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커버스토리 > 2014년
     
[Cover Story] 커지는 중국 경제, 팽창하는 마카오
검은돈의 블랙홀, 마카오- ① 몰려드는 본토 자금
[53호] 2014년 09월 01일 (월) 왕돤 외 economyinsight@hani.co.kr
   
 

마카오 카지노 산업이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다. 돈 많은 본토 기업인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마카오 도박산업 매출은 2013년 450억달러(약 46조원)로 규모 면에서 이미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압도한다. 신고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그 규모가 1350억달러(약 138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황금의 제국’ 마카오가 막대한 본토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온갖 불법적인 수단이 동원된다. _편집자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로 부상…
2013년 공식 매출 450억달러, 미신고 금액 900억달러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본토의 자금이 대거 마카오 카지노로 몰리고 있다. 짜릿한 오락을 즐기려는 기업인, 일확천금을 노리는 갬블러,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려는 업자, 자금세탁을 하려는 재력가들이 돈보따리를 들고 몰려든다. 중국 정부의 부패 척결 의지와 자금세탁 단속 강화로 올해 들어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연평균 20%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몸집이 커질수록 마카오 카지노 산업도 팽창할 수밖에 없다.


왕돤 王端 다이톈 戴甜 장위저 張宇哲 <신세기주간> 기자

중국 주하이시와 인접한 마카오는 ‘동방의 몬테카를로’로 불린다(몬테카를로는 관광과 카지노로 유명한 모나코의 지중해 도시 -편집자). 카지노를 찾아 마카오에 들어선 관광객의 눈에는 휘황찬란한 건물과 검은 머리 파란 눈의 포르투갈계 혼혈인 호객꾼의 모습이 신비롭게 비친다.

마카오의 거리 양쪽에 늘어선 전당포마다 최신 디자인의 귀금속과 명품시계가 번쩍인다. 이 지역 전당포의 경영 방식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중국 최대 신용카드사 유니온페이는 카지노에서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왔다. 이 때문에 중국 관광객은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입한 뒤 전당포에서 현금으로 교환해 카지노 자금으로 사용한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카지노가 합법적인 마카오에서 중국 본토 갬블러는 가장 중요한 고객이다.

자금세탁을 감독하는 마카오 금융정보판공실에 접수된 신고 사례도 해마다 늘고 있다. 우원샹 판공실 주임은 “금융회사와 카지노가 게임 칩을 교환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동산 중개업소, 귀금속 상점, 변호사, 회계사 등이 모두 자금세탁 경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세계 최대의 도박시장인 미국이 침체기를 겪는 사이 마카오는 현지와 외국인 카지노 업자들의 금광으로 변모했다. 2013년 공식 집계된 마카오의 도박산업 매출은 450억달러(약 45조9천억원)였다. 올해 상반기 마카오 정부는 재정수입의 83%를 도박세로 충당했다. 지난 30년 사이 도박산업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20%에 이른다. 마카오 도박산업의 고속성장이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천성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엔 무리일 것이다. 화려한 마카오의 야경 뒤에는 지하자금이 흐르고 있다.

거액의 자본이 마카오로 흘러가자 중국 정부도 주시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대대적인 부패 청산을 추진하면서 마카오 정부 역시 도박산업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1일부터 중국 여권을 가지고 마카오를 방문한 관광객의 체류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단축하고, 도박장 내부에 있는 귀금속 상점에서 유니온페이 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POS) 단말기를 신규로 설치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유니온페이도 지난 5월부터 불법으로 POS 단말기를 사용해 현금화하는 것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연 20%씩 성장하는 마카오 카지노 산업 

정중루 마카오 이공대학 카지노교육 연구센터 교수는 “마카오 정부가 출입국 관리와 도박시장 정비를 위해 결정한 조치다. 물론 해외 언론에서 마카오 도박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의식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중국 중앙정부의 정책과는 관련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15~18일 제17차 아시아·태평양 자금세탁방지기구(APG) 정기총회 겸 기술포럼이 마카오에서 열렸다. 총회 기간에 리둥룽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은 딩롄싱 마카오 금융관리국 주석을 만나 중국 본토와 마카오의 자금세탁 방지 협력과 교류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인민은행은 마카오특별행정구와 자금세탁 방지 관리·감독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014년 2월 마카오 도박산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3%나 급증해 2011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매출 증가폭이 감소해 5월에는 한자릿수로 떨어졌고 6월에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마카오 도박산업에 경종이 울린 것이다.

마카오의 한 정치인은 “마카오는 손바닥만 한 땅이다. 중앙정부의 부패 척결 조치로 인해 도박산업과 자금세탁이 부각되지 않았다면 외부의 관심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중앙정부의 노력이 마카오 정치권과 산업계를 정화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래전부터 사회 각계에서 마카오 경제를 다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금까지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다. 한 정치인은 “이익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스스로 자금줄을 자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마카오 도심에 위치한 한 카지노 호텔의 화려한 야경. 위키피디아

<신세기주간>은 지난 7월 도박산업을 연구하는 학자와 명망 높은 입법의원, 카지노 VIP실 관리자, 카지노 에이전트(고객의 게임을 주선하고 자금을 융통해주며 커미션 수입을 얻는 업계 종사자 -편집자), 갬블러 등을 취재했다. 물론 마카오 경제담당부서, 도박감찰협조국, 금융정보판공실 등 정부기관과도 접촉했다. 보름이 지나서야 돌아온 답변은 “모든 질문의 답은 공개된 정보를 검색하면 나올 것”이라거나 “마카오 실정을 모르는 것 같다. 마카오 공무원은 이런 식으로 언론사 질문에 답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자금세탁 방지를 책임지고 있는 금융정보판공실은 “해외금융관리국 및 정보 당국과 협력해 의심스러운 자금 거래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7월 중순 마카오 거리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지만 각 지방의 사투리를 구사하는 본토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이들은 마카오의 대형 카지노를 분주하게 오갔다. 2003년부터 홍콩과 마카오의 자유여행이 허용되자 홍콩 관광객을 제치고 본토 관광객이 마카오 카지노의 주요 고객으로 떠올랐다. 2014년 1분기에도 본토에서 온 관광객이 약 3분의 2를 차지해 마카오 경제성장의 동력을 제공했다.

이전에는 본토 관광객이 항공편을 환승할 경우 7일 동안 마카오에 체류할 수 있었다. 중국 여권을 가진 본토 관광객이 제3국의 비자와 전자항공권만 제시하면 별도의 절차가 필요 없었다.

그러자 환승을 이유로 마카오에 체류한 뒤 일정이 취소됐다며 본토로 돌아가는 관광객이 늘었다.

마카오 정부의 통계를 보면, 2013년 한해에 중국 여권을 가지고 마카오로 입국한 본토 관광객은 연인원 263만명에 이른다. 그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210만명이 항공편 경유를 핑계로 마카오에 체류한 뒤 돌아갔다. 한 카지노 에이전트는 “카지노의 VIP 고객은 이중 국적자가 많아서 비자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과 마카오를 자주 오간다는 한 갬블러는 “하룻밤만 게임에서 이기면 작은 나라의 여권을 살 수 있다”며 “비자는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본토 갬블러들은 베팅을 크게 하고 집안 재산을 거는 경우도 있어 카지노에서 환영받는다. 한 여성 카지노 딜러는 외국인 손님이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인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인색함의 문제가 아니다. 외국인은 도박을 즐거움을 찾는 수단으로 생각하지만 중국인은 대부분 한몫 챙길 목적으로 뛰어든다.

마카오 카지노에서는 바카라(두 장의 카드를 더한 수의 끝자리가 9에 가까운 쪽이 이기는 게임 -편집자)가 인기가 많은데 카지노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미국의 카지노 매출이 대부분 슬롯머신에서 나오는 것과 다르다. 본토에서 온 중국인이 바카라에 열광하는 이유는 게임 규칙이 간단하고 판돈을 빨리 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카오에 자주 온다는 한 갬블러는 “바카라는 승부가 빨리 결정된다. 게다가 패를 뒤집는 순간이 얼마나 짜릿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카지노 객장마다 바카라 게임 테이블이 가득하고 VIP실에는 바카라 테이블밖에 없을 정도다.

중국 경제 커지면서 기업 CEO 고객 급증

정중루 교수의 통계를 보면, 갬블러는 대부분 30~40대 남성이다. 2007년 이전에는 본토 민간기업 사장, 공무원, 국영기업 임원이 많았지만 2007년 이후론 대부분 민간기업 사장들이다. VIP실 관리자 아팡은 지난 20년 동안 고객들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처음 5년 동안에는 홍콩인이 많았고, 그 뒤 10년은 본토 공무원, 최근 5년 동안은 본토의 부동산 개발사, 투자회사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마카오 도박업계가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의 정치·경제의 변화를 가늠하는 척도라고 말했다.

공무원의 도박에 대해 카지노 에이전트 아화(阿華)는 “뇌물을 주려고 도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해외 계좌를 만들어 현금을 입금하면 마카오까지 와서 자금을 세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지노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왕창빈 마카오 이공대학 부교수 역시 “일부 공무원이 마카오에서 수십억위안(수천억원)을 세탁했다는 보도 내용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 마카오 폴리텍대학 갬블링연구센터에서 학생들이 게임 테이블에 칩을 쌓아놓고 테이블게임 실습을 하고 있다.REUTERS

물론 도박을 통한 뇌물 수수는 재미를 주고 비밀을 보장해준다. 공무원에게 카지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칩을 제공하고 마음대로 게임을 즐기게 해준다. 1천만위안 상당의 칩을 줬다면 그만큼의 뇌물을 제공한 셈이다. 아화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방식은 직접 선물을 주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공무원이 게임에서 이겨 800만위안(약 13억원)이 생기면 떳떳하게 가져갈 수 있고, 5천만위안(약 83억원)을 땄다면 더욱 의기양양해질 것이다. 칩을 준 사람 입장에서는 1천만위안을 투자해 5천만위안을 준 것이고, 반대로 모두 잃었다고 해도 뇌물을 준 사람은 여전히 1천만위안을 준 셈이다.”

카지노 VIP실 관리자 아팡은 “본토에서 부패 척결을 시작한 뒤 VIP실이 큰 타격을 받았다. 고객이 신중해졌기 때문이다. 그 뒤 일부 공무원은 전화로 베팅한다”고 말했다. 테이블에서 게임을 진행하면 전화로 판돈을 거는 방식인데 실제 게임보다 큰 금액을 베팅한다. 가오톈츠 마카오 입법의원은 “신고하지 않은 도박 수익이 연 900억달러(약 91조8천억원)에 달해 전체 도박산업 수익의 3분의 2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신고하지 않은 도박 수익에는 앞서 말한 전화 도박도 포함된다.

도박자금 돈줄 죄는 중국 정부

카지노에는 게임 테이블과 슬롯머신 외에도 귀금속과 명품시계 매장, 전당포가 자리잡고 있다. 햇빛이 내려쬐는 여름날 마카오 거리는 언제나 번쩍인다. 유리창 너머로 진열된 귀금속과 명품시계는 도박에 빠져 돈이 다급해진 나그네가 풀어놓고 간 저당물로 보이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인데, 중국 본토의 자본 규제 때문에 도박자금을 가져올 수 없는 갬블러에게 카지노 안팎의 명품시계 상점은 자금줄을 제공한다. 거래 방식은 간단하다. 상점에서 시계를 구입하고 유니온페이 카드로 결제한 뒤 그 시계를 다시 팔면 된다. 상점은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챙긴다. 그렇게 중국 본토의 돈이 마카오로 흘러온다.

인민은행 관계자는 “명품시계나 귀금속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한 직후 바로 옆 계산대나 상점 내부에 있는 전당포에서 현금으로 바꾸는 것은 마카오 현지에선 합법적인 행동이고 오래된 관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니온페이 카드로 게임 칩을 직접 결제할 경우 문제가 되는데, 중국은 위안화 현금의 해외 반출을 제한하고 유니온페이는 도박장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불법 자금세탁에 해당한다.

유니온페이의 리스크 담당 전문가는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시계를 구입하면 거래가 종료된 것이고, 구입한 시계를 저당물로 잡히거나 다른 사람에게 파는 것은 은행 카드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행위가 현지 법률에 부합하는지, 자금세탁에 해당하는지는 현지의 관리·감독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니온페이는 비자(VISA)와 마스터(Master) 등 외국계 신용카드의 사용은 지역과 가맹점별로 결제한도를 설정한다고 밝혔다. 유니온페이는 직불카드에도 결제금액 한도를 설정했다. 직불카드로 1일 1회 결제금액이 100만위안(약 1억66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구체적인 한도는 은행이나 본인의 설정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 6월 해외 언론들은 마카오 금융관리국의 말을 인용해 직불카드를 이용한 현금화를 엄격하게 단속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마카오 카지노에서 유니온페이 카드 사용을 전면 금지해 갬블러의 불법 자금세탁을 막겠다는 것이다. 금융관리국은 카지노 내부 귀금속 상점과 전당포를 대상으로 지난 7월1일부터 유니온페이 POS 단말기 사용을 중단하도록 통보했다.

마카오의 경제부총리 격인 탄보웬 경제재정사(經濟財政司) 사장은 이 조처를 통해 카지노 내부에 있는 귀금속 상점에 유니온페이 POS 단말기를 증설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지노 내부 귀금속 상점의 운영을 중단하거나 이전하도록 명령하진 않았다. 결국 POS 단말기의 신규 설치만 금지한 것이어서 자금세탁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 新世紀週刊 2014년 29호 澳門賭業資金鏈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고경태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윤종훈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