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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자본주의의 이단아, 공유경제 기업들
공유경제의 질주- ① 사업영역의 무한 확장
[54호] 2014년 10월 01일 (수) 스벤 뵐 외 economyinsight@hani.co.kr
   
 

무한질주 공유경제

2008년 로런스 레시그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가 주창한 공유경제는 ‘물건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여럿이 서로 빌려 쓰고 나눠 쓰는 경제활동’이라는 의미로 미국에서 출발했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함께 공유경제 기업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들은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별다른 비용과 투자 없이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협력적 소비’로 출발한 공유경제가 기존 경제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_편집자


에어비앤비·우버 등 신개념 사업체 줄줄이 등장…
소비 패턴 변화로 기존 비즈니스 방식 흔들


인터넷 숙박 공유 서비스 업체 ‘에어비앤비’는 190여개국에 80만개의 숙박처를 보유한 관광업계의 거인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도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다른 인터넷 기업과 마찬가지로 공유경제의 간판스타들은 기존 사업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공격적인 시장 진출과 이윤 추구로 기존 사업자들의 기반을 송두리째 파괴하기도 한다.


스벤 뵐 Sven Böll 마르쿠스 데트머 Markus Dettmer
파울 미델호프 Paul Middelhoff 안카트린 네치크 Ann-Kathrin Nezik
토마스 슐츠 Thomas Schulz 얀코 티츠 Janko Tietz <슈피겔> 기자

군나르 프로(31)는 더 이상 돈을 벌기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되지만 여전히 바쁘다. 지나치게 일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한때 그의 삶을 힘들게 했던 호텔업계에 대항했고, 지금은 독일의 택시회사들과 씨름하고 있다. 사람들은 프로가 하는 일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그리고 이 사업으로 최종 이득을 얻는 자가 전체 사회인지 아니면 그 자신뿐인지 궁금해한다.

프로는 몇년간 인터넷 숙박 공유 서비스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의 독일지사 경영자였다. 이 사이트에서는 호텔 대신 개인의 집이나 방을 빌릴 수 있다. 호텔업계는 이 새로운 경쟁자가 달갑지 않았다. 에어비앤비에서 일하는 동안 프로는 지속적으로 독일 호텔협회의 변호사들과 실랑이를 벌여야 했지만 그럼에도 사업은 번창했다.

프로는 1년 전 보유하고 있던 에어비앤비 주식의 일부를 처분했다. 이 돈과 외부 투자자의 자금으로 지난해 가을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인 소유 자동차 카풀 서비스 업체인 ‘분더카’(WunderCar)를 설립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승객과 분더카에 등록한 자동차 운전자가 서로 연결된다. 프로는 승객과 운전자가 합의한 차비의 20%를 중개료로 받는다. 이는 완전히 자동으로 이뤄진다.

분더카의 사무실은 하펜시티의 한 로프트 건물에 있다. 전형적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답게 사내 분위기는 느슨하고 유연하다. 사무실에서 키우는 대형견 미하엘이 업무 공간을 돌아다닌다. ‘서부’라는 이름의 회의실에는 가죽 안락의자가 놓여 있고, 목마에는 말안장이 장식돼 있다. 벽에는 ‘현상수배: 생사 불문’(Reward: Dead or alive)이라는 문구가 찍힌 ‘빌리 더 키드’(미국의 전설적인 총잡이 -편집자)의 현상 수배지가 걸려 있다.

반대쪽 벽에도 플래카드가 걸려 있지만 게시된 얼굴은 빌리 더 키드가 아니라 함부르크 시의회 교통위원회 의원들이다. “이 사람들을 전부 만나고 싶다”고 프로는 말했다.

   
▲ 지난 한해 동안 ‘공유’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전세계에 수백개의 회사가 세워졌다. 카우치서핑(Couchsurfing)을 통해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스위스의 한 아파트에 함께 묵고 있다. REUTERS

소유에서 공유로, 소비 방식의 변화

젊은 기업가의 사업모델이 번성할지 아닐지는 정치가의 호의에 달려 있다. 택시기사와 그들의 로비단체가 정치권에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완전히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방식의 도전으로부터 기존 자본주의를 지키려는 그들은 이 새로운 트렌드를 금지하고 싶을 것이다. 기존 구식 자본주의의 이름은 ‘서비스업계’고 새로운 자본주의의 이름은 ‘공유경제’다. 공유경제의 기본 개념은 개인이 지속 가능한 가계를 꾸리면서 부수입도 올리기 위해 소유물을 공유하는 것이다. 신자본주의는 이를 통해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약속한다. 소유물을 공유하는 개인과 이를 중개하는 기업에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자원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저렴하고 빠르게 카풀을 예약할 수 있다면 누가 자동차를 구입하겠는가? 유명한 관광지에 사용하지 않는 방이 많은데 왜 계속 새로운 호텔을 지어야 하는가? 필요한 물건을 빌릴 수 있는데 왜 계속 새로 구입해야 하는가?

이런 ‘죽은 자본’의 활성화는 상업적이지만 일상에서 또 하나의 민주화를 이루게 할 것이라고 미국의 학자 대니얼 로스차일드는 말한다. 그는 “19∼20세기 경제의 핵심이 거대 공장, 거대 기업, 세계화 같은 규모의 성장이라면 오늘날에는 그와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교환경제로 귀환한 것일까? 소비의 종말이 오는가?

“그건 아니지만 소비 방식이 변하고 있다”고 뤼네부르크 로이파나대학의 하랄트 하인리히스 교수(정치학)는 말했다. 아직은 이 변화가 극히 일부에서 이뤄지고 대중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그런 움직임을 멈출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인리히스 교수는 이것을 에너지 생산 방식의 전환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졌던 과정과 비교해서 말했다. “30년 전에는 원자력발전 폐쇄에 대한 토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었지만 오늘날 원전 폐쇄는 상식이 되었다.” 이는 공유경제를 한때의 유행으로 치부하고 무시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사업 기반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 기존 업계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지난해 공유 개념을 기반으로 전세계에 수백개의 회사가 세워졌다. 처음에는 ‘냅스터’(Napster)나 ‘카자’(KaZaA) 같은 일부 불법 음악파일 교환 서비스 업체가 만들어졌다. 그다음에는 카우치서핑(Couchsurfing)이나 옷 교환 같은 이타적인 거래가 시작되었다. 지금은 많은 상업적 서비스 제공자가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에어비앤비와 분더카의 미국 선행 모델인 ‘우버’(Uber)는 그중 가장 유명한 회사다. 야후의 최고경영자(CEO) 머리사 메이어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공유경제는 올해 최고의 트렌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인터넷 선구자 제러미 리프킨은 심지어 “주류 자본주의의 종말”을 예언했다. 산업사회에서 국제적이고 공동체적 이상을 가진 사회가 자라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회에서 공유는 소유보다 더 가치 있고, 시민들은 국경을 넘어 정치적으로 활동하며, 부에 대한 열망보다 더 나은 삶의 질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는 것이다.

공동소비의 사도들이 전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포스트모던 사회가 ‘탐욕의 신’ 맘몬에게 등을 돌리고 개인 소유의 종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이 새로운 변화의 본질은 그와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사실 공유경제는 고도의 자본주의적 개념이다. 소유 없이는 공유도 없기 때문이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공유경제에서 소외된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없는 사람은 교환도 할 수 없다. 공동소비자도 일차적으로 소비자일 뿐이다.

   
▲ 우버(Uber)는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면서 각국의 규제 당국,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 REUTERS
   
▲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주변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REUTERS

관행·제도·국경 넘어서는 혁신적인 사업모델

‘공유’라는 따뜻한 개념 아래 전세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사실은 거대한 이윤을 추구하는 냉혹한 사업모델이다. 이들이 기존 기업과 벌이는 무자비한 경쟁을 통제하는 법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있더라도 무시당한다.

기존 업계는 새로운 트렌드에 저항하거나 협조한다. 폴크스바겐은 분더카 창립자 프로와 스타트업 투자를 논의 중이다. 자동차 기업은 자사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과의 관계를 잃지 않으려 한다.

누구도 이 변화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은 기존의 가치 창출 체계를 파괴할 힘을 가진 새로운 사업모델을 가능케 한다. 2001년 ‘공유경제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설립됐다. 수백년의 전통을 보유한 브로크하우스(Brockhaus) 같은 백과사전은 오늘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공유경제의 간판스타는 에어비앤비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자사를 사회적 변화의 일부로 보고 있다. “경제위기가 닥쳐오자 사람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가 바로 그 대안이다.” 에어비앤비의 공동창립자이자 기술담당 CEO 네이선 블레차르지크는 이렇게 말했다.

여행객을 위해 개인 소유의 집과 방을 중개하는 이 플랫폼은 현재 전세계 190여개국에 80만개 이상의 숙박 장소를 보유한 관광업계의 거인이 되었다. 그에 비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호텔 체인 힐턴그룹은 전세계에서 4100개 호텔에 68만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겨우 30살인 블레차르지크는 최소한 서류상으로는 억만장자가 되었다. 스타트업에서 세계적 성공을 거둔 기업이 된 것이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기업은 지금까지 페이스북과 트위터뿐이었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거대 인터넷 기업의 엘리트 그룹 중 하나다. 에어비앤비는 2009년 회사를 설립한 뒤 첫해에 2만1천건의 숙박을 중개했다. 2011년에는 50만건에 육박했다. 지금은 한달에 100만건의 중개가 이루어진다. 에어비앤드는 중개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집주인은 숙박료의 3%, 여행객은 숙박료의 6~12%를 에어비앤비에 지급한다. 변화한 소비 성향은 경제위기의 지워지지 않는 흔적일까?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해 발생한 문화적 변화인가? 아니면 에어비앤비는 이미 오래전부터 성공적인 관광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였는가?

에어비앤비 한달 숙박 중개 100만건

키가 크고 동작이 약간 굼뜬 에어비앤비 창립자 네이선 블레차르지크는 친절하고 차분한 호감형이다. 체크무늬 셔츠, 청바지, 운동화를 신은 그는 익명으로 테스트 숙박을 마치고 방금 스웨덴에서 돌아오는 길이다. 그는 통계를 제시하며 답변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자신의 집을 빌려주는 집주인 중 40~50%는 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영업자, 실업자, 예술가 그리고 학생이다. 이들에게는 가끔씩 들어오는 숙박비가 환영할 만한 부수입이다.

블레차르지크는 자신들이 호텔 영업을 전혀 방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공유경제 모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여행할 수 있어 전체 파이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관광객은 2012년에만 1억달러를 독일 베를린에서 소비했다.

에어비앤비 창립자가 얼마나 이런 설득의 수사학에 익숙해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진실은 소비 습관의 근본적인 변화가 그저 우연히 만들어진 부수적 현상이 아니라 모든 디지털 기술의 목표라는 것이다. 성공한 많은 인터넷 기업과 마찬가지로 에어비앤비도 기존 사업모델을 파괴하고 더 효과적인 모델로 대체하려 한다.

젊은 사업가는 많은 적을 만들었고, 그중에는 그를 적대시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에 처한 이들도 있다. 특히 관광지로 인기 있는 도시에서 숙박 공유 서비스의 성공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점점 더 많은 부동산 소유자가 자신의 집을 지속적으로 임대하는 것보다 사설 호텔방으로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도시의 주택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베를린·뉴욕·샌프란시스코에서는 마치 호텔처럼 많은 임대주택에 사람들이 드나든다. 이웃들은 그다지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

“정당한 의문이 제기됐다. 확실히 우리는 현명한 기준과 규정을 개발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블레차르지크는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에어비앤비나 그와 유사한 사업모델의 성공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고 확신한다. “수백만명의 고객이 증명한다. 대중은 이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이제 겨우 시작 단계일 뿐이다. 성장률이 어느 업체보다 높고 다른 분야에도 진출할 생각이라고 블레차르지크는 강조했다. “음식, 교통 등 여행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가 앞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숙박뿐만 아니라 관광 서비스 전체가 에어비앤비의 시장이 될 것이다.” 수십억달러가 아니라 수조달러 규모의 사업이 되는 것이다.

ⓒ Der Spiegel 2014년 34호 Kalifornischer Kapitalismus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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