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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하이신강철, 디폴트 도미노 출발점 되나
중국 철강업계의 연쇄부도 위기
[49호] 2014년 05월 01일 (목) 우훙위란 economyinsight@hani.co.kr
   
▲ 중국 허베이성 북부의 한 제철공장에서 철판 코일들이 놓인 사이로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REUTERS

수요부진과 과잉생산으로 유통업체와 제철소 자금압박 심각…
중국 전체 위험 규모 335조원


중국 철강업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중견업체 하이신강철그룹이 주력 사업보다 금융투자에 치중해 파산 위기를 맞았다. 다른 제철사들도 생산 감량 시기를 놓쳐 채무 상환 위기에 몰렸다. 생산·유통·금융에 이르기까지 철강업계와 관련된 전 분야로 불똥이 튄 상태다. 중국 철강업계가 구조조정을 통해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된다.


우훙위란 吳紅毓然 <신세기주간> 기자

중국 철강업계의 위기가 철강재 유통업에서 제철소와 철광석 원자재 분야로 확산됐다. 산시성 최대 민영 제철소인 하이신강철그룹유한공사(이하 하이신)가 자금난으로 채무 상환 위기에 몰렸고, 위험노출도(대출 손실 위험 규모)가 150억~200억위안(약 3조3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은행이 하이신에 제공한 대출 규모만 해도 외부에서 예측하는 30억위안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훙치 민생은행장은 “현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며 “하이신은 아직까지 채무 상환 위기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산시 지역 철강 유통업체들은 하이신이 소재한 산시성 윈청시 원시현에 모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신이 망하면 물건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유통사들이 하이신에서 제품이 출고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철강업계 대출을 ‘신중하게 유지’하는 단계일 뿐 ‘전면 철수’하는 단계는 아니며, 대출 규모를 통제하되 우량고객을 중점 지원해 고객사가 경기 하락의 주기를 견디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이 말하는 ‘우량고객’은 대부분 거액의 손실을 안고 있는 국유 제철소다. 2013년 말 현재 전국 철강 거래의 위험 노출 규모는 1조5천억위안(약 335조원)에 이른다. 특히 철강재 구매를 대행한 대형 국유기업에 손실이 집중돼 있다. 그러나 이 금액도 저평가된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산시성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하이신이 정부의 효과적인 구제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산시성은 지역 신용 리스크가 악화됐고 탄광 구조조정에 실패해 정부가 철강기업을 구제할 가능성이 낮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하이신의 부도 위험은 철강업계의 대출 상환 리스크가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을 알리는 신호”라고 말했다.

철강업계가 불황일 때 유통업체들은 ‘양방향 고정’ 작전을 구사한다. 공급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제철소에 발주한 가격과 고객사에 판매하는 가격을 고정해놓고 시장가격이 변해도 고정된 가격을 지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유통업체의 자금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통업체가 제철소에 제품을 발주할 때 고객사 대신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최종 납품을 받은 고객사는 물건을 인도받은 뒤 한달, 심지어 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대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용광로 폐쇄, 헐값 판매 등 생존 안간힘

은행이 여신한도를 축소하자 유통업체들은 두가지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국유기업에 철강재 구매를 대행하게 하는 방법과, 제철소와 매월 일정 물량을 판매해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사전에 현금을 받는 방법이다. 그러나 과잉생산 탓에 제철소는 원가 이하로 철강재를 판매해 재고를 줄이고 생산을 지속했다. 하이신이 디폴트 위기를 맞은 원인도 후자의 유통 방식을 채택해 ‘3각 채무 관계’에 빠져 자금순환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은행이 기간이 지난 대출의 상환을 독촉하자 하이신은 어쩔 수 없이 용광로 5개를 폐쇄하고 1개만 가동해 주문이 밀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이신의 용광로 6개 가운데 2개는 1천m³, 4개는 600m³ 규모인데, 현재 600m³ 용광로 1개만 가동하고 있다. 제철소가 용광로를 폐쇄하면 비용 손실이 매우 크다. 하이둥 CEMB그룹 애널리스트는 “하이신은 과잉생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 이번에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유통업체가 등을 돌려 제품을 출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의 자금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이들이 일부 제철소와 체결한 판매계약을 지키지 못해 제철소의 자금 압박도 심각하다. 올해 2월 상황을 보면 유통업체에서 제철소로 채무 상환 위험이 확대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하이신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총자산이 147억위안(약 2조4600억원)이고, 560만t급 철재와 600만t급 강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으며, 220만t급 열연코일 공장을 신축하고 있고, 생산 규모와 매출 모두 150억위안을 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하이신을 대형이 아닌 중형 철강회사로 분류했다. 설비도 오래됐거나 낙후된 것뿐이어서 채무 위기에 직면했어도 인수·합병을 희망하는 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2003년 22살에 경영을 승계한 리자오후이 하이신 회장은 경영 대신 투자에 몰두해 주사업인 철강업에서 멀어졌고, 하이신은 자금 조달 창구로 변했다. 그는 주로 하이신실업과 그 자회사인 하이보신훼이국제무역유한공사를 통해 지분 투자를 추진했다.

리자오후이는 원시훼이톈실업유한공사의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고, 원시훼이톈실업은 하이신 지분 89.3%를 보유하고 있다. 민생은행이 발표한 지분 분할 설명서에 따르면, 하이신이 하이신실업의 지분 90.93%를, 하이신실업은 하이보신훼이의 지분 89%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하이보신훼이의 대주주는 리자오후이의 여동생 리자오샤다.

2004년 10월 리자오후이는 하이신실업 명의로 주당 3.7위안씩 총 5억9천만위안(약 990억원)을 투입해 민생은행 주식 1억6천만주를 매입하고 민생은행 제16대 주주가 되었지만 이사회 자리를 확보하진 못했다. 민생은행이 주식회사로 전환하자 하이신실업은 1억8천만주를 보유해 단번에 유통주 주주 순위 2위에 올랐다. 2004년 11월 리자오후이는 다시 하이보신훼이 명의로 현금 5797만위안을 투자해 헤이룽장성 푸화그룹이 소유하고 있던 화관과학기술 지분 21.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되었다.

유통시장에서는 2006년 10월부터 2007년 9월까지 하이신실업이 각각 흥업은행, 중국알루미늄, 이민그룹, 루넝타이산 등의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그 밖에도 리자오후이는 한때 광대은행, 민생생명보험, 산서증권, 은화펀드 등 금융기관 주식을 매입해 금융업계에서 영향력을 넓히기도 했다. 2007년을 전후해 리자오후이는 은행 지분을 처분했다. 당시 주식시장이 호황이어서 1억주에 이르는 민생은행 주식을 매각해 10억위안(약 167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하이신은 또 2009년에 1억위안을 투자해 베이징에 중국 최초의 ‘어린이체험놀이터’를 만들었다. 2012년에는 칭다오에 2호점을 만들었고 현재 청두에 3호점을 건설하고 있으며, 향후 상하이와 톈진 등 각 대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애니메이션, 완구, 어린이 의약품, 의류, 교육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자오후이 회장이 무분별하게 투자를 확대하지 않았다면 하이신의 처지가 이렇게 비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하이신은 석탄 원산지에 위치해서 자원의 강점을 확보했지만, 2006년 이후 다른 민영 제철소와 달리 생산설비를 확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둥베이특수제강에서 노동자가 쇳물을 쏟아붓는 작업을 하고 있다. REUTERS

금융업 투자로 위기 자초한 하이신

상장한 철강회사의 부채비율이 70%가 넘으면 은행권의 경계 대상이 된다. 중국철강협회가 공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주요 철강기업의 부채비율은 70% 수준으로 이미 고위험 구간에 들어섰다. 바이강철과 화링강철의 부채비율은 각각 82.25%와 83.03%다.

2013년 통계국 자료를 보면, 바오강그룹·안강그룹·우한강철·셔우강·허베이강철·산둥강철·화링강철 등 7대 철강회사의 채무액은 1조3천억위안(약 217조원)에 이른다. 현재 광저우강철그룹은 조업을 중단하고 물류와 부동산 개발로 업종을 바꿔 광저우에 대형 물류단지 2곳을 조성했다.

최근 은행감독위원회는 생산과잉과 위조어음의 위험을 거듭 제기하며 철강, 전해알루미늄, 시멘트, 비철금속 업종의 리스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푸린 은행감독위원회 주석은 2014년 관리감독업무회의에서 “과잉생산 문제 해결을 위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엄격하게 조사하며 동태적으로 추적해, 리스크가 잠재된 구체적인 지역과 기업 및 금액을 파악해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리전장 중앙철강협회 부회장은 “올 1분기는 21세기 들어 철강업계 실적이 가장 저조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1월과 2월 철강업계의 주요 기업을 조사한 결과 30억위안 이상의 적자가 발생했다. 매출이 양호했던 선재와 철근도 재고가 늘어 민영기업은 혹한기를 겪게 될 것이다.”

각 은행은 철강산업 리스크 대비책을 마련했다. 한 대형은행 기업업무 관계자는 “철강업 관련 여신 업무를 처리한 지점의 관리를 강화하고, 과잉생산에 따른 철강재 가격 동향을 주시하며, 가격 변동이 기업의 수익 창출 능력과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강재를 담보로 여신을 제공했을 경우 담보물의 가치 변동에 주목해 실시간으로 리스크를 통제하고 기업 재무제표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현금흐름과 순자산수익률 등의 지표 변화가 기업의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해야 한다.”

한 제철소 대표는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은행이 제일 먼저 찾아온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에도 철강재재고가 늘고 있지만 현금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원가 이하로 제품을 판매해 은행의 대출 상환 압력을 피한다”고 전했다.

2013년 12월6일 윈청시 은행감독국은 ‘윈청시 철강산업 은행대출 리스크 현황 조사보고서’를 발표하고 철강산업에 관한 대출정책을 엄격하게 집행할 것을 시중은행에 지시했다. 개별 기업 또는 그룹의 최고 여신한도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과잉생산 업종이나 기술 수준이 낮고 오염을 초래하며 에너지 소모가 많은 사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은행은 철강업종 신규고객의 여신한도를 매출의 15% 또는 불입 자본금의 2배 이내로 제한했고, 지점들이 철강시장에 대한 여신한도 금액을 통제해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도록 요구했다.

건설은행 윈청시 지점은 사업의 성격에 따라 ‘우선 지원’ 대상이나 ‘신중한 진입’ 대상에 속한 고객사를 지원하되, 정부가 사전에 비준한 사업이 아닌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제철소의 신축 사업을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다. 설비 노후화를 이유로 규모를 확장하는 사업도 지원에서 제외된다.

   
▲ 중국 장쑤성 난퉁 항만에 야적된 철광석 가루를 포클레인이 트럭에 퍼담고 있다. 유통에서 시작된 중국 철강업계의 연쇄부도 위기가 제철과 원자재 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REUTERS

은행권은 여신 줄이고 위기관리 태세

민생은행 관계자는 “철강산업에 대한 대출 규모를 축소했고 최대한 대출을 허가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푸둥발전은행도 철강업종을 신중한 진입 대상으로 분류하고 대출총액을 통제하고 구조를 최적화하며 선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에서 강점을 보유한 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되, 제한이나 퇴출 대상인 기업에 대해서는 보전 조치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산시성 윈청시 은행감독국은 철광석 관련 자금 조달의 리스크를 지적했다. 현재 상업은행들이 국제 결산 업무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데, 철광석 수입은 규모와 금액이 커서 상업은행이 눈독을 들이는 대상이다. 그 결과 금융기관이 신용장 개설 조건을 경쟁적으로 완화하고 담보 요건을 낮춰 신용장 업무를 처리하고 있어 잠재된 리스크가 크다.

제철소와 철강 유통업체는 국내 은행에서 신용장을 개설해 해외에서 철광석을 구매한 뒤 송장을 담보물로 제시하고 30% 정도의 보증금을 선납하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다. 90~180일 뒤에 대출을 상환하면 된다. 보증금을 예치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철강회사들이 대부분 환헤지를 하지 않아 위안화 환율이 급작스럽게 변동할 경우 그대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은행이 무역업체에 그대로 하도록 시킨 것이다.” 한 상품 딜러는 “구리와 달리 철광석 담보대출은 환리스크 헤지 시스템이 드물어 리스크가 크고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고 전했다.

한 은행은 내부 보고서에서 우한시 철강 유통업체의 대부분은 철광석 시장을 포기하지 못해 한손으로 현물거래를, 다른 손으로는 선물거래를 진행한다고 지적했다. 우한시 철강재 시장에서 유통업체 70% 이상이 선물시장에 진출해 현물시장의 손실을 만회하려고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후의 승자는 1만분의 1도 못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18일 열린 ‘중국철강업 중장기발전계획회의’에서 중국철강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철광석 가격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고 수입 철광석 가격도 떨어지고 있어 1t당 100~110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상품 딜러는 “국유기업이 피해를 입기 전에 민영기업에 손실을 떠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 新世紀週刊 2014년 11호(제596호) 海鑫引爆鋼鐵不良潮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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