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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콘텐츠가 미래다” 영화투자 황금시대
중국 영화산업의 빅뱅- ① 쏟아지는 투자자금
[55호] 2014년 11월 01일 (토) 취윈쉬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 영화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China)과 할리우드(Hollywood)를 합친 ‘찰리우드’(Chollywood)란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2009년만 해도 시장 규모가 한국과 비슷했지만 지금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특히 인터넷산업과 영화산업의 융합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급속하게 팽창하는 중국 영화산업을 들여다봤다. _편집자

금융·인터넷 기업들 진출로 산업 규모 급팽창…
판권, 제작사 인수 등에 오가는 돈 수십조원


금융과 인터넷이 중국 영화산업의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영화의 배후에는 대부분 금융자본이 있다. 금융자본은 단순 투자를 넘어 제작사 인수·합병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인터넷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다. 중국 인터넷업계의 3대 공룡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는 영화산업 선점을 위해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며 경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영화의 흥행 수입이 연간 1천억위안(약 17조3천억원)을 돌파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예측한다.


취윈쉬 屈運栩 <신세기주간> 기자

영화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고조되자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도 늘었다. 미디어업계 종사자들이 설립한 영화투자사의 경영을 맡고 있는 루샤오는 최근 한 인터넷소설 작가와 판권 계약을 협상했다. 작가는 영화와 게임의 판권을 포함해 80만위안(약 1억3800만원)을 제시했다. 이틀 동안 생각할 시간을 갖기로 협의했지만 하루 만에 작가로부터 1천만위안(약 17억3천만원)에 판권이 팔렸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어느 회사에서 계약했는지 몰라도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중국 영화판에 투입된 자금이 1500억위안(약 25조9천억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금융과 인터넷이 결합된 자본이 영화산업의 질서를 바꿔놓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영화 제작에 이렇게 많은 자금이 필요할까? 업계 관계자들은 1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영화산업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수익은 적은 업종이라고 말한다. 2013년 중국 영화산업의 흥행 수입은 200억위안에 불과했다. 3년 전보다 두배가 늘었지만 중국의 대표적인 식음료기업 ‘와하하’의 한해 매출보다 적은 규모다. 같은 해 미국 영화산업의 흥행 실적은 100억달러를 기록했다. 약 614억위안이다.

“이 정도 매출은 철도공사 2건에 불과하다. 산업 자체의 규모가 작다.” 지난 9월21일 라페이캉 차이나필름(中影集團) 회장은 인터넷 검색 사이트 바이두(百度)와 영화 관련 크라우드펀딩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둥 보나필름(博納影業) 회장도 한 영화 관련 포럼에서 “2013년 흥행 수입에서 비용을 제하고 최종 투자자에게 돌아온 이익은 60억위안에 불과하다. 금융자본 측면에서 보면 눈에 차지 않는 금액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개의치 않는다. 산업 투자가 저조하고 부동산 투자도 활력을 잃은 상황에서 이처럼 ‘푼돈이나 만지는 사업’에 자본이 밀려들고 있다. 부동산개발 업체와 석탄회사 사장의 뒤를 이어 금융자본이 등장했고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영문 머리글자 합성어 -편집자)를 비롯한 인터넷 기업이 출동했다. 벤처투자자나 인터넷 기업 관계자, 펀드매니저, 상장기업 대표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중국 영화의 흥행 수입이 연간 1천억위안을 돌파할 날이 머지않았다”며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영화판 흔드는 ‘금융자본+인터넷 기업’

자본의 논리는 간단하다. 중국 내 상영관이 2만2천곳이 넘는데 좌석 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 외국 영화에 대해 수입쿼터제를 시행하고 있어 자국 영화가 55%의 비율을 확보하고 있다. 과거 부동산 개발 열풍 속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극장을 채워줄 영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영화산업은 자금이 부족한 시절이 없었고 다양한 투자자들이 거쳐갔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금융자본+인터넷 기업’이란 새로운 형태의 자본은 영화판을 뒤흔들고 있다.

위둥 회장은 텐센트가 영화산업 진출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인터넷과 금융자본의 시대가 온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영화산업에 가져올 충격은 막대하다. 혁명적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준비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3개월 전에 열린 상하이영화제에서 그는 영화업계에 등장한 신규 세력을 두고 “앞으로 영화사가 BAT를 위해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놀라게 했다.

영화인들이 금융자본의 힘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상하이영화제부터였다. 영화평론가 출신 장샤오베이는 영화 홍보를 위한 예고편을 제작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상하이영화제 기간에 다양한 소규모 모임이 열리는데 대부분 영화 관계자들만 참석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2013년부터 어느 모임을 가든지 금융기관에서 온 사람이 명함을 건네기 시작했다고 한다.

미국계 벤처캐피털인 IDG캐피털이 가장 먼저 영화산업에 투자했다. 2010년 IDG캐피털의 파트너 시옹샤오거가 영화 투자를 시작할 때만 해도 벤처투자펀드가 위험부담이 큰 영화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하지만 그가 투자한 영화 <산사나무 아래>(山樹之戀)와 <설화와 비밀의 부채>(雪花秘扇)가 흥행에 성공해 2억위안을 벌어들였다. 특히 장이머우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는 그해 예술영화 가운데 최고의 흥행 실적을 기록했다. IDG캐피털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거뒀다.

   
▲ 중국 영화배우 탕웨이가 지난 9월6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71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탕웨이가 주연한 영화 <황금시대>는 중국의 금융자본 코너스톤캐피털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신화 뉴시스

4년이 지난 지금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모두 금융자본과 연계돼 있다. 작가 한한(韓寒)이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영화 <기약 없는 만남>(後會無期) 뒤에는 매트릭스파트너스(經緯創投)가 있고, 지난 10월1일 개봉한 영화 <황금시대>(黃金時代)는 코너스톤캐피털(基石基金)이 있다. 영화가 끝난 뒤 스크린 위로 올라가는 투자자 명단이 갈수록 길어지고 낯선 펀드 이름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30개가 넘는 펀드가 각종 영화에 350억위안(약 6조700억원) 이상 투자했다고 알려졌다.

이제 자본은 좋은 영화를 두고 경쟁하는 것은 물론 투자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실수는 할 수 있어도 놓칠 순 없다는 것이다. 차이나필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모임에 가면 투자할 만한 영화가 있는지 물었는데 올해부터는 투자할 수 있는 영화가 몇편이나 있는지 물어본다”고 말했다.

직접 영화제작사에 투자하는 인수·합병은 더욱 활발하다. 왕궈웨이 내셔널필름캐피털(國影基金) 총재는 지난 9월16일 한 영화 관련 포럼에서 “올해 상반기 진행된 영화 관련 인수·합병이 총 64건이고 관련 금액이 680억위안(약 11조8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인수·합병 제안을 받지 못한 제작사가 있다면 애인 없는 노처녀 신세”라고 말했다.

알리바바가 62억위안(약 1조700억원)을 들여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미디어회사 차이나비전(文化中國)을 인수하자 큰 관심을 받았다. 둥핑 차이나비전 전 회장은 영화업계에서 독특한 행적으로 유명한데 그는 한때 신문사 <신경보>(新京報)와 모바일게임 및 TV방송 허가권도 보유했다. 그러나 영화 분야에서는 대형 제작사를 따라 투자했을 뿐 앞장서 주도하진 않았다. 영화평론가 장샤오베이는 “알리바바가 거금을 주고 인수했지만 회사 가치는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우려가 적중했다. 알리바바는 차이나비전을 인수한 뒤 알리바바픽처스(阿里影業)를 설립하고 차이나필름 부총경리 장창을 영입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는 주식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회계처리를 부당하게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화제작사의 최대 자산은 판권과 작품이다. 보유한 작품의 가치는 과거 경험과 업계 시세를 참고해 책정한다. “차이나비전의 일부 작품은 독점적 판권이 없고 공개적으로 상영되지 못한 작품도 있다.” 한 홍보대행사 책임자는 알리바바픽처스의 기업 가치가 줄어든 이유로 이런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차이나비전 인수 실패가 남긴 교훈을 귀담아듣는 사람은 없었다. 최근 성사된 영화업계의 인수 가격은 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급등했다. 가장 자주 언급된 사례는 <올드 보이스>(老男孩, Old Boys)를 제작한 루이신신(儒意欣欣)이다. 영화의 흥행 실적이 2억위안을 넘겼고 주제곡 <소평과>가 인기를 끌자 창업자 커리밍은 15억위안(약 2600억원)을 받고 회사를 매각했다. 계약을 체결한 8월까지 회사는 여전히 적자였다. 커리밍은 영화제작사 외에도 출판사를 보유하고 소설 <청춘에게> 판권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중국상하이A주 시장의 흐름을 알고 있는 투자자들은 거래 당사자의 본심이 다른 데 있다고 지적했다. 루이신신을 인수한 중국기술투자유한공사는 루이신신 외에도 몇몇 영화제작사를 인수했다. 인수에 소요된 비용 87억위안(약 1조5천억원)을 주식시장을 통해 조달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가 상승했고 8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커리밍이 받은 15억위안도 현금이 아니라 지분이었다. 한 영화홍보사 관계자는 “커리밍이 인수·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A주 시장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을 노리는 영화 관련 주식들이 주목받게 됐다. 완하오완자는 광물제품의 판매를 주요 업종으로 하는 국유기업이다. 계속해서 구조조정에 실패하자 지난 8월에는 30억위안을 투자해 미디어기업 3곳을 인수했다. 완하오완자가 인수한 영화제작사 가운데 킹레인필름(kingrain Film&TV)의 주주 명단에 배우 쑨훙레이가 포함돼 있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킹레인필름의 인수 가격은 7억1300만위안이고 5대 대주주는 모두 사모투자펀드였다. 구조조정 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주가가 움직였고, 계획이 발표되자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장의 반응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완하오완자는 킹레인필름의 실질적인 지배주주 2명이 투자금 3천만위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제 영화 관련 회사들은 규모와 상관없이 자금 문제를 고민하지 않는다. 쉬샤오핑, 장창과 함께 ‘바링허우’(80后·1980년대 출생한 세대 -편집자)인 장웨이는 지난 3월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문화사업에 총 2억위안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장웨이는 “구체적인 사업마다 200만∼300만위안을 투자하되 최고 1천만위안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8월 중국 후베이성의 한 극장 예매 창구 앞에 관람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왼쪽). 중국 랴오닝성의 한 극장에서 사람들이 단말기를 통해 영화 티켓을 예매하고 있다(오른쪽). 신화 뉴시스

1개 영화사 인수에 1조원 투자하기도

보험과 신탁회사도 빠질 수 없다. 지난 3월 알리바바는 ‘위러바오’(娛樂寶)라는 금융상품을 출시해 소액으로 영화에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 개념을 제시했다. 궈화생명(國華人壽)의 보험상품과 연계하는 상품이다. 이어서 9월 바이두도 ‘바이파유’(擺法遊)라는 투자상품을 출시했다. 이번에는 보험을 대신해 신탁회사가 나섰다. 위러바오는 보통의 보험처럼 단순하지 않다. 지난 9월15일 출시한 위러바오 3호는 단일 사업에 대한 투자 한도가 1억위안이다.

중신신탁(中信信托)은 다른 방법을 찾았다. 9월15일 발표한 바이파유는 ‘소비신탁상품’이란 이름을 내걸었다. 일반 신탁투자는 최소 가입 기준이 50만위안인 데 비해 바이파유는 10위안이고 1인당 최대 2만위안까지 가입할 수 있다. 바이파유의 조달 목표 금액은 1500만위안이었다. 바이파유에 가입한 고객은 180일 뒤 무료 영화관람권 등 할인 혜택과 8~16%에 이르는 이자수익을 받을 수 있다.

펑칭 중신신탁자본시장업무 책임자는 “신탁이 영화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나 자금조달 개념이 아니라 대만 지역에서 시행하는 ‘소비신탁’을 참고한 것”이라고 했다. 대만에서는 주유카드를 비롯한 선불카드 업무를 취급하려면 신용담보가 필요한데 지방정부가 그것을 신탁회사에 위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기관은 중개자일 뿐 영화 투자의 주역은 인터넷 기업이다. 자금이 풍족한 인터넷 기업이 영화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다가 그들이 제공한 자금이 영화에 직접 투자되는 것도 아니다. 위러바오 1호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의 제작사는 위러바오로 조성된 투자금을 얼마나 받았는지 문의하자 명확하게 답변하지 못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그대로 영화에 투자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러바오가 출시된 직후 영화 <타이니 타임스>(Tiny Times)의 투자와 제작을 맡은 화처미디어(華策影視)와 궈징밍 감독이 이끄는 제작팀은 위러바오에 관한 내용을 모른다고 응답했다. <타이니 타임스>와 <올드 보이스>의 투자자이자 홍보를 맡은 러비전픽처스(樂視影業) 역시 위러바오의 자금 투자 상황에 대해 모른다고 답변했다. 러비전픽처스 관계자는 “위러바오의 <타이니 타임스> 투자는 지분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화 <울프 토템>(狼圖騰, Wolf Totem)은 투자 구조가 더 복잡했다. <울프 토템>을 제작한 차이나필름 관계자는 위러바오가 <울프 토템>에 투자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질적인 중개 역할을 한 사람은 <울프 토템>을 기획한 장창이라고 했다. 즈진청픽처스(紫禁城影業) 회장이던 장창은 차이나필름 부총경리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 7월에는 다시 알리바바에 영입돼 알리바바픽처스(기존 차이나비전) 총재로 부임했다.

차이나필름 관계자는 “<울프 토템> 투자계약서에 알리바바그룹이 명시돼 있었고 알리바바가 7천만위안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차이나필름 내부에서는 알리바바가 위러바오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알리바바의 이름으로 투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위러바오의 불투명한 자금 운용은 감독 당국의 주의를 끌었다. 궈화생명보험은 위러바오의 유명세에 부담을 느껴 위러바오 3호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바이두의 결제 시스템 ‘바이푸바오’(百付寶)의 장정화 대표는 자금 흐름을 강조하면서 ‘바이두여우시’는 국내 최초로 영화 제작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두여우시는 제작사가 아니라 영화에 투자하고 직접 자금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 류치바오 중국공산당 선전부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7월 베이징에서 열린 영화산업 발전 심포지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중국 영화의 흥행 수입은 조만간 연 1천억위안(약 17조3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왼쪽). 2003년 4월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홍콩 영화배우 장궈룽(장국영)의 대형 초상화가 사망 11주기를 맞아 중국 지린성의 한 백화점 앞에 놓여 있다(오른쪽). 신화 뉴시스

인터넷 기업들, 빅데이터 활용한 투자

위험이 있는 걸 알면서 영화계는 왜 알리바바를 비롯한 인터넷 기업과 손잡는 것일까? 자금은 중요하지 않다. 영화평론가 장샤오베이는 “몇천만위안을 쪼개면 영화 한편에 투자되는 돈은 1천만위안에서 800만위안에 불과해 투자 관점에서 보면 많은 돈이 아니다. 액수만 보면 위러바오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영화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수십만명의 위러바오 투자자들이다. 잠재적 관객이기도 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흥행 성적을 예상하고 상영관을 배정하는 기준이 된다. 장샤오베이는 “영화에 투입된 투자금 규모가 영화에 대한 관심도와 흥행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바이두여우시의 상품개발 담당자는 10월1일 개봉한 영화 <황금시대>의 흥행 수입이 최소 4450만위안(약 7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4450만위안을 산출한 경로는 세가지다. 영화에 투자된 1500만위안 가운데 30%는 45만명이 10위안씩 투자한 돈이고 나머지 70%는 12만명이 90위안씩 투자한 돈이다. 전체 57만명에 이르는 투자자는 관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흥행 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고 영화할인권을 제공했기 때문에 투자자의 약 80%가 극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이 창출하는 흥행 수입이 약 1369만위안에 이를 것이다. 다음은 투자자들이 소개하는 신규 관객이다. 바이두는 바이두여우시 가입자가 다른 관객을 추천하면 10위안을 돌려주고 소개받은 관객에겐 40%를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투자자의 30%가 평균 2.5명을 소개한다고 가정하면 약 1282만위안을 벌어들인다. 마지막으로 영화 홍보를 통해 흥행 실적이 최소 1800만위안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 기업은 영화 투자를 위해 빅데이터를 동원했다. 바이두의 빅데이터사업 부문은 최근 흥행 수입 예측 상품을 출시해 흥행이 예상되는 영화 10편의 실적을 예상했다. 바이두 관계자는 “지금도 정확도가 높은 편이지만 경험을 통해 분석 모형을 수정하면 작업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장에서 상영관을 배정할 때도 흥행 예상 결과가 유효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극장은 과거 경험과 지난 며칠 동안의 좌석점유율을 참고해 상영 횟수와 시간대를 배정했다. 빈자리가 많으면 횟수를 줄이고 관객이 몰리면 늘릴 수 있지만 상영 당일 배정된 시간은 조정할 수 없었다. 바이두를 통해 실시간으로 흥행 실적을 예측하게 되면 사전에 상영 기간과 횟수를 조정할 수 있다.

바이두 빅데이터사업 부문에서는 영화의 검색 횟수와 감독·배우의 인기 정도를 기준으로 <황금시대>의 흥행 수입을 2억3천만위안(약 4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황금시대> 제작사의 예상과 일치한다. <황금시대>의 실질적인 투자사인 싱메이필름(星美影業)의 친훙 회장도 인터넷 기업만큼 흥행을 자신하진 못할 것이다. 선호도가 분명한 관객층을 확보한 영화 <타이니 타임스>와 달리 <황금시대>는 홍콩의 신세대 영화를 이끄는 쉬안화 감독이 연출했다. 그의 작품을 보면 대부분 무거운 주제를 다뤘다. 작가 샤오훙과 동료 문인들이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에서 겪는 삶을 담은 영화 <황금시대>는 ‘예술영화의 여신’으로 불리는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다. 싱메이필름의 홍보 담당자는 “영화의 각 요소를 기준으로 봤을 때 <황금시대>는 좋은 평가를 받겠지만 흥행을 확신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친훙 회장은 “사전 준비와 제작 단계에서는 상업적 성격을 배제해야 하지만 홍보와 배급 단계에서는 상업적 홍보와 마케팅이 필요하다”며 “인터넷이야말로 영화가 가진 상업적 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바이파유는 친훙 회장에게 확신을 심어줬다. 9월22일 판매 시작 뒤 2분 만에 판매가 완료됐고 마지막 몇초 동안 주문량이 폭주해 발행 규모를 계획보다 300만위안 늘려 1800만위안으로 결정했다.

알리바바의 야심은 영화제작사에 인터넷의 힘을 제공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알리바바픽처스를 설립하고도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쿠(優酷)에 투자했다. 또한 위러바오를 판매함으로써 제작부터 홍보, 배급, 2차 판권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새로 설립한 알리바바픽처스가 자오웨이 주연의 영화 <디어리스트>(親愛的, Dearest)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며 “10월 안에 투자할 영화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렇게 되면 알리바바의 영화산업 생태계가 완성될 것이다.”

ⓒ 新世紀週刊 2014년 38호 電影投資: 小時代還是黃金時代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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