되어주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차 인류의 생활방식을 바꿔줄 사물인터넷(IoT)의 가장 핵심적 기술이 센서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과학자들은 센서가 인체의 눈, 귀, 코, 혀, 피부 등 감각기관처럼 각 영역과 공간을 채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시작되면서 각종 센서가 우리 몸속에 퍼져 있는 신경세포처럼 되었고, 센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제 막 ‘잔치’가 시작된 것이다. 독일 보슈, 미국 허니웰과 프리스케일 등 유명 업체들은 오랜 기간 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

   
▲ 자이로스코프(회전 인식 기능)는 터치스크린, 가속도계와 함께 대표적인 센서 기술이다.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에 장착된 자이로스코프 센서. REUTERS

컴퓨터는 뇌, 센서는 감각기관 모방

“센서는 사람의 감각기관과 비슷하다.” 리신신 중국과학원 센서기술실험실 주임은 “컴퓨터 시대에는 인간의 뇌를 모방해 정보를 0과 1의 디지털 신호로 변환했지만 지금은 인체의 감각기관을 모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센서의 기능은 다양한 신호를 전자신호로 변환하는 것이다. 센서는 감지소자와 전환소자로 구성된다. 감지한 정보를 일정한 규칙에 따라 전자신호로 전환한 뒤 송출해 정보 전달, 처리, 저장, 디스플레이, 기록, 제어 등 각종 임무를 완수한다. 사물이 살아 있는 생명체로 변신하도록 촉각·미각·후각 같은 감각기관이 되어주는 것이다.

센서기술은 산업자동화를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산업생산의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중앙제어실에서 작업장의 위치·온도·압력 등 매개변수를 제어했고, 이는 센서기술의 개발을 촉진했다. 1970년대에 시작된 이 변화는 지금도 센서기술이 가장 많이 응용되는 분야다. 센서의 개념이 출현한 것은 계측기가 모듈화된 결과였다. 그때부터 센서를 기기에서 분리해 단독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디바이스로 간주했다.

센서는 작동 원리에 따라 물리적 센서와 화학적 센서로 나뉜다. 물리적 센서는 물리적 효과에 응용되는데, 피계측 신호량의 미세한 변화를 전자신호로 전환한다. 압전효과, 자기변형효과, 분극, 초전기, 광전, 유도전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화학센서는 화학적 흡착과 전기화학반응 등 화학적 현상을 인과관계로 하는 센서를 말한다. 최근 개발된 각종 생물학적 특성을 이용한 바이오센서는 생체 내부의 화학성분을 검출하고 식별하는 데 사용된다.

둥용구이 칭화대학 교수(정밀기기학)는 “엄격하게 말하면 센서는 하나의 독립적인 학과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러 학과에서 센서를 연구하기 때문이다. 새롭게 발견한 물리적 현상과 화학적 반응을 기반으로 제조한 신형 센서는 사실상 서로 다른 기초연구의 성과를 기반으로 한 2차 개발이다. 그는 “전자회로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계측의 문제가 갈수록 센서에 집중됐고 결국 센서의 성능이 계측기 전체의 성능을 결정하게 됐다. 이는 센서기술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인체의 감각기관을 모방했다는 말은 센서를 더 생동적으로 표현한 방식이다. 센서기술이 상당히 발전한 지금도 센서는 대부분 힘, 가속도, 압력, 온도 등 물리량을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사람이 느끼는 시각·청각·촉각·후각·미각 등의 감각은 아직까지 센서로 측정하기 힘든 분야다. 둥용구이 교수는 “시각과 청각은 물리량에 속해 그나마 측정이 쉬운 편이지만 촉각은 아직 어려움이 많고, 후각과 미각 역시 생체화학량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작동 원리가 복잡해 성숙 단계에 진입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지난 5년 동안 구글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해왔다.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가속페달, 브레이크, 백미러가 없고 차량 센서와 내장 컴퓨터로 운행된다. 과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던 인터넷이 센서의 도움으로 사물과 사물을 연결해주면서 사용 범위가 확장됐다.

이미 1999년 미국에서 열린 모바일컴퓨팅네트워크 국제회의에서는 “센서 네트워크가 21세기 인류가 맞이하게 될 또 하나의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2003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발행하는 기술잡지 <테크놀로지리뷰>는 “센서 네트워크 기술이 미래의 인류 생활을 바꾸는 10대 기술 중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2005년 보고서를 내고 “사물인터넷 통신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라며 “이 세상 모든 물체, 이를테면 타이어, 칫솔, 화장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물이 센서기술을 통해 능동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류 미래 바꿀 10대 기술 중 하나

미국 AT&T 비즈니스솔루션 개발팀의 숀 호란은 “예전에는 우리가 고객사를 찾아가 M2M(Machine To Machine) 사업을 추천했지만 지금은 고객사가 먼저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 문의한다”고 말했다. ‘M2M’이란 사물과 사물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실시간으로 교류하는 사물인터넷의 가장 직접적인 실현 방식이다. M2M 기술을 응용하면 고가의 화물을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운송 중인 냉장 컨테이너의 위치와 온도를 검측하고 엔진 상태를 원격 진단해 실시간으로 내비게이션과 교통정보를 수신할 수 있다.

미국 AT&T는 “2020년까지 전세계에서 M2M으로 연결되는 ‘기기’의 수가 500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M2M 솔루션이 발전하고 통신과 센서 기기의 가격이 하락하면 사물인터넷이 각 분야에 침투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기계, 대형 설비 등이 서로 연결되고 새로운 분석기술과 비즈니스 솔루션을 적용하면 방대한 데이터에서 유효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 예톈춘 중국사물인터넷연구발전센터 주임은 “센서가 없으면 기계가 자동으로 정보를 감지할 수 없고 센서가 네트워크에 들어왔기 때문에 사물인터넷의 개념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센서의 기술과 기능이 신속하게 발달한 것은 기술 개발 덕분이기도 하지만 응용 분야의 수요가 이를 끌어낸 측면도 있다. 2004년 모토롤라 반도체사업부가 독립해 만든 반도체 기업 프리스케일은 자동차, 소비제품, 산업, 네트워크, 무선통신에 적합한 제품을 생산하면서 짧은 기간에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가오샤오룽 프리스케일 반도체 센서 및 소비전자제품 마케팅 담당자는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디바이스를 조목조목 들여다 보면 대부분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센서가 있고 센서가 물리적 환경의 신호를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시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센서와 작동장치의 원가가 떨어지고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술이 응용되면서 사물인터넷의 다양한 혁신이 가능해졌다. 프리스케일이 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모토롤라가 확보하고 있던 수천건의 특허 덕분이었다. 물론 수십년 전에 개발한 해묵은 기술도 있지만 오랜 기간 기반을 축적한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에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했다.

프리스케일의 주력 상품 가운데는 센서도 있다. 특히 가속도센서와 자력계는 고도의 정확성이 요구되는 의료설비, 내비게이션과 모바일 단말기의 나침반 기능에 적합하다. 최근 자동차 분야에서는 진동과 충격으로 발생한 힘의 변화를 측정하는 데 쓰이는 가속도센서가 에어백, 전자식주행안정시스템(ESP), 전자식주차제동장치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MEMS에 기반한 압력센서는 대기압을 측정할 수 있지만 혈압과 타이어 공기압도 측정할 수 있어 가전제품, 의료, 자동차 시장에 강력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동력센서가 압력센서와 결합하면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의 모니터링에 적용할 수 있다. 환자의 호흡과 심장박동 측정은 물론 환자가 병상에서 움직일 때 간호사 데스크에 이를 알려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MEMS 센서의 용도는 휴대전화, 컴퓨터,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국한되지 않고 다리미와 운동장비에까지 확대된다. 예컨대 위성신호가 없는 터널에서도 내비게이션이 과거 운행 경험을 근거로 작동한다. 노트북이 바닥에 떨어질 때는 하드웨어 보호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구동한다. 또한 다리미의 온도가 일정 시간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된다.

   
▲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4 정보통신박람회(IFA)’ 현장에 설치된 삼성의 5세대 스마트워치 ‘기어S’ 광고판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REUTERS
   
▲ 바이오센서가 개발된 뒤 눈물·침·땀을 측정해 질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구글의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대표적인 바이오센서 제품이다. 구글 제공

압력센서 이용하면 건물 층수도 쉽게 파악

중국 우시에 소재한 반도체기업 콘센식(Consensic)의 장이 부총경리는 “2008년 스티브 잡스가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흔들었을 때부터 가속도센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압력센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압력센서는 다른 센서와 달리 시장이 분산돼 있다. 1970년대에 개발된 이후 수십년 동안 세계 각 지역에서 응용됐지만 일상생활과 동떨어져 있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압력센서는 자동차 타이어의 공기압과 유압 측정에 사용된다. 고급 가전제품에도 널리 쓰이고 앞으로 출시되는 스마트 제품에 더욱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다.

기술이 발전해 압력센서의 원가가 하락하면 군사나 산업 분야에만 쓰이던 고급 센서들이 스마트 단말기에도 응용될 것이다. 장이 부총경리는 “과거 비행기에 사용된 센서가 지금은 휴대전화에도 들어간다. 가속도센서, 자력계, 압력계, 자이로스코프가 대표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6와 아이워치의 등장으로 압력센서 시장이 활짝 열렸고 앞으로 널리 보급돼 5년 이내에 시장 규모가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 이상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압력센서를 통해 해발고도를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 이를 실내 내비게이션에 적용하면 사용자가 위치한 층수를 식별할 수 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적용하면 자동차가 현재 고가도로 위에 있는지 아래에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압력센서를 모바일 단말기에 적용하면 누구나 기상대가 되어 맞춤형 일기예보를 제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재료과학이 발달하면서 각종 새로운 센서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 고분자 폴리머 박막을 사용해 온도센서를 만들어냈고 광섬유를 사용해 압력, 온도, 위치 등 다양한 센서를 만들었다. 세라믹을 이용해 압력센서를 만든다. 가오샤오룽은 “센서가 더욱 지능적으로 집적돼 센서와 디지털 네트워크 제품이 긴밀하게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 분야의 스마트화를 통해 전력 보존, 안전성, 연결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사물인터넷이 보급되면 센서 시스템이 더욱 복잡해지고 더 다양한 환경 감지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리신신 주임은 “센서 기능이 대부분 인체 감각기관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일부 기능은 이미 감각기관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 폭발물 감지센서가 대표적이다. 그는 “소비전력, 부피, 제조 단가, 수명 문제를 해결해 더욱 작고 값싸면서도 전력 소모가 적은 센서를 개발해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보슈, ST반도체, 허니웰, 프리스케일, 히타치 등 주요 전자제조업체들은 센서를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올해 MEMS 센서의 생산 규모는 200억달러(약 21조9900억원)를 넘어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신신 주임은 “많은 기업이 센서에 흥미를 보이는데, 구체적인 제품을 설계하고 사용자가 수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자동화 분야에서 해마다 20% 이상 센서가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고 있지만 이 분야가 주요 시장은 아니다. 가장 큰 시장은 지금까지 없었던 시장이 될 것이다. 아무도 자이로스코프를 스마트폰에 적용할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애플은 현실로 만들었다. 이것은 굉장히 귀중한 소득이다.” 리신신 주임이 말했다.

올해 전자업계 대기업들은 스마트워치로 대표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선점 경쟁에서도 센서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2014년 초 구글은 ‘혈당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 콘텍트렌즈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혈당센서와 무선전송기를 통해 눈물을 분석해 체내 혈당 농도를 측정할 수 있어 환자가 혈당측정기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인텔이 1억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헬스케어 업체 ‘베이시스 사이언스’(Basis Science)의 센서기술은 심장박동, 혈류량, 발열량을 측정할 수 있다. 지난 9월 초 핀란드의 수면센서 업체 ‘베딧’(Beddit)은 800만달러(약 88억원)를 신규로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가 개발한 센서는 디바이스 사용자의 심장 수축 강도를 통해 심장박동을 측정한다. 디바이스를 가슴에 착용하면 사용자의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측정할 수 있고, 코골이는 물론 심장박동, 수면의 질, 호흡운동을 관찰할 수 있다.

웨어러블 형태의 물리적 센서 제품으로는 심장박동과 심혈관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흉부 패치형 센서, 운동화에 부착해 운동의 횟수, 속도, 거리를 측정하는 만보기 등이 있다. 또 전자부품과 섬유소재 기술이 발전하면서 센서가 의류와 결합해 생체신호 모니터링, 생물역학적 반응 모니터링, 생물학적 피드백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 애플스토어 직원이 아이폰6 출시 첫날인 지난 9월19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애플스토어 앞에서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폰6에는 동작감시센서, 기압계 등 센서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이 탑재됐다. REUTERS

특히 바이오센서가 개발된 뒤 눈물, 침, 땀을 측정해 질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구글의 스마트 콘텍트렌즈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 밖에 소변에서도 인체의 건강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물질이 많다. 크고 작은 기업들이 작고 정확한 센서를 개발하고 있어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검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줄 것이다.

지난 7월 말 샤오미는 79위안(약 1만4천원)짜리 스마트밴드 ‘미밴드’(MiBand)를 출시했다. 샤용펑 샤오미 제품 담당자는 “이는 생산원가와 비슷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샤오미 스마트밴드 생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블루투스 칩과 가속도센서다. 이들은 운동량을 측정하고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미국 반도체기업 아날로그디바이스(ADI)의 가속도센서는 소비전력이 가장 낮은 운동센서이자 군사용 운동센서다. 현재 미군이 사용하는 전투모에 이 회사의 센서 3개가 장착됐다.

센서 있어야 돌아가는 웨어러블 기기

가속도센서는 전자 시장에 진입하기 전까지 차체 제어와 안전장치에 이르는 자동차 전기장치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에어백, 브레이크잠김방지시스템(ABS), 전자식주행안정시스템(ESP)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9월 초 상하이에서 열린 바이오빅데이터 세미나에서 양뤼푸 군사의학과학원 미생물전염병연구소 교수는 “미세유체공학, 바이오센서, MEMS에 기반한 현장진단의료기기(POCT·Point Of Care Testing) 덕분에 실험실을 벗어나 소형 검진기기로 어디서든 전염병을 검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OCT란 언제 어디서나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사용한 진단기기는 검사방법이 간단하고 편리하다. 검사비용이 저렴하고 검사기간도 짧다. 또한 보관과 휴대가 편리해 임상에서 널리 쓰이고 환자 스스로 검진이 가능하다.

2013년 미국 <타임>이 선정한 10대 의료기술 가운데 임신 주수를 알려주는 가정용 진단기가 포함됐다. 이 진단기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면 생성되는 인간융모성선자극호르몬 측정 검사의 원리를 적용한 바이오센서를 내장하고 있다.

POCT에 적용된 바이오센서 기술은 이온선택성 전극, 기질특이성 전극 등 특정 바이오 검진 기술을 사용해 질병을 분석하고 검진한다. 이 기술은 효소화학, 면역화학, 전자화학이 컴퓨터 기술과 결합된 결과물이다. 현재 소형 혈당 검사기와 염기서열 분석기 외에 실시간으로 환자의 체내 상황을 검사해 선택적으로 약물을 내보내는 스마트알약(Smart Pills)도 출시된 상태다.

프리스케일반도체의 가오샤오룽은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첨단 센서가 의류, 유아용 기저귀, 반창고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성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센서의 크기와 소비전력을 개선하는 것이 다양한 분야와 접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첫번째 과제”라며 “장차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줄 수 있는 각종 의료기기, 로봇가전제품, 자동차 안전시스템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센서는 현대 과학기술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고 정보기술의 3대 축이다. 중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센서를 가장 유망한 첨단기술 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센서산업이 봄날을 맞이하는 이때 중국은 여전히 ‘그들만의 잔치’를 구경해야 하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센서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외국과의 기술 격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격차는 정보 인식 분야와 센서의 지능화 및 네트워크화 기술 부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센서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시장이 작기 때문에 제품의 기술력이 부족하고 가격이 높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둥용구이 교수는 “중국도 1980년대부터 센서기술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의 노력으로 기술연구는 비교적 높은 수준에 이르렀지만 제품화 기술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며 “실험실에서 연구한 기술은 있지만 아쉽게도 그 기술을 적용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센서기술을 연구하려면 보통 6~8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 기업은 그만큼 오랜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 게다가 실패 위험도 높은 분야다. 중국 기업은 그 실패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둥용구이 교수는 “일본의 경우 기업이 지원한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연구 프로젝트 10개 중 2~3개만 제품화에 성공해도 일본에서는 인정받는 상황이다.

그는 “중국 기업은 남들이 현재 손에 쥐고 있는 것을 가져오려고만 한다”며 “항상 외국의 상용화된 기술을 들여오고 기술을 보유한 숙련된 인력을 데려오려는 사고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고기를 기를 생각은 하지 않고 대어를 낚으면 된다는 식이다.

   
▲ 미국의 허니웰과 독일의 보슈는 오랜 기간 센서기술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미국 미네소타주의 허니웰 자동화 및 제어 솔루션 공장. REUTERS

장기 투자와 제품화에 약한 중국

센서기술의 부가가치는 높지만 단순히 센서에만 의존해서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센서는 한약에 들어가는 ‘약재’와 같아서 다른 약재와 함께 탕약으로 만들어져야 비로소 환자가 복용할 수 있다. 그래서 외국 기업들은 특정 분야의 센서를 개발하면 즉시 이와 연계해 관련 진단기기를 개발해 출시한다. 둥용구이 교수는 “중국 기업은 후속 기술 개발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리신신 주임은 “중국 기술진의 연구 수준이 크게 뒤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제품화 단계에 들어서면 많은 문제에 부딪힌다”고 말했다. 혁신적인 원천기술 역시 외국 기업이 이끌고 있지만 중국 기업의 더 큰 문제점은 산업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 리신신 주임은 “중국은 미세가공 능력이 막강해 대량생산이 쉽지만 창의성이 부족하다”며 “앞으로 제품 설계를 개선하면 현재 갖고 있는 생산 능력을 더욱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압력센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 콘센식의 장이 부총경리는 “국내에서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만 일정 규모를 갖춘 업체는 한두 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제품의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산업 가치사슬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많은 분야에 공급하려면 표준화된 성능 테스트를 실시하고 선진 제조공법을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할 게 많다.”

중국의 허술한 지적재산권 보호도 걸림돌이다. 센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어렵게 개발해도 이를 불법으로 도용하는 사례가 많다. 기술을 도용당해도 이를 입증하기 어렵고 소송을 걸어도 이기기 힘들다. 특히 국내 MEMS 센서 기업은 대부분 위탁생산에 의존하기 때문에 기술이 복제될 위험을 안고 있다.

2012년 한 원로 과학자는 중국의 센서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국무원을 설득할 유명 인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분야는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제품이기 때문에 주목받기 어려웠다.

센서기술은 수십년 전에 발견한 물리적 현상을 기반으로 한다. 예를 들어 석유업계에서 지진파 검사에 사용되는 가속도센서는 수십년 전 소련의 과학자가 제기한 원리를 근거로 한다. 이 과학자가 수십년 전에 원리를 규명했지만 소련이 해체되고 그가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야 실질적으로 제품에 적용할 수 있었다. 둥용구이 교수는 “오랜 기간 광범위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일수록 중국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그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新世紀週刊 2014년 40호 傳感時代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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