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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논어리더십] 타협을 거부한 한 이상주의자의 죽음
공문의 이단아, 재여를 위한 변명
[55호] 2014년 11월 01일 (토) 이인우 economyinsight@hani.co.kr

宰我問曰 仁者 雖告之曰
井有人焉 其從之也
재아문왈 인자 수고지왈 정유인언 기종지야
재여가 물었다. “우물에 사람이 빠졌다면,
인자(仁者)는 마땅히 그 사람을 구하러 우물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옹야’편 24장


이인우 <한겨레 라이프> 편집장

1. 공문의 이단아

자공을 추억하다보면 늘 그 반대편에 어른거리는 얼굴이 있다. 재여(宰予)라는 인물이다. 변설에 능해 스승 공자로부터 자공과 함께 언어 분야의 수재로 평가받았다. 두 사람은 1~2살 차이의 동년배로서 뜻이 잘 통해 곧잘 의기투합했다. 스승에 대한 존경심도 막상막하였다. 무엇보다 실질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열정이 높은 만큼 자기애도 강해서 종종 명성과 권력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뛰어난 두 제자의 운명은 여기서부터 갈렸다. 자공은 기존 부조리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개량주의자로서- 출세 전략을 선택했다. 반면 재여는 부조리한 현실에 맞섰다. 세상으로 나가되 투쟁적인 노선이었다.

재여의 ‘급진성’은 공자 사후 학단을 안정시켜야 할 공문의 입장에서도 달가운 것이 아니었다. 역사는 그런 재여에게 두가지 오명을 부여했다. 첫째는 영원한 불량학생 이미지다.

재여가 자주 낮잠을 자므로 공자가 말했다.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고 썩은 흙으로 쌓은 담장은 흙손질을 할 수 없다. 재여를 꾸짖어서 무엇하겠느냐!”(宰予晝寢 子曰 朽木不可雕也 糞土之墻 不可오也 於予與 何誅.) -‘공야장’편 9장

재여가 낮잠 때문에 심한 꾸중을 들었다고는 믿기지 않는다. 재여는 무엇인가를 도모하느라 공부를 게을리했고, 스승에게 들켜 꾸중을 들을라치면 “낮잠 때문에”라고 싱겁게 둘러댔던 게 아닐까. 요컨대 그는 학교보다 학교 밖의 일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는 종종 ‘세상사에 관한’ 삐딱한 질문으로 스승을 골탕 먹이거나 심지어 궁지에 몰아넣기도 했다. 스승은 이런 제자의 일탈이 아슬아슬했다. “이 썩을 놈아!”라고 소리치는 공자의 목소리에서 재주는 많으나 불온한 성향의 제자를 걱정하는 스승의 안타까움이 귀에 쟁쟁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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