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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쌀 대량생산 준비 완료한 중국
Cover Story ● 중국의 유전자변형작물(GMO)- ① 산업화 나서는 정부
[46호] 2014년 02월 01일 (토) 추이정 economyinsight@hani.co.kr
   
▲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의 한 목화농장에 목화들이 탐스런 솜꽃을 피워내고 있다. 중국 목화의 90% 이상은 유전자변형(GMO) 작물이다. REUTERS

중국 정부는 오래전부터 유전자변형작물(GMO)의 연구와 개발을 추진해왔다. 최종 목적은 산업화다. 중국은 이미 2009년 해충 저항성 GMO 벼를 개발했다. 안전인증서를 발급해놓고 재배 허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정부 1호 문건에서 GMO 신품종의 개발과 산업화를 강조했다. 여론이 우호적으로 돌아서기만 하면 유전자변형 쌀과 대두 재배가 당장 가능하다. 중국산 농산물을 수입하는 한국으로서는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국에서도 GMO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미국이 중국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까지 제기된다. 중국의 GMO 개발 상황과 찬반 논란을 소개한다. _편집자

Bt균 유전자 이용한 해충 저항성 품종 개발 완료…
찬반 논란 살피며 허용 시기 저울질


전세계 경지면적 15억ha의 11%에 해당하는 1억7천만ha에서 유전자변형작물(GMO)이 재배되고 있다. 북미·남미·아프리카에서는 이미 산업화가 허용된 상태다. 중국인의 생활에도 GMO는 깊숙이 들어와 있다. 중국 목화의 90% 이상은 GMO다. 이 기술은 한때 외국산에 점령당한 중국의 목화산업을 구원했다. 중국의 대두 수입 의존도는 80%가 넘는다. 수입 대두는 어차피 GMO다. GMO 대두를 자체 재배하는 게 더 나은 상황이다. 해충 저항성이 있는 GMO 쌀도 개발 완료한 상태다. 중국은 목화 이외에 GMO 산업화(상업적 재배)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13년부터 GMO 수입을 늘리고 있어 산업화 여부가 조만간 공론화될 가능성이 있다.


추이정 崔箏, 위다웨이 于達維 <신세기주간> 기자

지난해 9월 중순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 회의실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 인터넷 사이트의 주최로 유전자변형작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을 시작했다. 회의장은 혼란스러웠다. 몇시간 동안 이어진 토론 과정에서 발표자의 목소리는 반대 진영의 고성에 묻혀 중단됐고 그 누구도 상대방을 설득하지 못했다. 최근 인터넷이나 토론장에서 GMO에 관한 찬반 의견이 여러 차례 충돌했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이들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보다 제3의 대상인 대중을 설득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앞선 기술은 양날의 칼과 같다. 원자폭탄과 원자력발전이 그랬고, 인터넷과 휴대전화도 예외는 아니다. 유전자변형 기술의 안정성 문제는 20년 넘게 논란이 되어왔다. 선진국들이 유전자변형 기술을 인정하기 시작하자 중국이 논란의 목소리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떠올랐다.

GMO 반대 진영은 중국에서 진행되는 유전자변형 연구 과정에서 부주의했던 ‘약점’을 잡아내 여론을 주도했다. 후베이 지역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유전자변형 쌀을 재배한 사례와 정부가 유전자변형 쌀에 대한 안전인증서를 불투명하게 발급해준 사건, 후난성의 한 초등학교 학생에게 유전자변형 쌀로 만든 밥을 급식한 ‘황금쌀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과정에서 일부 반대론자들은 유전자변형 기술에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찬반 주장은 과학적 범위를 넘어 ‘음모론’까지 가세했다.

일부에서는 유전자변형 기술을 서구 세력이 중국을 멸망시키기 위해 도입한 ‘생화학무기’로 단정하며 정부가 GMO 개발을 일절 금지하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유전자변형에 반대하는 여론이 강해지자 중국 과학계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게 됐다. 실험실에서 나와 시식행사를 열고 언론 인터뷰에 나서는 등 대중을 설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과학계는 다소 난해한 과학적 증거를 열거하며 유전자변형이 현대 농업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며 중국도 세계적 흐름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유전자변형을 둘러싼 논쟁은 기술 개발의 발목을 잡았고, 연구자들은 중국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연구·개발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또 한편으로 산업화를 제한하는 것이 현재 중국의 GMO가 처한 현실이다.

유전자변형 연구에 대한 투자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에 열린 ‘중국농촌발전포럼’에서 커빙성 중국농업대학 총장은 유전자변형 반대 의견이 정부 정책에 반영돼 과학연구기관의 구체적인 운영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농업대학의 연구·개발비가 일정하지 않아 2010년 12억위안(약 2100억원)에서 2011년 8억위안으로 줄었다가 2012년에 다시 10억위안으로 늘었고 유전자변형 관련 사업의 진행 속도가 느리다고 했다.

‘원사 61명 상소 사건’은 중국의 유전자변형 기술 역사에서 중대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중국 과학원과 공정원 원사(중국에서 과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학자에게 명예로 주어지는 칭호 -편집자) 61명이 연명으로 정부 지도부에 서한을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 중국 윈난성 다리시 외곽의 논에 파릇한 벼이삭들이 자라고 있다. 중국은 2009년 해충 저항성 유전자변형 쌀을 개발한 뒤 안전인증서까지 발급했다. REUTERS

중국, 2009년 GMO 쌀 개발 완료

지난해 10월 GMO 홍보행사에 참여한 장치파 화중농업대학교 생명과학대학 학장은 3개월 전 중국 과학원과 공정원 원사 61명이 연명으로 유전자변형 벼의 산업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들은 대중의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서한을 보낸 원사 61명의 구체적인 명단은 알려지지 않았다. 서한에서 유전자변형 벼의 산업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산업화를 계속 미루는 것은 국가 대사를 망치는 일이며, 유전자변형 기술의 산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과학계에 큰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장치파 학장은 전했다.

외부에서는 장치파 학장이 서한 발송을 제안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최근 장치파 학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곤경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 유전자변형 벼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안전인증서를 받았지만 정부가 일정을 연기한 탓에 아직까지 산업화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대로 1년6개월이 지나면 안전인증서의 유효기간이 경과한다.

장치파 학장 연구팀의 상황은 중국 유전자변형 연구의 현실을 보여준다. 1990년대 초 중국 정부는 유전자변형 목화의 상업적 재배를 허가했다. 정책적 지원 속에서 해충에 저항성을 갖는 중국산 유전자변형 목화는 이보다 앞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미국의 대형 농업기업 몬샌토의 유전자변형 목화를 몰아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다른 GMO의 재배를 허가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태도가 일관성이 없어 국내 GMO의 응용과 보급이 사실상 답보 상태다.” 장치파 학장이 이끄는 연구팀의 핵심 연구원인 린융쥔 화중농업대학 교수는 중국의 유전자변형 벼 분야 연구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산업화를 진행하지 못해 과학자들의 속이 타들어간다고 전했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절호의 기회를 놓칠 것이다.” 린용쥔 교수는 얼마 전 원사 61명이 연명 서한을 보낸 단체행동은 과학계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전했다. 또한 ‘유전자변형 기술의 안전성에 관한 과학계의 정론이 없다’는 주장에 대한 응답이라고 했다. 그는 품종마다 세대 교체 주기가 있기 때문에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벼 품종의 세대 교체 주기는 3~4년인데 아무리 우수한 품종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경쟁력을 잃게 된다.

2020년까지 200억위안 투자해 산업화 추진

그렇다고 중국 정부가 유전자변형 기술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2006년 2월 국무원이 발표한 ‘국가 중장기 과학기술발전계획 요강’(2006∼2020)에서는 유전자변형 신품종 재배를 유전 개발, 유인우주선, 대형 항공기 개발과 동등한 비중의 대형 사업으로 확정했다. 2008년 7월9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유전자변형 신품종 육성 과학기술 중대 사업을 통과시켜 2020년까지 200억위안(약 3조5천억원)을 투입해 유전자변형 신품종 육성을 위한 전용 자금으로 사용하도록 결정했다. 2009년 8월17일 중국 농업부는 유전자변형 옥수수 1개 품종과 유전자변형 해충 저항성 벼 2개 품종의 생산에 대한 안전인증서를 발급했다.

또한 2010년 중앙정부에서 발표한 ‘1호 문건’에서는 유전자변형 신품종 육성을 ‘계속해서 실시’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을 거듭 언급했고 ‘과학적인 평가와 법규에 따른 관리를 기반으로 유전자변형 신품종의 산업화를 추진’하도록 제안했다. 그러나 가장 핵심이 되는 산업화를 시작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린민 중국 농업과학원 바이오기술연구소 소장과 린융쥔 교수는 지금의 사태를 초래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유전자변형 반대운동이라고 지적했다.

   
▲ 중국 닝샤후이 자치구에 있는 쌀 도정 공장 야적장에 벼 가마니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쌀 생산국이자 수입국이다. REUTERS

20여년 전 몬샌토의 유전자변형 목화가 중국 시장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중국인에게 ‘유전자변형’은 생물 교과서에서나 본 생소한 단어였다. 당시 미국에서는 GMO 재배 면적이 급격하게 늘었고, 유럽을 중심으로 반대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다. 환경운동가들은 농업의 산업화가 환경을 파괴하고 인간과 자연의 균형을 깨뜨리며 유전자변형 같은 현대적 기술로 인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린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유전자변형 반대운동은 초기만 해도 유럽의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강력한 힘을 제공했다. 그린피스는 환경 훼손 위험과 정부의 불투명한 정책,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경작 등 몇가지 ‘약점’을 정확하게 집어냈다. 2002년 그린피스는 ‘유전자변형 Bt 목화의 환경영향 종합보고서’를 발표하고 해당 목화가 Bt유전자(독소 단백질을 생산해 살충 작용을 하는 유전자 -편집자)의 영향을 받는 해충 수를 증가시켜 더 많은 환경문제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2005년 그린피스는 후베이 지역에서 벼 재배를 조사한 결과, 정부 허가를 받지 않고 유전자변형 벼를 산업적으로 재배하고 그 쌀을 시장에 판매한 사례를 적발했다.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이 사건을 조사했고 불법으로 재배한 논을 갈아엎었다.

후난성에서 발생한 ‘황금쌀’ 실험 사건에서도 그린피스는 규정을 위반한 증거를 확보했고, 현행 법규와 과학적 윤리의 테두리 내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그린피스를 필두로 하는 국제 환경보호 단체들은 과학적 범주 안에서 유전자변형 반대 운동을 펼쳤지만, 반대 목소리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정치적 문제로 몰아가면서 여론을 뒤흔들었다.

2008년부터 일부 정치평론 사이트는 유전자변형 기술에 반대하는 글을 쏟아내며 “이 기술이 미국의 통제를 받고 있고 중국을 멸망시키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또한 유전자변형 옥수수 때문에 중국 광시대학 남학생들의 정자 수가 감소했고, 일부 식용유 회사가 유전자변형 대두를 사용해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은 인터넷 커뮤니티나 전자우편을 통해 확산됐고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다. 한 해군 예비역 간부는 동료가 전자우편으로 보내준 이런 내용을 믿었고 ‘유전자변형 음모론’ 때문에 걱정한 나머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도 이러한 소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일부 언론은 유전자변형 식품이 암이나 불임과 관련 있고 ‘생화학무기’가 될 수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 여론 주도하는 GMO 반대론

“무엇인가를 반대하기 위한 증거를 제시하면 간단할 텐데 그들에겐 증거가 없다.” 린민 소장은 이러한 황당한 지적에 반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다른 과학자들도 마찬가지여서 반박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최근 식품안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대중의 심리가 불안해진 현실을 의식했다. 새로운 식품안전 사고가 터지면 사람들은 만일을 위해 차라리 믿는 쪽을 선택했다. 이때 전혀 근거가 없고 선동적인 ‘음모론’은 쉽게 진실을 알지 못하는 대중을 현혹했다.

이로 인해 유전자변형 기술 자체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연구에 참여하거나 대중을 상대로 홍보에 나선 전문가들도 피해를 입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던 뤄윈보 중국농업대학 식품과학영양대학 학장과 황다팡 농업과학원 바이오기술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기업의 돈을 받고 유전자변형 기술 홍보에 앞장섰다는 비난을 받았다. 황다팡 연구원은 “중국 과학자들은 GMO를 둘러싼 갈등이 단순한 과학적 논쟁이 아닌 복잡한 정치적·사회적 문제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침묵을 선택했으며 이는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했다.

   
▲ 미국 미주리주 블랙번 외곽의 농장에서 한 농민이 유전자변형 종자용 옥수수 알곡을 손에 담아 보이고 있다. REUTERS

중국의 과학자들과 정부는 유전자변형 추세가 시작되고 몇년이 지난 다음에야 과학기술에 관한 홍보와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했으며, 관련 연구 성과와 허가 과정을 대중에 공개할 필요성을 깨달았다. 최종적으로 유전자변형 제품을 받아들이는 이들은 대중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8년이 지나서야 그린피스가 2002년 발표한 ‘유전자변형 Bt 목화의 환경영향 종합보고서’에 대응했다. 2010년 농업부 홈페이지에 유전자변형 코너를 개설하고 해당 보고서의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당시 그린피스 보고서 집필을 담당한 쉬에다웬 연구원은 태도를 바꿔 ‘Bt유전자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반대론자들이 모든 유전자변형 기술을 악의적으로 부정하는 것에 반대한다. 거꾸로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전 연구원은 유전자변형 기술 자체는 중립적인 기술이며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유전자변형으로 생산된 제품은 어떤 유전자를 변형했는지에 따라 안전성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독소 합성 유전자를 변형했다면 이 유전자변형 제품을 식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독소를 파괴하는 유전자를 변형했다면 안전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더욱 안전하다. 일부 안전성 위험을 가진 개별 유전자변형 제품 때문에 모든 유전자변형 제품이 안전하지 않다고 단정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해충 저항성 벼의 경우 ‘바실루스 투린지엔시스’(Bacillus thuringiensis·Bt균)의 살충성 단백질 유전자를 변형했다. 바실루스 투린지엔시스는 현재 가장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는 천연 살충제로 수천∼수만종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가장 효과적인 살충 성분이 바로 Bt 살충성 단백질이다. 해충 저항성 벼는 Bt 살충성 단백질 유전자를 변형한 것으로, 유전자변형 벼에 Bt유전자 하나를 추가한 것이다.

“수천∼수만개 유전자를 포함한 세균을 먹는 것과 세균의 유전자 하나를 먹는 것 중 어느 것이 좋은지는 물어볼 필요가 없다.” 주전 연구원은 “차세대 농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농약(미생물농약)은 화학농약에 비해 안전하지만 가격이 비싸서 고급 농작물에나 사용할 수 있고 벼농사에 사용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벼농사에는 아직까지 화학농약을 사용하고 있어 식품 안전과 환경오염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지만 GMO는 이러한 위험을 줄여준다고 한다. 주전 연구원은 “알려지지 않은 잠재적인 위험을 강조하는 대신 화학농약이 가져오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위험을 간과하고 있는데 이는 앞뒤가 뒤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농업부가 유전자변형 반대 보고서를 반박한 뒤 유전자변형 연구와 관련된 정부와 연구자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갈수록 많은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나와 대중을 상대로 관련 과학지식 홍보와 보급에 힘쓰고 있다. 정부 부처 역시 어깨에 힘을 빼고 언론을 통해 유전자변형 정책을 소개했다.

지난해 6월 중순 중국 정부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생산한 유전자변형 대두 3개 품종의 수입을 허가했다. 해외 언론이 보도한 뒤 중국 내에도 소식이 전해지자 관영 <신화통신>은 간단한 확인 보도를 했다. 며칠 뒤 ‘유전자변형 대두유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뉴스가 대중의 눈을 사로잡았다. 왕샤오위 헤이룽장 대두협회 부사무국장이 <중국중앙방송>(CCTV)과 한 인터뷰에서였다. 그는 일부 유전자변형 대두를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지역과 암 발병률이 높은 지역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여론은 순식간에 유전자변형 제품의 안전성과 수입 허가 과정의 투명성에 다시 주목했다.

   
▲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 앞에서 GMO의 위험성을 상징하는 옥수수 모형을 세워놓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REUTERS

안전성 홍보 나선 정부와 과학계

이번에는 정부도 침묵하지 않았다. 사건이 일어난 2주 뒤 관영매체와 <인민일보>, 는 특집 프로그램이나 인터뷰 등 유전자변형 기술을 지원하는 보도와 프로그램을 쏟아냈고 농업부 관계자들은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품 수입의 허가 과정을 설명했다. 그래도 2주라는 시간이 경과한 다음이었다.

어쩌면 중국 정부와 과학계가 과거의 시행착오로 인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반대론자들이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홍보한 결과, 상당수의 중국인들은 멜라민 파동이나 쓰레기 식용유를 경계하는 것처럼 유전자변형 문제를 걱정한다.

과학자들은 유전자변형 식품 시식행사를 진행해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지만, 가치관이 굳어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방법으로 과학자와 소비자가 큰 테두리 안에서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전 연구원은 말했다.

중국 정부와 과학계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결과 대중은 GMO에 대한 공포감을 갖게 됐고, 이는 다시 중국 정부에 영향을 미쳐 바이오 기술에 대한 기초연구를 흔들었다. 이러한 난국을 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황다팡 연구원은 “과학기술 홍보와 보급만으로는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고, 중국 정부의 태도가 유전자변형 기술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관건이다”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전자변형 목화의 성공과 대두의 수입 의존 사례가 GMO 산업화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1999년 중국의 유전자변형 목화가 산업화 재배를 시작한 뒤 중국산 목화가 몬샌토 제품을 제치고 유전자변형 목화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이와 반대로 유전자변형 대두의 산업화를 추진하지 않은 결과 중국산 대두는 내리막길을 걸었고, 중국은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으로 전락해 2012년 한해 동안 6천만t을 수입했다. 그해 중국은 모두 7천만t의 식량을 수입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3년에도 수입 증가세가 지속됐다.

학자들은 GMO의 산업화 추진 여부는 과학의 범주를 넘어 경제발전, 식량안보, 여론 등 각종 요인을 고려해야 할 정치적 선택이라고 했다. 린민 소장은 “산업화의 속도와 시기는 과학자들이 결정할 수 없고 정부가 정책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중국이 유전자변형 기술을 채택하기 전에 두가지 질문에 대한 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전자변형 기술이 중국의 식량안보와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에 기여할 것인가? 그리고 유전자변형 기술은 안전한가? 인터뷰에 응한 학자들은 “중국은 유전자변형 기술이 필요하고, 안전성 평가를 통과한 유전자변형 식품은 안전하다”고 답했다.

최근 인터넷에서 다시 한번 유전자변형을 둘러싼 논쟁이 시작됐다. 의 유명 진행자 추이융위안은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신뢰가 무너졌다”며 “유전자변형에 관한 지식을 전파하려면 더욱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정부기관이 몸을 낮춰 대중의 눈높이에서 문제를 설명해야지 국민을 바보로 취급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GMO 산업화 여부는 정치적 선택

“과학지식의 홍보와 보급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중국 국민의 과학적 소양이 높지 않은 때는 절대 고압적으로 내려다봐선 안 된다.” 뤄윈보 학장은 GMO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누적됐기 때문에 오늘날 이렇게 많은 논쟁이 일어난 것이다.” 린민 소장은 “과거 과학자들은 과학기술의 홍보와 보급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3년 전만 해도 과학자들이 대중 앞에서 의견을 발표해 부정적 뉴스로 확대되는 걸 원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에 도달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학자들은 GMO에 관한 소통을 시작하려면 사회 전체의 과학적 소양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유전자변형을 둘러싼 논쟁이 나쁜 일만은 아닐 것이다.  

ⓒ 新世紀週刊 2013년 48호(제582호) 轉基因中國曲線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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