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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오픈스카이 하면 진짜 중국 특수 온다”
마원 진에어 사장
[55호] 2014년 11월 01일 (토) 정남기 economyinsight@hani.co.kr
   
▲ 마원 진에어 사장은 지난 3년 동안 회사가 두배 이상 커졌다고 말했다. 그가 중시하는 것은 회사가 커지더라도 지금처럼 신속하고 기동력 있는 의사결정 체계를 유지하는 일이다. 한겨레 김진수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항공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매년 20~30%씩 몸집을 키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올해 동남아 노선을 대폭 확충한 데 이어 내년에는 하와이에 취항한다. 내년에만 8대의 항공기를 들여올 예정이다. 마원 사장은 “저비용항공이 진정한 항공산업의 대중화를 열고 있다”며 “한·중 오픈스카이가 되면 진짜 중국 특수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남기 편집장

진에어 사무실로 들어서는 순간 후끈한 열기가 전해왔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까닭에 체온에서 뿜어져나오는 열기가 만만치 않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들도 대부분 젊은이였다. 이제 막 성장하는 회사의 한 단면을 보는 느낌이었다.

사장실은 특별한 것이 없었다. 4~5평 정도의 사무실을 칸막이로 구분해놓은 듯한 방이었다. 직원들 사무실보다 더 더웠다. 서쪽에서 오후 햇볕이 길게 드리운 까닭이다. 10월이라서 그런지 에어컨은 가동되지 않았다. 대신 선풍기를 틀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동아시아에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동아시아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이나 유럽은 이미 항공 수요가 상당히 많이 늘어난 상태다. 아시아 시장은 여러 가지 경제적 이유로 충분히 성장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항공시장이 더 커질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아시아에서 저비용항공의 발전 속도가 빠른 이유는 그것이다.

저비용항공의 도입 자체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면도 있지 않나.

그렇다. 지금 김포-제주 노선은 세계에서 트래픽이 가장 많다. 연간 1천만명이 넘는다. 이게 어디서 왔겠는가. 저비용항공으로 많은 항공기가 뜨면서 새로운 수요가 생긴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 결과다. 저비용항공이 운임 가격을 낮춘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제주 노선 가격이 주중에는 편도 3만원대까지 내려간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 가게 만든 동인이다.

실제 대학생들도 해외여행을 가려는 욕구가 많다. 예전에는 생각도 못했다. 여유 있는 사람들의 레저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훨씬 가까이 와 있다. 해외여행 가볼까 하는 사람들의 층이 넓어지고 그 수도 많아졌다. 저비용항공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저비용항공의 도입으로 진정한 항공산업의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10여년 동안 고유가 상황이 지속된 것이 저비용항공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원유 가격이 저비용항공사의 코스트에 많은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저비용항공사의 등장이 유가 등락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지 않는다. 미국 사우스웨스트나 유럽 라이언에어는 유가와 상관없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풀서비스항공사나 저비용항공사나 똑같이 유가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유가로 인해 경영이 힘들어지거나 운영상 어려움에 처할 수는 있다.

저비용항공, 수요 창출의 원동력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성장은 중국 관광객의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 지금 같은 중국 특수가 앞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당분간이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중국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지금은 양국이 조금씩 하늘길을 넓혀가는 과정이다. 언젠가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오픈스카이가 될 것이다. 그러면 중국 시장이 한국에 미칠 영향은 지금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중국은 나중에 오픈스카이가 됐을 때 더 의미 있는 시장이 될 것이다.

지금은 중국 노선에 마음대로 취항하지 못한다. 국가 간 협상이 이뤄지고 이것을 다시 항공사에 분배하게 된다. 그러나 오픈스카이가 되면 항공사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 취항할 수 있다. 지금 한국-일본 노선이 그렇다. 공항 여건만 허락한다면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다. 항공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취항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오픈스카이가 되면 진정한 중국 특수가 올 것이다. 머지않아, 5~10년 뒤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내년에 하와이에 취항한다. 앞으로 국제선, 특히 장거리 노선에 집중할 계획인가.

아시아의 저비용항공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갖고 있는 비행기들은 대부분 소형기다. 보통 2~3시간, 최대 6시간 정도 비행한다. 그런 기종만 계속 도입한다. 갈수록 경쟁은 심해지고 수익 구조는 나빠질 것이다.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 지금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는 많지 않다. 국내에서는 전무하다. 미국과 유럽도 역내 운항이 많다. 따라서 저비용항공사로서 장거리 노선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차별화 전략이다. 보잉777이 들어오면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하와이 등에 취항할 생각이다. 인도가 7~9시간, 하와이가 9~11시간 걸린다.

진에어가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고객층을 잠식하는 것 아닌가.

전혀 잠식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또한 저비용항공으로 인한 추가 수요 창출이 분명히 있다.

저비용항공이 보편화하기 이전에도 새로운 항공사가 생기면 일정하게 수요가 늘어났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항공사 간 경쟁에 따른 상승 효과도 있다. 하와이에 가고 싶지만 대한항공을 타고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사람도 많을 것이다. 우리가 등장한다면 그런 사람들이 동남아 대신 하와이를 여행지로 선택할 수 있다.

그런 잠재수요를 끌어올리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와이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아직도 해외여행 선호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한다. 특히 젊은 층은 가고 싶은데 못 가는 사람이 많다.

요금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다보니 성장 속도에 비해 수익성은 낮다.

항공산업 자체가 수익성이 낮은 산업이다. 경쟁이 심해지면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모든 항공사가 비슷한 여건이다. 예전에는 확실하게 수익을 내는 노선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곳이 별로 없다. 블루오션이 없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수요가 뒷받침됐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해마다 2~3대씩 항공기를 늘리고 있다. 우리도 3년 전에 비해 회사 규모가 두배다. 하지만 수익률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우리가 새로운 시장을 계속 개척해왔고 수요가 창출된 부분도 있다. 내년에는 항공기를 추가로 8대 들여온다.

다만 앞으로도 계속 좋을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제 새로운 노선으로 갈 만한 곳이 별로 없다. 특히 고객 증가세가 주춤해지면 수익 구조가 지금보다 나빠질 수 있다.

수익성이 낮다면 환율·금리·유가 등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에 훨씬 취약하지 않은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판매처 다양화에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들은 국내 노선에 의존하고 있다. 또 한국 손님이 대부분이다. 중국·타이 등으로 판매처를 다양화하고 시장다변화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야 한쪽이 어려울 때 다른 쪽에서 이를 보충할 수 있다. 위기가 왔을 때 상황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한다.

유가 변동은 중요한 요인이다. 전체 비용의 40%를 차지한다. 유가가 급등하면 간접비는 물론 직접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가장 수지가 안 좋은 노선부터 줄이는 등 비상 대책을 강구하게 된다.

진에어는 비용 절감을 위해 어떤 방법을 이용하는가.

사실 비용을 줄일 데가 별로 없다. 공항이용료와 기름값을 줄이기는 어렵다. 저비용항공사는 기종과 좌석을 단일화하는 게 기본이다. 1~3등석을 이코노미석으로 통일하면 좌석 수가 늘고 서비스와 소모품 등을 단순화할 수 있다. 그것이 기본 베이스다. 여기에다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는 등의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선 예약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외부 시스템을 이용하면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 진에어는 일반 저비용항공사(LCC)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장거리 노선 선점 전략을 세웠다. 내년 하와이 노선 취항을 계기로 젊은 층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한겨레 김진수 기자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면 기종 단일화가 어려워지지 않는가.

그런 면이 있다. 그래서 이른 시간 안에 보잉777 4대를 갖출 계획이다. 1대 있으나 4대 있으나 지원 인력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12월에 보잉777 기종이 처음 들어온다. 2016년까지 4대로 신속하게 늘릴 계획이다.

현재 직원은 얼마나 되나.

750명가량이다. 그러나 12월에 보잉777 기종이 들어오면 직접 인력만 100명 정도 늘려야 한다. 777기 1대에 조종사 20~30명, 승무원 60~70명이 필요하다. 보잉737에 필요한 직접 인력이 50명이니까 그 두배가 된다. 777 기종이 늘어나면 인원이 계속 필요하다. 엄청나게 많은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이다.

저비용항공의 안전을 우려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창사 이래 지금까지 사고가 0건이다. 사고, 준사고 모두 1건도 없다. 이유는 조종사의 수준이 높고 정비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조종사를 뽑을 때 대한항공 기준으로 선발해 양성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저비용항공사에서는 250시간의 비행 경력이 있으면 부기장 지원이 가능하다. 그렇게 선발해서 6개월 정도 교육한다. 하지만 우리는 1천시간의 비행 경력을 요구한다. 다만 꼭 필요한 경우에는 500시간의 비행 경력자를 조건부로 뽑기도 한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1천시간을 요구한다. 그렇게 뽑은 인력을 1년 동안 교육한다. 조종사들이 타사에 비해 우수할 수밖에 없다.

정비도 대한항공에 위탁한다. 그래서 많은 비용이 든다. 대신 정비 능력은 국내에서 가장 뛰어나다.

“단기 목표는 국내 1위 LCC 만드는 것”

그리고 운행, 객실, 통제 등 각 부서의 내부 CRM(고객관계관리)을 활성화했다. JCRM이라고 한다. 업무를 조금씩 중첩시켜 자기 업무가 아닌 분야도 알도록 하고, 이를 통해 서로 소통한다. 이것도 안전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진에어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단기적으로는 국내 1위의 저비용항공사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각국의 막강한 저비용항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항공사로 성장하는 것이다.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비교해 진에어만의 강점이 있다면 말해달라.

직원들이 네 일, 내 일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분위기다. 부서 이기주의 이런 것이 없다. 공문이 오갈 필요도 없고 말로 하면 바로 해결된다. 직원들도 자기 의견이 받아들여지니까 신나서 일한다. 그래서 1인당 생산성이 높다.

기존 노선에 들어가지 않고 라오스 비엔티안, 타이 치앙마이, 마카오, 일본 나가사키·오키나와 등 신시장을 많이 개발했다. 지금은 진입장벽이 낮아졌지만 경쟁사들보다 신규 노선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신시장 개발에 많이 노력한다.

또한 e-스포츠단 ‘그린윙스’를 후원하고 있다. 서울 용산에 경기장이 있다. 10∼20대들이 열광한다. 환경단체 기부 활동도 회사 차원의 캠페인으로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젊은 층에게 회사 인지도를 높이고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영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작은 회사다. 그래서 지금은 기동력이 뛰어나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려면 ‘속도’가 중요하다. 작기 때문에 시장 대응 속도, 순발력이 빠르다.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것을 지속적으로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주요한 의사결정을 전자우편으로 신속하게 공유하는 등 속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또 하나는 현장을 중시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렵다. 직장에서는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한 덕목이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수시로 꿈을 이루는 법을 알려준다. ‘이런 직장이었으면 좋겠다’라는 꿈을 갖게 한다. 그러나 생각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 꿈을 노트에 적으면 목표가 되고, 목표를 세분화하면 계획이 된다. 그 계획을 실천하면 꿈이 이뤄진다. 직원들에게 이를 강조한다. 직원들에게 항상 ‘이 회사는 우리 모두의 회사’라고 말한다. 특히 오래 다니게 될 신입사원들의 회사다. 서로 이해하고, 벽을 허물고, 꿈을 향해서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나의 직장, 나의 일터를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밖에서 볼 때 그것은 엄청난 경쟁력이 될 것이다.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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