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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휴대전화, 레노버가 잡는다
Business ● 모토롤라 모바일 인수한 레노버의 전략 구상
[48호] 2014년 04월 01일 (화) 친민 economyinsight@hani.co.kr
   
▲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왼쪽)과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구글 본사에서 레노버의 구글 모토롤라 인수계약에 합의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레노버 제공

IBM PC 인수 성공 경험 바탕으로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 목표…
시장은 ‘기대 반 우려 반’


중국의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버는 2004년 IBM의 개인용컴퓨터(PC) 부문 인수·합병을 선포한 지 10년 만에 세계 PC 업계의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014년 새해 벽두에 레노버는 구글의 휴대전화 사업 부문인 모토롤라 모바일을 전격 인수해 또 한번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레노버가 이번에도 ‘IBM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친민 覃敏 <신세기주간> 기자

중국 전통 음력 설 직전에 레노버그룹이 발표한 전격적인 인수·합병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난 1월30일 오전 레노버그룹은 구글의 휴대전화 사업 부문인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2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레노버는 모토롤라 모바일의 브랜드와 상표, 직원 3500여명, 특허 2천개, 특허의 독점사용권 1만5천개, 구글의 최신 스마트폰 ‘모토X’ 시리즈와 ‘모토G’를 포함한 수많은 스마트폰 제품군을 획득하고 세계 50여개 에이전시와 합작관계를 맺는다. 구글은 모토롤라 모바일의 특허권 대부분을 유지하게 된다. 인수·합병이 완료될 때 레노버는 구글에 6억6천만달러(약 7천억원)의 현금과 7억5천만달러 상당의 보통주 지분을 제공하며, 나머지 15억달러를 3년 기한의 약속어음으로 결제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각종 분석과 보고서 등이 차례로 쏟아져나왔다. 황러핑 노무라증권 부회장은 춘절(설 연휴) 내내 레노버 인수·합병 건을 파악해 보고서를 만드느라 분주했다. 관련 업계에서 화제가 되면서 레노버의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높아졌지만 부담이 안 되는 건 아니다.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레노버가 앞으로 새로운 전투를 잘해낼 수 있을까? 레노버의 양위안칭 회장은 IBM의 PC 부문 인수의 성공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폐품 대왕’이란 비아냥도 적지 않다.

레노버와 구글의 윈윈 전략

레노버그룹의 모토롤라 인수 발표 기자회견에는 최고 실권을 지닌 3명의 총수인 양위안칭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류쥔 레노버그룹 모바일 부문 부회장, 황웨이밍 레노버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함께 모습을 드러내 시장에 신뢰를 심어주려 했다.

양위안칭 회장은 이번 거래를 “윈윈”이라 표현하고 “각자 필요한 것을 취했다”고 묘사했다. 그는 “인수·합병을 통해 모토롤라가 레노버에 강력한 브랜드와 뛰어난 자산, 세계 수준의 기술, 통신사업자와 소매업체 사이의 좋은 관계를 제공하는 한편 북남미 시장의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동시에 레노버는 장차 구글로부터 특허 측면에서 보호받게 돼 레노버의 스마트폰 상품이 성숙한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 CEO도 직접 이 거래를 위해 무대에 섰다. 아주 짧은 몇분간의 발언에서 그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이 계약을 과찬하고 레노버와의 합작에 충만한 열정을 보였다.

2011년 8월 애플과 노키아가 노텔의 특허 경매에 실패한 뒤 구글은 래리 페이지 CEO의 주도로 125억달러에 모토롤라 모바일을 인수했다. 이 인수는 2012년 5월 정식으로 완성됐다. 그러나 구글은 여태껏 스마트폰 사업 중단으로 인한 손실의 파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인수·합병을 발표한 날 2억3300만달러(약 2500억원)이던 적자가 이후 계속 불어났다. 최근 발표된 구글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2013년 4분기 모토롤라 모바일의 영업수익은 12억4천만달러, 적자는 3억8400만달러에 이르러 구글의 실적에 심각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

레노버가 이번에 그 ‘목엣가시’를 접수한 것이다. 앞으로 모토롤라 모바일의 발전은 류쥔에게 맡겨졌다. 현재 45살인 류쥔은 칭화대학 출신의 인재로, 레노버 최 고위층 8인 경영단인 레노버집행위원회 (LEC) 위원이다. 레노버그룹은 2011년 1 월 류쥔을 총수로 모바일인터넷·디지털 홈사업그룹(MIDH)을 설립하고 주력 스 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업무를 맡 도록 했다. 레노버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에서 2011년 시장점유율이 1%에도 못 미 쳤지만 매출은 삼성 다음으로 성장했다. 양위안칭 회장은 류쥔이 이미 모토롤 라 모바일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인 시간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인수 를 시장은 그다지 인정하지 않는 모양새 다. 이 거래가 레노버의 수익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고, 노무 라증권·모건스탠리·스위스은행(UBS) 등은 레노버 주식의 평가등급을 차례로 떨어뜨렸다. 노무라증권은 레노버가 모 토롤라 모바일을 인수한 이후 18개월 안 에는 이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의 스마 트폰 부문을 인수한 것과 비교해도 레노 버는 훨씬 고가의 프리미엄을 지급했다 고 보았다.

시장의 관망세는 이상할 게 없다. 레노 버의 한 직원은 10년 전인 2004년 말 레 노버가 IBM의 개인용컴퓨터 사업부를 인 수할 때도 시장에서는 역시 부정적 소리 가 다수였지만, 레노버는 성공했을 뿐 아 니라 2013년에는 최초로 세계 PC 시장 의 1인자 자리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도 레노버는 자신의 포석을 분명하 게 알고 있는데, 다만 외부에서 제대로 보 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휴대전화 사업에 대해 양위안칭 회장은 야심과 포부가 있다. 그는 레노버가 모토 롤라 모바일을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스 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믿는 다. 레노버도 필연적으로 모바일 인터넷 사업과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는 때가 올 것이다. “가입자들의 관심은 인터넷 PC에 서 점차 모바일 인터넷으로 옮겨가고 있 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의 충격 속에서 PC 사업은 점차 둔화될 것이고 머잖아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 설 것이다. 레노버의 생존 기반이 흔들릴 것이다.” 통신업계 전문가인 양타오의 분 석이다.

   
▲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산업 전시회 ‘GSMA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4’ 전시장에 마련된 레노버 부스. REUTERS

현재 레노버의 PC 사업은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 면, 지난해 2분기 레노버의 전세계 PC 출하량은 1260만대로 시장점유율은 16.7%였다. 휼렛패커드(HP)의 1240만대를 추월해 세계 1위의 거대 PC 기업이 됐다. 그러나 세계 PC 시장의 총출하량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013년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7600만대였다. 설상가상으로 PC 사업의 영업이익률도 2~6%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레노버는 ‘세계 PC 1위’라는 오랜 목표를 바꿔, ‘PC 플러스’(PC+) 영역의 리더가 되어 2020년 삼성을 넘어서는 데 전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PC+ 전략은 레노버의 2012~2013 회계연도 결의대회에서 양위안칭이 처음 제기한 것으로, 스마트폰·태블릿PC·스마트TV 등을 가리킨다. 황러핑 노무라증권 부회장은 “2013년 레노버가 판매한 휴대전화 4500만대는 중국 시장에서 삼성 다음의 판매량이어서 브랜드와 판매경로 등의 자원은 모두 갖춘 상태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레노버의 주요 시장은 중국이다. 앞으로 중국의 휴대전화 시장은 성장 속도가 둔화돼 약 20%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레노버는 샤오미·화웨이 등 경쟁업체들의 케이크 조각을 빼앗기가 힘들다. 레노버 휴대전화 사업이 세계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성장 한계에 부닥친 컴퓨터 제조업

레노버 휴대전화는 연구·개발에서 시작되지 않았으며, 생산과 설계를 하청업체에 주는 방식이다. 전통 통신업체인 화웨이와 비교할 때 레노버는 특허 및 해외 판매망이 결여돼 있다. 레노버가 외부의 힘과 능력에 기대어 한계를 돌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는 레노버의 2004년 정황과 비슷하다. 레노버는 해외 브랜드 컴퓨터 창업 회사를 대리해서 그 판매경로에 의지해 신속한 발전을 거머쥐었다. 2004년 레노버 PC 사업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30%에 이르렀다. 그러나 델·IBM·휼렛패커드 등 외국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 때문에 점유율 증대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이익률도 계속 낮아졌다. 때마침 IBM이 PC 부문 매각에 나서자 레노버는 바다로 나갈 배를 띄우게 되었고 일본·독일·브라질의 PC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해 규모의 효과를 거뒀다.

레노버는 이제 PC 사업의 경험을 모바일 사업에 옮겨보려 한다. 이번 거래가 완성되면 레노버는 미국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레노버는 2015년 휴대전화 세계 판매량 1억대를 희망한다. 이미 우한에 산업기지를 세워 2018년부터 매년 1억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생산할 계획이다.

레노버의 IBM PC 사업 인수가 성공한 것은 레노버의 강력한 관리 능력, 엔지니어 주도의 기업문화, 적절한 마케팅 및 기타 요인에 힘입은 것이다. 레노버는 원래 그대로의 IBM PC 사업을 접수해 IBM 개인용컴퓨터의 유전자를 유지했다.

   
▲ 지난해 5월 홍콩에서 열린 레노버의 연간 실적 발표회장에 레노버가 출시한 스마트폰들이 전시돼 있다. REUTERS

2005년 5월 레노버는 IBM PC 부문의 직원 9500명과 IBM 퍼스널 시스템의 총책임자 스티븐 워드, 심지어 5억달러의 순차입금까지 통째로 가져왔다. 합병 초기 IBM PC 부문은 독립 회사처럼 운영됐으며, 같은 방식으로 고객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점차 정돈에 들어가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제품과 사업 방식은 IBM의 혈통을 이어왔다.

그러나 모토롤라 모바일은 조금 다르다. 레노버가 인수하기 전 이 회사는 통신설비 업계의 유명 브랜드인 모토롤라에서 분리돼 만들어진 회사다. 이미 구글에 의해 한차례 ‘깨끗이 정리’됐다. 2012년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한 뒤 곧바로 조직을 간소화하고 대폭 감원을 했으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부문에서 철수했다. 이는 마치 애플의 ‘일류 제품’ 노선을 모방하는 것 같았다.

“2013년 전반기 구글은 모토롤라 모바일을 글로벌 통신회사에서 일개 미국 회사로 바꿔놓았다. 구글은 모토롤라 모바일의 절대다수 제품 라인을 잘라냈다. 당시 판매 중이던 것과 이미 연구·개발이 완성된 것, 곧 양산할 제품도 포함됐다. 세계 각지의 사무실을 거의 없애 모토롤라 모바일 인수 당시 2만여명이던 직원이 3500명으로 줄었다. 그 가운데 2800명이 미국의 연구·개발 종사자였다.” 모토롤라 모바일 내부 인사의 설명이다.

브랜드 파워 강화로 삼성 노린다

2013년 8월 침묵의 1년을 보낸 모토롤라 모바일은 마침내 구글의 특성을 많이 담은 주력 휴대전화 ‘모토X’를 출시했다. 모토X는 제품 설계부터 가격까지 삼성 갤럭시S4와 아이폰4S를 겨냥했다. 업계에선 구글이 모토X 판촉에만 5억달러를 썼다는 소문이 퍼졌다. 동시에 가격 인하 등 다양한 활동으로 판매를 이끌어냈음에도 분기 판매량은 겨우 50만대 안팎에 그쳤다. 미국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의 뉴욕 브로드웨이 영업점을 운영하는 앤쿠는 “매달 판매하는 휴대전화 가운데 50%가 애플, 30%가 삼성, 10%가 모토롤라”라고 말했다.

황러핑 부회장은 인수 당시 IBM의 PC 사업 부문이 레노버 전체보다 3.5배나 커 “뱀이 코끼리를 삼킨” 형국의 인수·합병이었다면 지금 모토롤라의 몸집은 레노버의 12%에 불과해 레노버가 자신보다 훨씬 작은 회사 하나를 사들인 셈이라고 보았다. “이번 모토롤라 인수의 장점은 정리가 훨씬 쉽다는 것이고, 걱정되는 점은 이런 회사를 사들인 것이 레노버에 얼마나 큰 변화와 성장을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물론 레노버가 승산이 없는 건 아니다. 좋은 소식은 레노버가 이번 거래로 브랜드 파워가 강력한 모토롤라 모바일을 삼켰을 뿐 아니라 구글과 합작관계를 맺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인수 계약에 따라 구글은 지난 1월30일 홍콩주식거래소에서 레노버 주식을 한주당 1.213달러씩 모두 6억1830만달러에 매입했다. 구글의 레노버 주식 매입의 총규모는 7억5천만달러에 이른다. 거래가 완료되면 구글의 레노버 지분은 5.94%가 돼, 레노버의 지주회사인 레전드캐피털(33.59%)과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7.93%)에 이은 3대 주주가 된다.

이는 구글이 주도하는 안드로이드 운영 시스템 스마트폰 진영에서 레노버가 이코노미석에서 퍼스트클래스로 도약한 것과 같다. 현재 가장 급선무는 인수 계약에 대한 미국 감독 당국의 빠른 승인이다. 미국 재무부 차관보 겸 외국투자위원회 책임자인 마리사 라고는 “2013년 중국의 미국 투자액은 140억달러로 전년의 2배”라며 “우리는 중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 新世紀週刊 2014년 6호(제5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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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박근애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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