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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한국에 넘어간 배터리산업 주도권
아시아의 공세에 휘청이는 기술 강국 독일- ① 경쟁력 잃은 배터리 업계
[55호] 2014년 11월 01일 (토) 알렉산더 융 economyinsight@hani.co.kr

전통 기술 강국인 독일이 아시아 국가들의 공세에 흔들리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한국과 일본에 빼앗겼고, 미래 유망산업인 조명에서도 한국·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다. 대부분의 산업이 마찬가지다. 독일은 곳곳에서 한국·중국·일본과 부딪치고 있다. 제조업의 최강자 독일도 치열한 국제 경쟁의 무대에서는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_편집자

BMW·폴크스바겐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아시아에 의존… 산업 회생 여부 미지수

독일이 미래의 핵심 산업인 배터리 분야의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해버렸다. 베엠베(BMW)의 전기자동차 양산 모델인 ‘i3’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삼성 제품이다. 독일은 휴대전화 같은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대부분 아시아에서 공급받는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기업들에 밀려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겨버린 것이다. 아시아 기업들이 수십년에 걸쳐 끈질기게 연구·개발에 힘써온 것과 달리 독일은 전기화학 분야의 투자를 소홀히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알렉산더 융 Alexander Jung <슈피겔> 기자

오렌지색 ‘베엠베(BMW) 1602’가 지나가자 행인들은 귀를 기울였다.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 때 마라톤 선수들과 함께 뮌헨 시내 중심가를 달린 이 자동차는 BMW의 테스트 자동차였다. 이 차는 거의 소리를 내지 않고 아스팔트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고 있었다.

동력원은 트렁크를 가득 채운 12V 배터리로, 이 납덩이 배터리는 하노버에 위치한 ‘바르타’라는 회사의 제품이었다. 바르타는 전성기 때 배터리로 유명했던 회사다.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기 시작한 이래, 지난 9월 BMW가 드디어 전기자동차를 양산하기까지 41년이 걸렸다. i3 모델은 독일 엔지니어링 기술의 정화로 여겨지지만 중요한 부분이 결여돼 있다.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한국의 삼성 제품이다. “오늘날 삼성은 사용 가능한 최고의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BMW 관계자들은 말한다.

패턴은 반복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스마트폰, 태블릿PC, 디지털카메라와 같은 모바일 사회의 거의 모든 하이테크 기기에 한국·일본·중국·미국 등의 외국 기업이 개발하고 제조한 배터리를 사용한다. “독일은 보유하고 있던 기술적 우위를 상실했다”고 알프레드 야르체프스키(65)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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