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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그림자로 살아가는 일본 젊은이들
꿈과 희망을 잃은 일본- ① ‘빙하시대’의 아이들
[52호] 2014년 08월 01일 (금) 말테 헹크 economyinsight@hani.co.kr

마치 은둔자처럼 혼자 사는 젊은이가 일본에서 늘어나고 있다. 결혼에 대한 갈망은커녕 이성교제조차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방은 자신의 삶을 숨기고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공간이다. 일본인들은 이들을 가리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라고 부른다. 20년 가까운 장기 침체를 거치면서 젊은이들의 감정조차 얼어붙은 것일까? _편집자

정규직 못 얻은 20~30대 절반 부모 집서 은둔생활… 직장인도 오로지 안정만 추구

은둔형 외톨이를 가리키는 ‘히키코모리’는 1980년대 말 일본에서 경제가 식어가고 주가가 얼어붙는 ‘빙하시대’가 도래했을 때 생겨났다. 20∼34살 청년들 절반은 부모와 함께 산다. 대부분 학업을 마친 뒤 취업에 실패한 이들이다. 그들은 독립할 생각도 없다. 부모 집에서 용돈을 타 쓰며 눌러앉는 것이다. 이런 세대는 정신적으로도 정체돼 있다.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조차 흥미를 잃었다.


말테 헹크 Malte Henk 독일 저널리스트

다른 삶을 꿈꾸는 히카루 무라타에게 양복은 아주 중요하다. 그가 가진 싱글재킷 단벌 양복은 일본 도쿄 인근 아파트의 30m² 방 침대 위에 걸려 있다. 방 안은 다 먹은 컵라면 용기들로 어지러웠고 벽은 종이처럼 얇았다. 도쿄의 맑고 푸른 하늘 아래 꽃이 흐드러지게 핀 초봄의 어느 날, 히카루는 어수선한 방 옷장 안에서 양복에 어울리는 하얀 셔츠를 찾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그는 넥타이를 맸다. 그리고 지하철을 탔다.

사무실들이 들어선 고층 건물들이 긴 그림자를 드리울 때쯤 그는 도심으로 들어갔다. 마치 그도 샐러리맨인 것처럼, 월급이 다달이 나오는 든든한 일자리가 있고 안정된 생활과 가정이 있는 사람인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환상을 충족하기 위해 히카루는 2주에 한번씩 도쿄 시내로 나선다.

양복 입은 이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 술집을 히카루가 쓱 둘러본다. 중년 남성들, 담배 연기, 정신없는 소음. 히카루도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셔츠 윗단추를 연다. 이 손놀림 두번으로 사무실에서의 하루가 끝났다는 안도감을 표현한다. 그리고 맥주 한모금을 깊이 들이켠다. 곧 히카루의 얼굴에는 피로에 찌든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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