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자금 가계부담 73%…
부모 교육열 최고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었다. 하지만 공교육비를 개인이 아닌 공공이 부담하는 비율은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이에 따라 공교육 비용을 민간이 부담하는 비율은 14년째 세계 1위를 기록했다.

OECD가 최근 발표한 ‘한눈에 보는 교육지표 2014’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GDP에서 공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7.6%였다. OECD 평균(6.1%)보다 1.5%포인트 높았다. 덴마크(7.9%)와 아이슬란드(7.7%)에 이어 3위다.

공교육비, 즉 학교교육비는 유치원부터 초·중등학교, 대학교, 기타 공공 교육기관을 포함한 총교육비에서 학부모가 사교육에 지출하는 돈을 제외한 비용으로, 크게 공공부담과 민간부담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공교육비 비중 7.6% 중 공공부담 비율은 4.9%로 OECD 평균(5.3%)에 못 미치는 반면 민간부담률은 2.8%로 OECD 평균(0.9%)의 3배를 웃돌았다.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공교육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지만 그 대부분을 민간이 부담한다는 뜻이다.

정부부담과 민간부담의 상대적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 공교육비의 민간부담률은 더 두드러진다. 전체 공교육비를 100으로 했을 때, OECD 회원국 평균은 ‘85 대 15’로 정부부담이 훨씬 많다. 반면 우리나라는 ‘64 대 36’에 그쳤다. 무상 의무교육인 초·중등 과정을 뺀 대학교육만 한정할 경우 가계부담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 비용의 민간부담률은 우리나라가 73%로, 칠레(75.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영국(69.9%), 일본(65.5%), 미국(65.2%)이 뒤를 이었다. ‘소를 팔아 자녀를 대학에 보낸다’(우골탑)는 옛말이 지금도 틀리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반면 노르웨이(4.1%), 덴마크(5.5%). 스웨덴(10.5%) 등 북유럽 국가들은 대학교육비에 대한 가계부담이 매우 낮았다. OECD 평균은 30.8%였다.

부모 세대의 자녀 교육열이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는 사실도 거듭 확인됐다. ‘25∼34살 청년층 중 부모 학력보다 높은 경우’(학력 이동성)가 남자 59%, 여자 63%로, OECD 평균(남 28%, 여 36%)의 2배가량이었다. 이에 따라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66%)과 55살 이상 고령층의 고등교육 이수율(14%) 격차도 52%포인트로 가장 컸다.

‘OECD 보고서’에 활용된 각국의 교육 현황 자료는 2013년 ‘UOE(유네스코·OECD·유럽통계국) 교육 부문 데이터 집계’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조일준 부편집장
il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