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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소셜 미디어’ 혁명

[4호] 2010년 08월 01일 (일)

클라우스 브링크바우머

economyinsight@hani.co.kr

클라우스 브링크바우머 Klaus Brinkbaumer <슈피겔> 기자 　 작가가 슬럼프에 빠져 글을 쓰지 못하게 됐을 때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마약이나 요트 항해 또는 섹스를 추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성 작가들은 쇼핑을 하고 남성 작가들은 시골로 귀향해 장작을 패기도 한다.하지만 제임스 패터슨은 현재 쓰고 있는 글을 뒤로 미루고 다음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그는 120초 만에 슬럼프를 끝내고 <십자포화>(Cross-Fire)는 잠시 중단한 뒤 그 대신 <날 죽일 수 있다면 죽여봐>(Kill me, if you can)를 이어서 쓰기 시작했다. 패터슨은 연필을 이용해 종이 위에 손으로 글을 쓴다.눈을 들면 창문 너머로 터키석처럼 푸른 플로리다의 바다가 보이고, 창문 옆에는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에 시달리던 시절의 빌 클린턴을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당시 클린턴에게는 위로와 기분전환, 그리고 선(善)의 승리에 대한 희망이 필요했다.사진 속의 클린턴은 패터슨의 소설 <바람이 불 때>(When the Wind Blows)를 손에 들고 있다.“완벽한 광고입니다.말도 안 될 정도로 완벽하죠.” 　 1억7천만 권 판 스타 작가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지구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보다 더 상처받기 쉽던 적은 없었다”라고 적힌 종이가 보인다.최상급 표현을 사용한 전형적인 패터슨 스타일이지만 이 문장은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아무래도 여기를 쓸 때 술에 취했던 모양입니다.” 패터슨의 서재에는 8개의 종이 뭉치가 놓여 있다.이미 오래전에 계약이 돼 팔린 미완성 소설들이다.이 소설들은 동시에 쓰여지고 있다.어떤 장면이나 아이디어가 어떤 소설에 어울리느냐에 따라 한때는 이쪽 뭉치가 늘어났다가 다른 때는 다른 쪽 뭉치가 늘어나곤 한다.책장에는 ‘아이디어 백업’ ‘아이디어 리필’이라고 적힌 두꺼운 붉은색 종이 서류철이 놓여 있다.2009년 패터슨은 1억5천만달러에 17권의 소설 출판 계약을 맺었다.이 작업은 2013년까지 모두 끝날 수 있을 것이다.왜냐하면 그의 일과가 보통 새벽 5시30분부터 오전 10시까지 글을 쓴 뒤, 도널드트럼프 골프장을 걸으며 공을 몇 개 치고, 이후 보조작가가 보내온 글을 수정하거나 삭제하고, 아들 잭과 대화를 나눈 뒤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그는 빈 종이가 놓인 둥근 탁자 앞에 등을 약간 구부리고 앉아서 1년에 350일을 일한다.이런 식으로 패터슨은 스릴러와 아동도서, 가끔은 논픽션을 쓰면서 차례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낸다. 올해 63살인 패터슨의 책은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약 1억7천만 권이 팔려나갔고, 2005년 이후 매년 최소 5권의 소설이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다.그중 20권 이상이 독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됐다.2010년에 새로운 소설이 9권 발간될 예정이며, 여기에 문고본·오디오북·전자책이 더해진다.그는 댄 브라운, 존 그리샴 그리고 스티븐 킹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책을 팔았다.‘제임스 패터슨이 쓰는 책은 끔찍하다’는 스티븐 킹의 발언에 대해 그는 킹의 자존심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그게 누굽니까?” 패터슨은 웃음을 터뜨렸다. 출판시장에서는 지금 한 시대가 끝나가고 다른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출판업계 사람들은 패터슨과 그의 ‘책공장’을 도서시장의 미래라고 보고 있다.우리는 그것을 원하는 것일까? 그리고 앞으로 10년, 20년 뒤 독서는 어떻게 변화할까? 우리는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읽게 될 것인가? 출판사들이 사라지고 에이전시들은 필사적으로 미래의 사업 모델을 찾고 있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작가들은 글의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독자가 글에 대해 돈을 지급할지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애플은 아이패드로 킨들(Kindle·대형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보급하는 전자책 리더기)에 도전장을 내밀며 아마존을 자극하고 있다.그리고 소형 서점들은 문을 닫고 있다. 패터슨은 이렇게 전망한다.“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모든 것의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그렇게 눈사태처럼 일이 커지는 것이며 모든 것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미국의 건강보험 시스템이 그랬고, 금융업계가 그랬습니다.출판업계는 이 카테고리에 속하지는 않습니다.아직은 구제 가능성이 있죠.” 플로리다는 미국의 부유한 은퇴자들을 위해 지루할 정도로 문명화된 지역이다.그중에서도 웨스트 팜비치는 좀더 부자인 사람들을 위한 도시로, 6개의 하얀 기둥이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패터슨의 노란색 거처는 길 좌우에 저택들이 늘어선 사각형의 인공섬인 아일랜드 드라이브에 있다.수(Sue)와 제임스 패터슨 부부는 바닷가에 있는 1900만달러짜리 집을 새로 구입해 수리하고 있다. 경험보다 중요한 건 상상력　 패터슨은 흰색 폴로셔츠와 노란색 풀오버, 그리고 파란색 바지를 입고 캔버스화를 신고 있다.입은 약간 작고 코는 약간 크며 예전에 수영 선수였던 아름다운 아내 수와 함께 있다. 미래의 독자들이 전자책을 지금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덜 집중하면서 읽게 된다면 앞으로 작가들은 어떻게, 그리고 무엇에 대해 글을 쓰게 될까? 출간량이 2천 권 정도인 작가들은 이제 책 내는 걸 포기하게 될까? 패터슨과 같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그들이 설 공간을 빼앗기 때문에? 규율(Discipline), 이는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모든 성공의 기반이 되는 덕목이다.근면이야말로 베스트셀러의 첫 번째 요소다.‘수많은 습작의 시간’이라고 패터슨은 말한다.그는 비행기 안에서도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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