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브라질·베트남서 연 5억달러어치 수입

많은 사람들이 향긋한 모닝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연다. 커피를 마시는 것은 아무리 바빠도 잠깐의 여유를 갖는 시간이다. 산더미 같은 일에 쫓겨도 ‘커피 브레이크’(Coffee Break)는 있다. 일터에서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입에 달고 사는 마니아도 생겨났다. 대체 지구에서 얼마나 많은 커피가 생산되고, 또 소비되는 걸까?

세계커피기구(ICO)의 최신 집계를 보면, 2013년 한해 동안 전세계에서 생산된 커피 생두(커피 열매 속에 들어 있는 커피 씨앗의 껍질을 벗기고 건조한 것)의 총량은 60kg들이 포대로 1억4578만개에 이른다. 무게로 환산하면 무려 874만6500t이다. 에스프레소 원샷(30~50mℓ) 기준으로 커피 한잔에 들어가는 원두(생두를 로스팅한 것)의 분량은 약 7g. 커피 생산량 전체를 커피잔으로 환산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분량이 나온다.

커피나무는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위 20° 이내의 아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작물이다. 세계 10대 커피 생산국과 수출국은 순위만 약간 다를 뿐 모두 같았다. 지난해 브라질은 생산 4915만포대, 수출 3154만포대로 단연 1위였다. 베트남이 생산 2750만포대, 수출 1770만포대로 2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와 콜롬비아도 1천만포대가 넘는 커피를 수확했다. 중남미, 동남아시아, 중앙아프리카 등 ‘커피 벨트’ 지역의 생산국들은 몇몇 신흥국을 빼면 대부분 개발도상국이거나 저개발국이다.

반면 커피 소비 ‘톱 10’은 모두 경제 선진국이다. 미국은 지난해 2683만포대의 커피를 수입했다. 전세계 물량의 3분의 1을 사들이는 ‘커피 블랙홀’이다. 독일과 이탈리아가 뒤를 이었고, 비서구권 국가로는 일본이 유일하게 4위에 올랐다.

커피는 가난한 나라에서 저임금 노동으로 생산돼 부유한 나라에서 고급 브랜드로 값비싸게 팔리는 대표적인 기호식품이다. 커피가 생산 원가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것은 수확에서부터 펄핑(껍질 벗기기), 로스팅(원두 볶기), 블렌딩(서로 다른 커피 원두를 혼합해 좋은 맛과 향을 내기)을 거쳐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중간 가공업체와 중개상,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많은 이윤을 남기기 때문이다. 커피가 공정무역 캠페인의 중점 품목으로 꼽히는 이유다.

최근 관세청이 공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5억200만달러(약 5400억원)어치의 커피류(생두 63.3%, 원두 19.4%, 커피 조제품 17.3%)를 수입했다.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 등 세 나라에서 들여온 커피류가 전체 수입액의 45%를 차지했다.

조일준 부편집장
il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