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해변 관광지에서는 독일 등 유럽에서 휴가를 온 50대 여성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녀들은 이곳에서 20~30대의 젊은 케냐 남성들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단순히 하룻밤 섹스만은 아니다. 원조교제를 하는 것처럼 고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오래 관계를 유지한다. 그리고 1년 뒤 젊은 애인을 만나기 위해 다시 돌아온다. 케냐의 젊은이들은 유럽 여성들의 돈으로 가게를 내고 사업을 벌인다.

아니타 브라스베르크 Anita Blasberg
마리안 브라스베르크 Marian Blasberg <차이트> 기자

열대의 태양이 케냐 해안에서 힘을 잃어갈 오후 무렵이면 비르기트 노이하우스(가명)는 늘 드림 커티지 수영장의 미지근한 물속에서 유유히 수영한다. 핑크색 수영복을 입고 배영으로 물을 가르며 헤엄치는 그녀는 몸집이 통통한 50대 여성이다. 디아니 해변에서 3주를 보내는 동안 그녀의 피부는 불그스름해졌다.

그녀가 빌린 방갈로에서 샘(가명)이 저벅저벅 걸어나온다. 어깨에 멘 배낭에는 세탁소로 가져갈 옷이 서너 벌 들어 있다. 샘은 20대 후반. 비르기트보다 20여년 아래다. 기리아마족 태생의 미남 케냐인으로, 레게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웃는 표정이 편안한 젊은이다.

그가 말한다. “난 이제 갈게.”

“언제 돌아올 건데?”
“걱정 마, 자기야. 저녁 식사 때면 돌아올 테니까.”

샘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입술에 입을 맞춘다.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비르기트는 한참 동안 지켜본다. 그러다 “난 털이 긴 닥스훈트(오소리 사냥개의 일종 -편집자)에 끌린다니까”라고 혼잣말을 한다. 길게 땋아내린 머리 가닥, 날씬한 엉덩이, 그의 양쪽 귀 안쪽에는 작은 다이아몬드 조각 2개가 반짝거리고 검은색 손목에는 묵직한 은시계가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