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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과 삼성
Editor’s Letter
[50호] 2014년 06월 01일 (일) 정남기 economyinsight@hani.co.kr

삼성을 둘러싼 상황이 묘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것 말이다. 위기를 넘겼으니 회복에 큰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 그러나 사람들의 눈은 이미 후계 체제에 쏠려 있다. 이 회장이 건강을 회복한다 해도 그룹의 무게중심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옮겨갈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그동안 이 회장은 상당한 업적을 이뤘다. 무엇보다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외환위기가 그렇다. 그때 자동차 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면 삼성이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도 삼성에는 위기였다. 스마트폰에 맞설 대안이 없었다. 하지만 발빠른 변신으로 새로운 트렌드에 올라타는 데 성공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훌륭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거꾸로 살펴볼 필요도 있다. 삼성이 성공 가도를 달려오는 동안 수많은 위험한 고비가 있었다는 얘기다. 기업의 세계는 그만큼 치열한 전쟁터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많은 위험 요인이 있다.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낸 스마트폰의 보급률은 포화 단계에 들어섰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추격 또한 거세다. IT 업계의 트렌드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위주로 바뀌고 있다. 삼성이 그다지 강점을 갖지 못한 분야다. 잘못하면 노키아처럼 한순간에 나락으로 추락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과연 이런 경쟁을 감당할 만한 경영능력을 갖고 있을까?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2000년대 초반 그가 손댔던 IT 관련 사업이 대부분 실패했다는 것뿐이다. 그 뒤처리는 삼성 계열사들의 몫이었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 그가 구글의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크 등과 맞설 만한 역량이 되는지 궁금하다. 능력이 아니라 주식 지분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회장이 된다면 그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기업도 나라도 큰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거래 규모가 아마존을 넘어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지분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대주주는 소프트뱅크(37%)고 2대주주는 야후(24%)다. 그럼에도 확고한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베이를 물리치고 중국 시장을 장악한 그에 대한 무한 신뢰 때문일 것이다.

아들이라고 해서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에게 경영을 맡기는 것은 ‘부의 세습’일 뿐이다. 만약 삼성이 그 길을 선택한다면 세계적 기업으로 불릴 만한 자격이 없다. 삼성은 어찌됐든 국외로 나가 치열한 국제 경쟁의 무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려면 그에 걸맞은 경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정남기 편집장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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