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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가 살길이다
글로벌 아이
[46호] 2014년 02월 01일 (토) 정의길 economyinsight@hani.co.kr

정의길 <한겨레> 국제부 선임기자

2008년 금융위기는 우리를 전인미답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문제가 대표적이다. 나치 등장의 배경인 독일의 초인플레이션,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 등 인플레는 현대 세계의 경제 운용에서 가장 큰 문제였다. 중앙은행에 ‘인플레 파이터’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인플레 통제는 금융 당국의 최우선 순위였다. 우리도 5공화국 때 ‘물가오름세 심리 극복’이 국정 최우선 과제로 설정된 데서 보듯 인플레에 대한 고통스런 기억이 크다.

그런 인플레가 요즘은 정부 당국이 가장 절실히 갈구하는 존재로 바뀌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지역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불라드 의장은 지난 1월10일 한 연설에서 “인플레가 2013년 놀라울 정도로 떨어졌기 때문에 인플레는 2014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와일드카드다”라고 말했다. 올해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정책 결정을 좌우하는 가장 큰 패가 인플레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불라드 의장은 현재 1%대 초반인 미국 인플레율이 올 연말이면 1.6%까지 오를 것이라며 인플레 진작 의지를 비쳤다. 사실 연준은 지난해부터 목표 인플레를 2%로 잡고, 실업률 하락과 함께 정책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인플레가 와일드카드라는 말은 실업률 하락보다는 인플레 진작에 더 역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 레짐(체제)은 인플레 퇴치에서 진작으로 이미 전환 중’이다. 1990년대 초부터 디플레이션 상황에 처한 일본은 급기야 지난해부터 아베노믹스를 통해 인플레 2%대를 최우선 목표 중 하나로 내세웠다. 아베노믹스는 재정적자 우려 등에 구애되지 않고 인플레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돈을 풀어보겠다는 의지의 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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