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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의 전쟁’에 목매는 정치와 언론
윤희웅의 선거와 경제 ● 여론조사 만능주의의 폐해
[48호] 2014년 04월 01일 (화) 윤희웅 economyinsight@hani.co.kr

정치의 수단이 돼야 할 여론조사가 도리어 정치를 잡아먹고 있다. 여론조사는 민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권력자의 독단과 잘못된 의사결정을 견제하는 순기능을 한다. 그러나 민주주의 토대인 다양성을 훼손하고 숙의민주주의를 방해하기도 한다. 정치권이 여론조사를 논의의 출발점이 아닌 종착역으로 활용하는 한 여론조사는 민주주의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

선거가 끝나면 으레 나오는 기사가 있다. 여론조사의 정확도에 대한 문제제기다. 실제 선거 결과와 여론조사 흐름이 다르면 언론의 십자포화가 쏟아진다. 그러고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여론조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고 기사화한다. 여론조사는 비판 기사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기사 작성을 위한 도구이기도 한 기이한 운명을 지녔다. 하도 비판이 많다보니 여론조사 자체가 부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여론조사의 폐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론조사가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끼칠 때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대중의 의견을 알아내 알리는 것이 왜 민주주의를 강화하지 못하고 약화시킬까. 여론조사는 ‘불’과 같다. 잘 다루면 도움이 되지만 잘못 다루면 위험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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