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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자동차 시대’ 운전자 없이 달린다
국내 특집 ● 자동차의 기술적 진화 어디까지- ② 경량화·IT 융합기술 도입
[44호] 2013년 12월 01일 (일) 이재명 economyinsight@hani.co.kr

경량화로 연비 높이고 IT 융합으로 스마트화 추진…
5년 뒤엔 고속도로 자동주행 가능할 듯


진화의 원동력은 ‘자연선택’이었다. ‘외부의 도전’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도전은 환경오염과 화석연료의 고갈이다. 이런 변화에 대응해 자동차 업체가 선택한 전략은 전기차와 수소연료차 개발 외에 차체 경량화를 통한 연비 향상, 자동주행 등 정보기술(IT)과의 융합이다.

   
▲ 구글의 자동주행 시스템은 고속도로 자동주행 차로에서 소프트웨어가 핸들과 페달을 거의 완벽하게 작동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위). BMW는 강판보다 강도는 10배 높지만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한 탄소섬유 소재를 차체에 적용한 전기차(i3)를 올해 상용화했다(아래). FLICKER

이재명 부편집장

세계 각국의 연비 규제는 자동차 회사로 하여금 차체 경량화 기술에 사활을 걸게 했다. 이른바 ‘가볍고 튼튼하게’다. 기존 자동차 뼈대(철판)의 무게를 줄이거나, 새로운 뼈대(탄소섬유)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그것이다. 자동차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는 5~7%가량 상승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자동차 철판의 두께를 줄이면서도 강도를 높이는 ‘고장력화’ 기술을 통해 기존 철판 무게를 10%가량 줄일 계획이다. 철판의 경량화는 비용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외 경쟁업체들은 차체에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같은 경량 소재를 활용하는 추세지만, 현대·기아차가 이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여건이다.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 관계자는 “엔진에는 일부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지만 차체에는 아직 적용하지 않고 있다. 알루미늄 가격이 철강보다 3~4배나 비싼데다 전량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고급 차량을 생산하는 벤츠 등은 비용에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중·소형차를 주로 생산하는 업체에는 가격 인상 압박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엔 탄소섬유가 경량화를 위한 최적의 소재로 꼽힌다. 강판보다 강도는 10배 높지만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다. 다만 가격이 비싸 주로 항공기 동체 등 특수 분야에만 이용됐다. 최근에는 기술 개발로 가격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가장 앞서가는 업체는 BMW다. BMW는 지난 9월 전기차 i3를 양산하면서 차체를 모두 탄소섬유로 바꿨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아직 기술과 인프라가 부족해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다. 현대차 관계자는 “탄소섬유는 항공우주 산업에서 민간으로 이전된 기술이다. 유럽과 미국은 기술력이 뛰어난 화학업체가 있고 군사 목적으로 항공우주 산업을 발전시켜왔지만 우리는 그런 환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과의 융합도 새로운 추세다. 최신 자동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표현된다. 그 정점에 자동주행이 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고봉철 통합안전제어개발 팀장은 “운전자의 나이나 건강·심리 상태, 주변 환경에 따라 주의가 분산되고 통제도 불완전해진다. 기계가 사람의 감각기관보다 성능은 떨어지겠지만 적어도 한눈을 팔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동주행이 인간을 보완하고 도와줄 수 있다는 얘기다.

자동주행, ‘급제동·끼어들기’에 이미 대처 가능

자동차 자동주행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는 자동차 업체가 아닌 구글이다. 구글은 2018년 자동주행 자동차를 상용화하겠다며 실리콘밸리에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구글의 자동주행 시스템은 고속도로 자동주행 차로에서 인간의 제어 없이 소프트웨어가 핸들과 페달을 거의 완벽하게 작동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가 차선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속도를 조절해 앞차와의 간격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급제동이나 끼어드는 차에도 대처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엿볼 수 있다. 운전자가 상당 시간 긴장을 풀고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한 것이다. 현재까지 구글 자동차의 자동주행 시험거리는 80만km에 이른다.

이와 유사한 차 간 거리 유지나 차선 유지 시스템은 국내 자동차 회사도 구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는 고속도로 자동주행 시스템의 기술 개발을 지난해에 완료하고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시스템은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차로의 위치를 인식하고 차가 차선 한가운데로 운행하도록 핸들을 조정한다. 다른 차가 끼어들면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확인하고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 자동차 속도제한 표지판 인식도 가능해 제한속도에 맞춰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해주기도 한다.

현대차는 고속도로 시험주행 결과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5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봉철 팀장은 “아직까지 인터체인지를 알아서 빠져나간다거나 톨게이트를 인식할 정도는 아니다. 또 갑작스럽게 눈·비가 와서 공사를 하는 경우 등은 대처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자동주행에 가장 열성적인 벤츠도 최근 레이더 등을 이용해 교통체증 상황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것을 자동으로 제어해주는 차량을 출시한 바 있다.

고 팀장은 “벤츠의 기술이 앞서 있는 건 사실이다. 우리는 차값 때문에 벤츠만큼 많은 센서를 쓸 수 없다. 같은 성능이되 값을 싸게 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구글의 자동주행 자동차 역시 센서 하나에 1억~2억원에 달해 아직까진 자동차라기보다 ‘자동차의 모습을 띤 로봇’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자동주행 프로그램보다 레이더 등 정확성을 갖춘 장비들이 더 중요하다. 구글이 노리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구글 자동주행 자동차 지붕에 설치된 레이더는 모든 방향에 64개의 레이저빔을 발사해 초당 100만번 이상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이를 통해 주변 모습을 3차원(3D)으로 형상화한 뒤 전신주나 신호등 같은 고정된 물체의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와 비교해 보행자, 자전거, 자동차 등을 파악하게 된다. 이 레이더 장비 1개의 가격은 웬만한 차값에 해당한다. 구글은 관련 시스템과 장비를 개발해 자동차 회사에 판매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자동주행이 가져올 효과는 인간의 편의성과 안전을 높이는 데만 있지 않다. 자동주행이 대중화되면 교통체증은 구시대의 유물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자동주행 기술이 확산되면 차량 간격이 줄어들어 고속도로 교통량을 5배 늘릴 수 있다. 여기에 급출발·급제동 같은 잘못된 운전 습관까지 사라지게 된다. 그뿐 아니다. 자동주행으로 사고 위험이 격감하면 자동차 부품과 소재 등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이에 따른 추가 연비 절약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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