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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결혼하면 투기하나
[Trend]결혼에 따라 '위험 선호' 행동이 달라진다
[1호] 2010년 05월 03일 (월) 그라치엘라 베르토치 외 economyinsight@hani.co.kr

그라치엘라 베르토치(Graziella Bertocchi) 이탈리아 Modena and Reggio Emilia대학  경제학 교수
마리안나 브루네티(Marianna Brunetti) 이탈리아 Rome Tor Vergata 대학 경제학 교수
코스탄차 토리첼리(Costanza Torricelli) 이탈리아 Modena and Reggio Emilia대학 금융공학 교수
 

   
▲ [그림] 여자는 결혼하면 투기하나
성별과 금융상품의 투자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다룬 연구가 많다. 아울러 결혼 여부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도 많다. 이런 연구들은 여자와 미혼자가 위험에 상당히 민감(리스크 회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혼인 여부와 성의 차이를 동시에 고려하면 미혼 여성이 위험에 가장 민감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보통 이런 차이를 시간이 지나도 잘 변치 않는 외생변수인 인간적인 기질, 즉 타고난 위험 회피 성향때문으로 설명한다. 2009년의 한 공동연구에서도 남녀의 차이에 초점을 맞춰 기존 연구를 검토한 결과, 여성이 더 위험 회피적이란 통념이 입증되었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교육의 결과라기보다는 여자들의 천성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사 대상을 달리 선정하면 남녀의 위험선호도 차이는 작아지거나 없어지기까지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관리자급이나 전문직 여성의 경우 남자와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 연구는 다른 세부 표본을 조사하더라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가정했다.
우리는 이번 연구에서, 결혼 유무가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데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그 양상과 결정 요인, 그리고 성에 따른 차이의 변천사를 중심으로 연구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가설을 세웠다.
첫 번째 가설은 특히 여성에게 ‘결혼’이 상당히 ‘안전한 자산’(safe asset) 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기혼 여성이 좀 더 공격적(less risk-averse)이 될 것이란 가정이다. 결혼이 재무적 안정의 기반이란 생각은 일반적으로 여성이 좀 더 불안정한 사회적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재산이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자. 즉 금융자산과 임금소득의 현재가치다. 여성은 결혼함으로써 적어도 성에 따른 임금소득 격차를 일부 줄일 수 있게 된다. 만일 결혼과 성에 따른 임금 격차에 어떤 위험도 없거나, 또는 이런 위험이 금융투자의 위험과 상관관계가 없다면, 결혼은 기혼여성의 자산 변동성을 줄여주는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간주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위치가 안정된 기혼 여성이 리스크가 있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려는 성향이 더 커지게 된다. 아울러 성별에 따라 결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보면 미혼 여성과 기혼 여성의 차이가 미혼 남성과 기혼 남성의 차이보다 더 확연할 것이란 점이다.
두 번째 가설은 가족과 노동시장의 구조가 계속 변해왔기 때문에, 결혼 유무에 따른 차이는 고정불변한게 아니라 시간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예상이다. 결혼이 ‘무위험한 상태’(risk-free status)란 생각은 가족 구성이 변하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달라졌다. 좀 더 많은 여성이 직업을 갖게 되면서 남녀간 임금격차는 줄어든 반면, 이혼의 증가와 결혼의 감소로 전통적인 가정이 빠르게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연구진은 이탈리아은행(Bank of Italy)이 1989년부터 2006년 사이에 실시한 가구소득 및 재산 조사 자료를 활용했다. 이 데이터는 가정 내에서 재무적 의사 결정을 하는 구성원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사례는 우리의 조사에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성별이나 결혼이란 관점에서 이탈리아 가구는 금융시장과 더욱 많은 관련을 맺게 됐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여성과 미혼자도 크게 증가했다. 아울러 가족 구조도 빠르고 두드러지게 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이혼이 합법화한 것이 1974년에 이르러서지만, 이혼율은 지난 10여년간 급증세를 보였다. 2차 대전 이후 여성이 직업을 갖는 비율도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결혼한 여성이 덜 민감

<그림1>은 위험 금융자산을 보유하는 비율이 성별과 결혼 여부를 놓고 볼 때 시간에 따라 상당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위험 자산 보유 비율은 빠른 속도로 증가해, 주식시장이 붐을 이룬 직후인 2000년~2002년에 절정에 다다랐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더 많이 (투자에) 참여했다. 우리의 첫 번째 가설대로, 기혼자와 미혼자 사이에 나타나는 위험 자산 보유의 차이(marital status gap)는 남성보다 여성이 두드러졌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데 대한 확률(probit) 통계모델을 남녀별로 만들어봤다. 시간과 지역이란 더미변수 외에 회귀변수로 결혼 유무라는 더미를 넣어 분석한 결과, 결혼한 가구주가 미혼인 가구주보다 위험자산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울러 결혼 여부가 가져오는 차이는 여성이 더 커서 우리가 세운 첫 번째 가설과 부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결혼 여부가 위험 투자에 미치는 차이는 여성의 경우 중년에 정점에 이르는 ‘낙타등’ 모양의 곡선 형태를 보여 우리의 두 번째 가설을 뒷받침했다.
왜 결혼 여부에 따라 이런 차이가 벌어지는 것일까? 사회적으로 성별 역할의 변화를 가져온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일까? 직업이 있는 가구주를 하위 샘플로 조사해본 결과, 직업이 있는 여성의 경우 결혼 유무는 투자 결정에서 더 이상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느 연령층이나 마찬가지였다. 직업이 있는 여성이 남성과 같은 투자 패턴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중년층 여성에서 크게 나타난 ‘낙타등’ 곡선은 그 시기의 많은 여성이 실직 상태이거나 노동인구에서 제외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우리의 연구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투자를 결정할 때 남성보다 여성이 결혼의 영향을 좀 더 받는다 △결혼이 여성의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여성이 직업을 가질 때 이런 특징은 없어진다. 세 번째 결론은 직업 유무가 투자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란 가정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직업 유무도 투자 결정에 영향

조사에 사용된 자료의 첫 시점에 결혼 여부가 투자성향에 의미 있는 차이를 가져오다가 그 뒤 이런 차이가 사라지게 된 것은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첫 번째는 여성의 취업이 늘어난 것인데(그림2), 이것은 일을 하지 않는 여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여성의 지위 강화를 가져왔다.
여성의 지위 향상은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끼쳐 주부를 포함해 투자를 책임지는 결혼한 여성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초기에는 결혼 여부가 투자 성향의 차이를 크게 한 원인이 됐고, 이후 여성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1990년 초에 기혼자와 미혼자의 서로 다른 투자 성향을 가져왔다. 이 시기엔 결혼한 여성이 혼인제도 안에서 안정된 지위를 누리는 것으로 인식돼, 그들의 투자 결정은 미혼 여성과 큰 차이를 보였다. 결혼 여부에 따른 여성의 투자 성향 차이는 1998~2000년께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 뒤로는, <그림 2>에 나온 대로 두 번째 변화의 압력이 등장한다. 이혼 급증으로 지난 10년간 가족제도의 기초가 흔들리면서 결혼이 ‘안전자산’이란 인식도 약해졌다.
이에 따라 결혼이 주는 안도감도 떨어져, 결혼한 여성이나 하지 않은 여성이나 투자 성향에 큰 차이가 없게 됐다. 

<참고문헌>
Barber, Brad M. and Terrence Odean (2001), “Boys will be Boys: Gender, Overconfidence, and Common Stock Investments”,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16:261-289.
Bertocchi, Graziella, Marianna Brunetti, and Costanza Torricelli (2010), “Marriage and Other Risky Assets: A Portfolio Approach”, CEPR Discussion Paper 7162, revised, February.
Croson, Rachel and Uri Gneezy (2009), “Gender Differences in Preferences”, Journal of Economic Literature, 47:448-474.
Jianakopolos, Nancy A and Alexandra Bernasek (1998), “Are Women More Risk Averse?”, Economic Inquiry, 36:620-630.
Stevenson, Betsy and Justin Wolfers (2007), “Marriage and Divorce: Changes and Their Driving Forces”,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21:27-52.
Sunden, Annika E and Surette, Brian J (1998), “Gender Differences in the Allocation of Assets in Retirement Savings Plans”, American Economic Review, Papers & Proceedings 88:207-211.

ⓒ CEPR(voxe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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