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회원국 평균 6.8달러… 한국은 4.4달러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분의 2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에 따르면, 법정 최저임금제도를 시행 중인 26개 회원국의 2013년 최저임금 평균은 6.8달러였다. 한국은 4860원(2013년 평균환율 기준 4.4달러)으로 26개국 중 17위에 그쳤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곳은 오스트레일리아(15.2달러)로, 한국보다 3.5배나 많았다. 또한 룩셈부르크(14.1달러), 프랑스(12.4달러) 등 7개국이 시급 10달러를 넘었다. 한국보다 최저임금이 낮은 나라들은 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와 칠레·멕시코 등 남미권 국가였다. 서유럽 국가 가운데는 재정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구제금융을 받은 포르투갈이 유일하게 한국보다 낮았다.

OECD 회원국 가운데 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덴마크·핀란드·스웨덴 등 8개 국가는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 한국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나라들이다.

최저임금은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유지하고 가족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생존임금을 뜻한다. 1894년 뉴질랜드가 처음 도입했으며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최근 10년 새 연평균 7%씩 꾸준히 올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6월 2015년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의 5210원보다 7.1% 오른 5580원으로 결정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116만6220원(월 209시간 노동 기준)이다. 인상률만 보면 높은 편이지만 절대 액수는 OECD 회원국들에 비해 훨씬 낮다. 최저임금제가 처음 도입될 때 그만큼 낮게 책정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경영자단체와 노동자단체의 시각은 팽팽히 맞선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15년 최저임금이 결정된 직후 논평을 내어 “해마다 반복되는 최저임금 고율 인상은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최저임금 5580원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정부는) 사용자의 편법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해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자의 실질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조일준 부편집장
il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