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불평등 심화 상황에서 돌아보는 교환적·분배적·교정적 정의의 3가지 의미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 삶이 팍팍하고 부당하다고 여겨질수록 정의에 대한 갈망은 커진다. 프랑스에서도 ‘사회적 정의’는 각 정당의 프로그램이나 정치인의 연설에 매번 등장하는 가치이자 의제다. 수많은 학자들이 사회정의에 대한 나름의 이론을 제시해왔으나 공통분모는 ‘기회 균등’과 ‘공정한 분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고르 마르티나슈 Igor Martinache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1. 평등, 어떤 평등인가?

<미국의 민주주의> 저자인 프랑스 정치철학자 알렉시 토크빌(1805~59)은 민주주의란 단지 정치체제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더 근본적으로는 사회 구성원들이 스스로 평등하다고 인식하는 사회 상태를 말한다고 보았다. 이는 ‘사회적 정의’를 통해 실현될 수 있는 이상이기도 하다. 이런 이상은 많은 논쟁을 거치며 가다듬어져왔다. 오늘날 사회적 정의는 현대민주주의 사회에서 구현하려는 평등의 유형에 따라 세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교환적 정의’, 즉 보편적 정의는 권리의 평등을 추구한다. 모든 사람에게 모든 법규가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을 보장하려 한다. 사회적 서열과 계급에 따른 어떠한 형태의 특권도 배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789년 8월26일 프랑스혁명의 ‘인권선언’에서 공표된 것이 바로 이런 정의였으며,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나 정치철학자 로버트 노직과 같은 열렬한 자유지상주의자들이 유일하게 인정한 정의이기도 하다.

하이에크는 ‘사회적 정의’라는 개념을 ‘무의미한 말’로 폄하했지만 어쨌든 시장을 모든 사람이 자신의 공적에 따라 보상받는 것을 보장해주는 공정한 기구로 보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불평등도 공정한 절차에서 비롯한 것일 경우에는 공정할 수 있으며, 심지어 불가피한 것이 된다. 이 불평등을 제어하려는 시도는 사회주의적 전체주의라는 ‘노예의 길’(하이에크의 대표적 저서의 제목이기도 하다 -편집자)로 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