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에디터 > Editor\'s Column
     
인터넷 안방극장 시대
Editor’s Letter
[51호] 2014년 07월 01일 (화) 정남기 economyinsight@hani.co.kr

디지털 세상의 변화는 놀랍도록 빠르다. 1~2년, 아니 몇달이면 세상이 달라진다. 기업들도 신속하게 트렌드에 올라타지 않으면 안 된다. 네트워크를 선점한 기업이 결국 시장을 장악하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각개약진하는 것보다 둘이 합쳐 인터넷과 모바일 양쪽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면 훨씬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시장의 지배자가 되면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다. 국내의 네이버와 미국의 구글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네트워크를 장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내용을 채워줄 콘텐츠가 없으면 손님이 모이지 않는다. 최근 온라인 기업들의 경쟁이 트래픽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바뀌는 게 그런 까닭이다. 특히 온라인 세상의 중심축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면서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많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화두로 삼는 이유가 그것이다.

콘텐츠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가 우리 가까이에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 온라인 업체들은 어떤 면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다. 뉴스, 음악, 동영상, 문학작품 등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서 나아가 이런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드라마 부문이 대표적이다. 아이치이, 유쿠투더우, 텅쉰동영상, 러스TV 등 동영상 플랫폼은 이미 드라마를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이렇게 제작된 드라마는 2013년 1천회(20회분 기준으로 50편)에 육박했다. 올해는 1500회를 넘을 전망이다. 결국 독립적인 인터넷 방송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가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B),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A), 모바일 메신저의 지배자 텅쉰(T)이란 3대 온라인 기업들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이다. 중국에서는 이 3대 기업을 ‘B·A·T’라고 부른다. 이들이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어마어마한 자본을 투자해 콘텐츠 확보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일종의 온라인판 삼국지다.

이런 움직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콘텐츠와 네트워크만 있으면 누구든지 온라인 방송사를 세울 수 있다. 이들은 방송 서비스에만 그치지 않고 기존 방송사가 하지 못하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 방송들이 케이블TV처럼 군소 매체에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거대 IT 기업들의 기술과 자본이 뒷받침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장기적으로는 지상파가 아닌 인터넷 방송사가 안방극장을 점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거대 온라인 기업들이 경제 영역뿐 아니라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쥐고 흔드는 시대가 멀지 않은 듯하다.

정남기 편집장
jnamki@hani.co.kr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일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최우성 | 편집인 : 박종생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박종생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