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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혁신 3개년 계획
Editor’s Letter
[46호] 2014년 02월 01일 (토) 정남기 economyinsight@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3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GNI) 3만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놨다. 3만달러를 넘어 4만달러를 바라보는 시대를 열겠다고 했으나 4만달러 달성은 정치적 수사일 뿐 불가능한 얘기다. 2016년 말까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3만달러란 목표도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13년 말 1인당 국민소득 추정치가 2만4천달러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3년 연속 7.8%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4%도 안 되는데 어떻게 7%대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비밀의 열쇠는 성장률과 국민소득의 계산 방식 차이에 있다. 성장률은 실질가치로, 국민소득은 명목가치로 표시된다. 성장률이 낮아도 물가가 오르면 그만큼 국민소득이 커지는 것이다. 그뿐 아니다. 원화가치가 오르면 달러로 표시하는 국민소득은 더 올라가게 된다. 1인당 국민소득에는 물가와 원화가치 상승이 그대로 반영된다.

정부 계산은 이렇다. 3년 동안 연 4%씩 성장하면 2016년 말 국민소득은 2만7천달러가 된다. 그러나 매년 2.5%의 물가 상승과 1.2~1.3%의 원화가치 상승이 이뤄지면 명목 기준으로 7.8% 성장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자면 3만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것은 연 4%의 실질성장을 이루겠다는 말에 불과하다. 그리 대단한 성과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조금만 살아나면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해서 국민 생활이 좋아질 것인가다. 지금 서민과 중산층은 유례없는 전세난을 겪고 있다. 전셋값이 수천만원에서 1억원씩 폭등하고 돈 없는 세입자들은 월세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비가 살아날 수 없다. 주거비 증가로 국민의 소득은 사실상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내수 부진으로 중소·중견 기업은 물론 일부 대기업까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난데없이 국민소득 3만달러를 들고나오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그것도 사실상 물가와 원화가치 상승에 기대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한다. 그럴듯한 장밋빛 전망으로 국민을 현혹시킨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신의 치적을 과시하기 위해, 또는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과거 권력자들이 많이 써왔던 수법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의 목적은 대통령의 치적을 포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거창한 목표 대신 당장의 민생부터 안정시켜야 한다. 전셋값 폭등부터 잡고, 가계의 실질소득이 늘어나게 해주고, 소비를 살려내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살고 정부도 산다.

정남기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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